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성의 판타지: 사회적으로 성공한 지위에 있으면서도 그것을 언제든 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지식으로 무장하고 있지만 모두 말장난에 불과할 뿐 보이지 않는 진실을 갈구하고 있다고 여기며, 상대방을 현혹하는 근사한 말솜씨까지 갖춘 남성이라면 나이 들고 올챙이 배가 나왔어도 젊은 여성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거라고 생각한다. 젊은 여성의 판타지: 그 남자는 나이는 들었지만 연륜만큼 다양한 경험을 쌓았고, 삶의 지혜를 단지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득했으며, 넓은 아량으로 보채거나 함부로 … [Read more...] about 이레셔널 맨: 홍상수, 김민희가 떠오르는 우디 앨런의 신작
Archives for 7월 2016
유로 2016에서의 백3 열풍, 우연인가
"21세기에는 미드필드 싸움이 더욱더 치열해질 것이다. 이에 대비해 공격수를 줄이고 미드필더를 늘리는 팀이 늘어날 전망이다." 압박축구를 발명한 빅토르 마슬로프가 남긴 예언이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198, 90년대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4-4-2 포메이션과 3-5-2 포메이션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했다. 동시에 위 두 포메이션의 파훼법으로 등장했던 4-2-3-1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의 시대가 도래했다. 불꽃 튀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2016년 프랑스도 예외는 … [Read more...] about 유로 2016에서의 백3 열풍, 우연인가
우리나라에서도 포켓몬 고가 나올 수 있을까?
포켓몬 고 열풍이 거세다.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일본과의 본질적 격차를 느낀다. 포켓몬 고를 만든 증강현실은 한국에서도 2009년부터 상용화 기술이 확보된 상태였다. 그런데, 이것으로 우리나라에서 한 건 기껏 아동용 공룡책에 스마트폰을 들이대면 티라노사우르스가 '으아흥'하고 나타나는 것이 전부였다. 아이들도 한 번 보고 나면 다음부터 보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이런 아이디어를 내도 사업투자 안 된다. 사실 아이디어도 잘 안 나온다. 앞으로의 세계는 기술자보다는 뭔가 새로운 것을 만드는 사람을 … [Read more...] about 우리나라에서도 포켓몬 고가 나올 수 있을까?
조영남, 신경숙 그리고 진중권: 현대예술의 범위는?
현대예술의 특징 중 하나로 예술가 개인의 죽음을 들 수 있다. 예술 생산에서 예술가 개인의 의미가 축소되고 집단, 또는 기업의 위력이 커지는 것이다. 오늘날 개인 예술가의 위상은 확실히 전만 못하다. 19세기 후반에 시작해 20세기 중반 정점에 이르렀던 모더니즘 시대는 예술가들의 위상이 역사상 가장 높았다. 물론 오늘날의 예술가들은 이전 시기보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안정된 삶을 누리고 있다. 예술시장이 엄청나게 확대되었고,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스타 예술가도 나타났다. 반 고흐, 모딜리아니, … [Read more...] about 조영남, 신경숙 그리고 진중권: 현대예술의 범위는?
