필리버스터를 보며 뭇내 마음이 아팠습니다. 반인반신의 피를 이어받은 쿼터신이자, 아직까지도 지지율의 벽이 깨지지 않는 – 마치 이영호의 108터렛을 보는 듯한 – 당신이 오죽 마음이 아팠으면 책상을 내리쳤을까 생각하며 막걸리에 기린 맥주를 섞어 마셨습니다.
하지만 대통령님, 절대로 책상을 쳐서는 안 됩니다. 브래드 부쉬먼의 연구에 따르면, 화를 내면서 공격성을 보이면 오히려 더 화가 난다고 합니다. 임기를 넘고 넘어 일백번 고쳐넘어 이 나라를 다스려야 할 당신이 홧병으로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창조경제를 응원하는 공돌이는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 이 마음을 담아 글을 일부 번역해 보았습니다.
“화를 표출하는 것은, 그 상대가 무생물인 경우에도 역시, 당신의 화를 전혀 줄여주지 않는다. 연구 실험 결과 펀치백을 치거나 베개를 공격하는 것은 화를 완화하기보다, 오히려 화를 더 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화를 표출하는 행위가) 카타르시스를 이끌어낸다는 과학적 증거는 없다.”
화와 인간 관계 문제를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스티븐 스토스니 박사는 “실험 참여자들이 (화를 표출하는 것을 통해) 화를 동정이나 화해의 감정보다는 공격성과 연결짓게끔 뇌를 훈련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르게 말해, 우리는 나쁜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특정 행동이 우리의 기분을 낫게 한다는 것을 뇌에게 학습시킴으로써 분노의 감정을 반복적으로, 그리고 더 자주 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앞으로 화가 난다면, 그 부정적인 감정을 극적인 방식으로 표현하지 말고 그 감정을 차분하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음으로써 당신이 느끼고 싶어하는 대로 행동하거나, 당면한 일에 대한 주의를 빼앗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라.
그래도 분을 풀 수 있다면, 책상을 때리지 말고 책상을 때리는 게임을 다운로드 받으십시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데, 역시 대통령은 아무나 할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볼펜도 세우는 당신께서 이런 게임이 대수이겠습니까. 한국어보다 외국어를 잘 하시는 분이니, 참조하시라고 원문 링크를 함께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