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가 본 영화 <연애담> 마땅히 기댈 곳이 없는 작곡가가 간신히 혹은 게으르게 붙잡은 후크송 라임처럼, '그 말'은 참 끈질기고 익숙하게 따라붙는다. 동성애를 다뤘지만 보편적인 사랑으로 보아주었으면 좋겠다. 높은 확률로 퀴어로맨스를 다룬 영화를 극장에 올린 후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렇게 말한다. 성소수자로서는 다소 서운한 말이나 이해 가지 않는 바는 아니다. 또 나는 이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성소수자들도 다른 이성애자들과 그리 다르지 않은 보편적인 연애를 … [Read more...] about 성소수자가 본 영화 “연애담”
사회
보이지 않는 손은 왜 작동하지 않는 걸까?
요즘 신문에 경제 기사가 재미없는 이유가 있다. 조선일보나 매일경제나 한겨레나 신문마다 모두 똑같은 소리를 하기 때문이다. 다들 심각한 위기라고 비명을 질러대면서 정부에 대책을 주문한다. 대책이라고 내놓는 것도 다 똑같다. 신속한 구조조정과 과감한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수행 선생의 부고를 들으면서 <김수행, 자본론으로 한국 경제를 말하다>를 읽고 썼던 서평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 김 교수는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관련해 흥미로운 주장을 내놓고 있다. ‘보이지 … [Read more...] about 보이지 않는 손은 왜 작동하지 않는 걸까?
저널리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되짚기
많은 이들이 나보다 훨씬 치열하게 고민하는 ‘저널리즘의 디지털 혁신’ 논의에 관해서, 약간 기본 전제로 잡아야 할 구석을 짚어두고자 몇 가지 논의 사항을 남긴다. 모든 것의 제 1질문은, "굳이 그것을 왜 하는가"이다. 물어보자. 왜 저널리즘을 하는가? 민주사회적 기능? 유통업 성공? 아름다운 보도 솜씨 과시? 디지털 혁신을 저널리즘의 무엇을 위해 쓸 것인가? 시민참여의 질적 향상이라는 규범적 목표를 위해? 산업적 성공을 위해? 실력 뽐내기? 사실은 물론 모두 해당하고, 서로 상당 부분 … [Read more...] about 저널리즘 디지털 혁신 논의를 되짚기
경제발전, 행복, 삶의 질
내가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앵거스 디턴의 책에서 얻어야 할 포인트는 '경제발전과 행복, 경제발전과 삶의 질의 관계'다. 일부 분들이 경제발전이 행복의 증진을 가져오지 못한다면서 방글라데시의 행복도가 높다는 등 부탄 같은 국가에서 배우자는 등의 얘기를 하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정책 목표로 '국민의 행복도'와 GDP 둘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GDP를 택할 것이다. GDP를 보완하는 지표의 필요성에 적극 동의하지만, GDP가 아니라 행복을 레토릭이 아닌 실질적 … [Read more...] about 경제발전, 행복, 삶의 질
어머니, 아내, 딸을 사랑하는 성차별주의자?
※ 이 기사는 The Cut의 「Why Doesn't Spending Time With Women Make Men Less Sexist?」를 번역한 글입니다. 이 글은 미 대선 전에 작성된 글임을 미리 알립니다. 최근 여성 유권자는 15%p 차이로 클린턴을 선호하고, 남성 유권자는 5%p 차이로 트럼프를 선호한다는 설문조사가 발표되었습니다. 버락 오바마와 미트 롬니가 맞붙은 2012년 대선 당시의 성별 간 지지 후보 격차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선거에서 성별 간 … [Read more...] about 어머니, 아내, 딸을 사랑하는 성차별주의자?
보이는 작업량은 빙산의 일각
사람들이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를 보고 가장 많이 물어보는 것 중 하나는 "어떻게 만드나요?"다. 늘 답변하기 어려웠는데 그 이유는 사용하는 도구도 단계마다 바뀌고 작업과정도 단계마다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 하나의 인터랙티브 데이터 시각화를 어떤 과정을 거쳐 제작하는지 정리하려고 한다. 제작의 시작은 도구를 준비하는 것. 장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각 도구를 어떤 이유에서 사용하는지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들은 아래 그림과 … [Read more...] about 보이는 작업량은 빙산의 일각
촛불은 순응인가, 저항인가?
표창원의 탄핵 반대의원 전화번호 공개도, DJ DOC의 <미스 박> 논란도 컨텍스트를 놓치고 진영논리에 따라 쓸려 다니기만 한다면 아무런 발전이 없는 도루묵이다. 표현의 자유의 제 1원리는 표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컨텍스트가 문제라는 것이다. 표현 자체를 처벌하려 하면 안 되고, 맥락과 정황 즉 컨텍스트 상 그 표현이 외부적 해악을 일으킬 '명백하고 임박한 위험'이 있어야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혐오표현 규제가 표현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필요한 이유는 소수에 대한 차별, 폭력을 … [Read more...] about 촛불은 순응인가, 저항인가?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사실 처음 집회에 갈 때만 해도 뭐가 바뀔까 회의적이었다 하지만 집 안에만 있는다고 뭐가 바뀌는 것도 아니기에ㅋ 거리로 나갔다 촛불을 밝히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며 굉장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분노이기도, 좌절이기도, 슬픔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희망이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토요일 다시 집을 나설 것이다 당신의 얼굴을 보기 위해 원문 : 서늘한 여름밤 … [Read more...] about 당신의 얼굴을 봅니다
남자의 종말 : 왜 백인 남자는 트럼프를 찍었을까?
지난 11월 8일, 미 대통령 선거는 저 같은 경제분석가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던져주었습니다. 트럼프 당선자의 경제정책 관련 공약을 살펴보면, 그의 정책이 불평등을 완화하기는커녕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요. 예를 들어 감세정책이 대표적입니다. 금리가 역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고, 더 나아가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감세를 단행한다? 감세가 경기에 모든 면에 부정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2001년 부시 행정부에 의해 시행된 감세정책 … [Read more...] about 남자의 종말 : 왜 백인 남자는 트럼프를 찍었을까?
자유민주주의는 얼마나 튼튼한 제도일까?
※ 이 글은 뉴욕 타임즈의 「How Stable Are Democracies? 'Warning Signs Are Flashing Red'」를 번역한 글입니다. 야스차 뭉크(Yascha Mounk)는 어디서나 가장 비관적인 축에 속하는 사람입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는 그는 지난 몇 년 동안 서구 정치학에서 의심의 여지 없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명제에 대해 대담한 의문을 품고 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한 국가의 정치 체제가 한번 자유민주주의가 되면, 그 나라는 계속해서 … [Read more...] about 자유민주주의는 얼마나 튼튼한 제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