기내 반입 액체수하물 5가지 체크포인트
해외 출국시 짐을 쌀 때 은근히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액체수하물이다. 기내에서 사용할 화장품이나 약을 준비해야 되는 경우도 있으며, 아이를 동반하는 여행이라면 이유식도 챙겨야 한다. 모든 액체를 두고 가거나 수하물로 부치기에는 공항과 기내에서 고려해야 되는 변수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여행 때마다 체크해도 신경 쓰이는 여행객들을 위해 알짜정보를 준비했다. 이제 5가지만 챙기고, 기억하자. 1. 20cm 지퍼백을 준비하자 규정에 따르면 100ml 이하 용기에 담긴 … [Read more...] about 기내 반입 액체수하물 5가지 체크포인트
다시 불거진 의대생 산부인과 실습 논란을 보며
아주 특별한 상황이지만, 응급실에서도 분만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수를 상정하는 응급실의 특성상, 분만도 일어나지 않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도 응급의학과 의사로서 몇 번의 분만에 직접 관여해야 했다. 준비된 분만실이 아닌 응급실에서 분만해야 하는 상황이니 그것들이 얼마나 급박했겠는가. 택시에서 양수가 터져 전 의료진이 응급실 앞에 주차된 택시로 달려가 아이를 받아 탯줄을 잘라 가져온 경우도 있었고, 아이가 머리만 빼꼼히 나온 채로 소생실에 들어온 경우도 있었고, 변기에 … [Read more...] about 다시 불거진 의대생 산부인과 실습 논란을 보며
직장인으로서 나의 유통기한은 얼마일까?
유통기한을 말하는 영어 중에 "Shelf Life" 라는 것이있다. 말그대로 상점에서 선반에 올려 놓아 팔리 수 있는 가치가 있는 기간을 말한다. 모든 직장인에게도 이런 '선반에 올려 놓을 수 있는 기간'이 있다. 직장인으로 나의 유통기한은 얼마일까 이 질문에 나 스스로 답을 하는 것을 옳지 않다. 직장인으로서 가치가 있으려면 사용자에게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말을 쓰기에 씁쓸하긴 하지만, 냉정하게 바라보면 직장인은 회사로부터 지속적으로 효용 있음을 … [Read more...] about 직장인으로서 나의 유통기한은 얼마일까?
전 세계의 여혐: ‘그래도 되는’ 모든 곳에 여혐은 존재한다
한국의 여혐, 심하다. 그래서 해외 선진국에 자주 비교된다(그리고 심하지 않다는 이들은 무슬림 사회에 비해서 얼마나 나은가를 말한다). 그렇다면 해외 선진국은 여성들에게 지상 천국인가? 여혐 액추얼리 이즈 올 어라운드 해외에 30년 가까이 살면서 주위에서 끊임없이 보고 듣는다. 여자라서 미팅에서 의견 무시당하고(대신 똑같은 의견을 남자 동료가 반복해서 말하면 좋은 아이디어라고 칭찬받고), 직장 동료/상사가 같이 자자고 작업 걸다가 거절하면 직장에서 불이익을 준다. … [Read more...] about 전 세계의 여혐: ‘그래도 되는’ 모든 곳에 여혐은 존재한다
진보진영의 새로운 정치적 수사학: 조성주의 기본소득 비판에 부쳐
김종인 대표의 기본소득 언급 이후 기본소득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나는 기본소득정책 자체에 대해서 좋고 나쁨을 논할 만큼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고, 따라서 성급하게 호오를 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2016년 7월 15일 진보진영의 기본소득논의를 비판하는 정의당의 조성주가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은 매우 흥미롭게 읽었고, 동의여부를 떠나 한 번쯤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글의 기본적인 주장은 한국 진보정치의 기본소득논의가 "서로가 더 진보적이라고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처한 … [Read more...] about 진보진영의 새로운 정치적 수사학: 조성주의 기본소득 비판에 부쳐
오늘은 ‘수도원 맥주’ 어떨까요? 유럽의 트라피스트 비어
트라피스트 비어는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맛봐야 하는 맥주다. 맥주 좀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트라피스트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098년 프랑스 수도회에서 양조를 시작한 트라피스트는 ‘수도원 맥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수도사들이 단식 기간 중 영양을 보충하거나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만들었지만, 지금은 트라피스트 수도원들이 정식 협회를 만들어 엄격한 제조 및 관리 과정을 거쳐 특별한 맛을 선사하고 있다. 상업성 결여, 전문성, 희귀성, 품질의 우수성으로 맥주 애호가들에게 … [Read more...] about 오늘은 ‘수도원 맥주’ 어떨까요? 유럽의 트라피스트 비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