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와 함께라서 모든 날이 좋았던 적이 있다. 고등학교 다닐 때의 일이다. 오후 9시에 야간 자율학습이 끝나면 헐레벌떡 집으로 뛰어가곤 했다. MBC 뉴스데스크를 보기 위해서였다. 9시에 하는 뉴스를 처음부터 보고 싶은데 학교가 9시에 끝나니 매번 뉴스 시작 후 20분 정도는 보지 못했다. 그래도 나머지라도 보겠다고 집에 뛰어가던 시절이 있었다. 얼마나 MBC 뉴스만 챙겨봤는지 기자 목소리만 듣고도 어떤 기자인지 알 정도였다. MBC 뉴스의 매력은 앵커가 뉴스 마지막에 … [Read more...] about ‘엠빙신’으로 남을 것인가 ‘마봉춘’으로 돌아갈 것인가
사회
‘박 전 대통령 사저’가 불편한 까닭
1. 박 전 대통령을 존대하다니 박근혜가 현직 대통령에서 전직 대통령으로 처지가 바뀌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청와대의 대통령 관저에 머물 자격이 없어졌다.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고 자연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박근혜는 관저를 즉각 떠나야 했으나 하루 이상 미적거렸다. 박근혜가 돌아간 서울 삼성동 그 집을 두고 보도 매체에서는 '사저(私邸)'라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저'라는 낱말이 나는 불편하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거기에 분명한 존대의 뜻이 들어 있는 것이 첫째 이유였다. 우리는 … [Read more...] about ‘박 전 대통령 사저’가 불편한 까닭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과 탄핵, 그리고 사임
역사적인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심판 결론이 났다. 탄핵이라는 것은 국민이 선출한 최고 권력자로부터 권력을 빼앗는 행위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이 국회와 사법부에 행정부의 독재를 막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장치이다. 민주주의를 처음 정치 체계로 받아들인 그리스의 아테네도 일종의 탄핵이라 할 수 있는 도편 추방제를 운용했는데, 아무리 정치력이 좋고 훌륭하더라도 아테네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인물이라면 추방할 수 있는 제도였다. 하지만 아테네의 도편 추방제도에 대해서는 ‘중우정치’의 대표적인 모습이라 비판을 … [Read more...] about 리처드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과 탄핵, 그리고 사임
박근혜 웃음 뒤의 편집증, 38년 전보다 심해졌다
2017년 3월 10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는 즉시 물러나지 않고 사흘 만인 3월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돌아갔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아버지 박정희가 사망하고도 한 달 가까이 청와대에 머물던 박근혜는 11월 21일에서야 신당동 자택으로 돌아갔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나 청와대에서 거주했던 박근혜. 어머니 육영수가 죽고 난 뒤에 실질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했기에 두 차례 모두 대통령급으로 살아왔다고 봐야 합니다. 두 번이나 청와대를 떠났던 박근혜의 모습은 항상 … [Read more...] about 박근혜 웃음 뒤의 편집증, 38년 전보다 심해졌다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극우집회, 증오범죄로 처벌해야
지난 2월 25일 이정미 헌법재판관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협박범이 경찰에 자수했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박사모 카페에 이정미 재판관 살해 협박 글을 올린 최 모 씨를 협박 혐의로 입건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최 모 씨는 박사모 카페에 ‘이정미만 사라지면 탄핵기각 아닙니까?’라는 제목으로 ‘이정미 대행이 사라지면 7인 체제가 된다. 2명만 기각 표를 던지면 (탄핵이 기각)된다. 저는 이제 살 만큼 살았다’라며 ‘나라를 구할 수 있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 이정미 … [Read more...] about ‘빨갱이는 죽여도 좋다’는 극우집회, 증오범죄로 처벌해야
이재명의 기본소득 그림이 주는 혼란과 오류
이재명이 지난 2월 올린 그림이 최근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이 그림은 대단히 여러 부분이 잘못되고 여러 가지 개념이 섞여 있어서 사람마다 지적하는 부분이 다 다른데, 그것들을 최대한 한 글에 담아 보았다. 예를 들면 본문 중에서 "정책 시차"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 "재고관리 결정" 같은 주제는 이 글에선 한 문장만 적었지만 글 하나로 비판할 수도 있는 주제다. 1 일단 저 그림은 호텔, 침대, 치킨, 문방구를 모두 10만 원으로 상정하여 혼란을 준다. … [Read more...] about 이재명의 기본소득 그림이 주는 혼란과 오류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기부 팔찌, 크래프트링크
세상에 예쁜 물건은 너무나 많다. 그런데 또 다 거기서 거기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비슷비슷한 디자인의 옷과 액세서리, 유행을 좇아가기 바쁜 패스트 패션까지.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더 개성 있고 특별한 것을 찾는다. 하나를 사더라도 가치 있는 소비를 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남미의 원주민부터 우리 사회 미혼모까지, 사람과 사람을 잇는 수공예 브랜드 '크래프트링크'다. 크래프트링크는 처음 남미 원주민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소셜벤처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진 … [Read more...] about 사람과 사람을 잇는 기부 팔찌, 크래프트링크
위대하고 위대하다
‘이정미 헤어롤 ‘해프닝’은 한국 여성노동 단면 반영’이라는 AP의 지적대로 한국의 여성들은 초인적인 삶을 살고 있다. 외모에 대한 모욕을 감수할 뿐만 아니라 똑같이 노동하고 있음에도 그림자 노동이라 불리는 가사노동에서 더 많은 할당을 받는다. 여기에 육아까지 더하면 초인이란 말도 부족하다. 유럽의 근대 미술작품을 본 적이 있는가? 여성을 주제로 다룬 작품은 두 가지다. 귀부인을 그린 그림과 평범한 하류 여성층을 그린 그림이다. 노동이란 걸 하지 않는 귀부인은 머리에 온갖 장식들을 달고 … [Read more...] about 위대하고 위대하다
사순절기, 우리는 왜 무엇을 질문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하는가?
용산 해방촌 나눔의집에서 맞이하는 2017년 사순 2주일. ‘거듭남’이란 무엇일까? 성서와 그리스도교가 말하는 거듭남은, 시대와 사회에 따라 여러 의미를 지니며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그래서 2017년 한국 사회와 교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거듭남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미와 해석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인다. ‘거듭남이란, 주류 사회와 교회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다르게 질문하고 도전하는 태도와 용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맥락에서 가난하게 사는 ‘사회적 소수자 … [Read more...] about 사순절기, 우리는 왜 무엇을 질문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하는가?
현실의 악당은 생각만큼 대단치 않을지도 모릅니다
이번 탄핵을 보면서 느낀 점 몇 가지. 박근혜는 꼭두각시이다. 초등학생, 아니 유치원생이 그대로 어른이 된 것처럼 판단 능력이 없다. 박근혜 주변에는 그를 (형식적이나마) 위하는 사람이 없다. 진심으로 생각하는 건 최순실 하나뿐이다. 심지어 대리인단조차 박근혜 탄핵 인용을 확신한 채 박근혜에게 남은 마지막 콩고물마저 긁어모아 자신의 명성을 드높이고자 했다. 최순실은 박근혜처럼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둘 사이의 관계가 최순실이 조종하는 형태가 된 것은 단지, 박근혜가 … [Read more...] about 현실의 악당은 생각만큼 대단치 않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