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먹고 오랜만에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방배동 성당에서 열린 아드님 결혼식 때 뵌 이후 근 5년 만이다. 자주 연락드리지 못한 것은 분명 후배인 나의 잘못이다. 그래서 백배 사죄드렸다. 그러나 여기에도 구차한 핑곗거리는 있다. 미루어 추측건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그나마 있던 언론계 선후배 모임마저 와해하다시피 했다. 모임이 없다 보니 뵐 기회조차 줄어든 셈이다. 근황을 여쭈었더니 해마다 이맘때면 꽃 알레르기 때문에 고역이라고 하셔서 내달 중순에나 몇이 한번 … [Read more...] about ‘한경오’를 위한 변명, 그리고 통 큰 화해를 위하여
사회
웅동학원 재산세 체납 사건, 그 이후에 벌어진 일
지난 5월 12일 저 아이엠피터는 ‘조국 모친 웅동학원이 사학재벌? 1년 예산 78만 원에 불과’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관련 글을 다수의 언론사에서 인용하면서 여러 가지 반박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웅동학원은 가난하지 않다 웅동학원도 법정전입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물타기이다. 다양한 기사와 댓글, 나경원 의원의 반론까지 나왔지만, 곧바로 후속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SNS로 답글을 달기에는 댓글이 너무 많았고, 기사 보강으로 … [Read more...] about 웅동학원 재산세 체납 사건, 그 이후에 벌어진 일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다?
제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 중에 부동산에 대해, 특히 서울 부동산에 대해 혐오감을 가진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이런 분들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근 서울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저금리 때문이며, 저금리 기조가 사라지는 순간 버블이 녹아버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금의 부동산시장 붐은 착시에 불과하니, 절대로 따라가면 안 된다. 뭐, 흥미로운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상의 주장은 거시경제학의 기본적 가정을 송두리채 부정하는 것입니다. 아래 식을 한번 보시죠. … [Read more...] about 금리가 상승하면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다?
대한민국 대표 이코노미스트가 보는 한국 인구와 투자의 미래: 홍춘욱 박사 인터뷰
역덕이 경제계로 뛰어든 이유 리: 전망은 잘 맞는 편인가요? 홍춘욱: 전망은 원래 늘 틀리는 게 정상이에요. 중요한 건 왜 그렇게 전망했는지 근거를 밝히는 거예요. 전제가 틀렸다면 방향을 돌려야 한다는 걸 투자자들이 알 수 있도록 노력하죠. 리: 어쩌다 금융업계에 뛰어들게 되셨나요? 홍춘욱: 원래 사학과 출신이었어요. 역사에 이어 경제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예로 옛날 경기가 어땠는지 알기 위해 무덤을 조사해요. 건설현장에서 나오는 뼈를 보고 키를 추산하죠. 이를 시계열로 … [Read more...] about 대한민국 대표 이코노미스트가 보는 한국 인구와 투자의 미래: 홍춘욱 박사 인터뷰
대구·경북 대선,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대구·경북의 대선, 촛불도 소용없다?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2, 3위 후보가 바뀐 것 빼고는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대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투표일 밤 8시, 투표가 완료되고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는 저도 몰래 잠깐 긴장하기도 했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날 밤 자정을 넘길 때까지 우리 가족은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당선이 구체화되어 갔지만 그것들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적지 않게 쏠쏠했던 것이다. 이튿날, 문재인 후보가 … [Read more...] about 대구·경북 대선, 변한 것과 변하지 않은 것
“나는 투표한다, 고로 존재한다”
투표는 과학적일까? 여론조사는 과학적일까? 많은 과학자들이 투표와 여론조사의 비과학성을 증명했다. (…) 하지만 사이버 브레인(Cyber brain)의 시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100%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역설적으로 투표와 여론조사는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래서 선거 당일 투표소에 가서 투표용지에 지지후보를 찍는 행위는 가장 ‘인간다운’ 모습일지 모른다. 투표는 과학적일까? 많은 사회학자나 심리학자, 과학자들이 의문을 던졌다. 인간의 심리와 행동이 늘 합리적이거나 과학적으로 … [Read more...] about “나는 투표한다, 고로 존재한다”
세월호 메모리얼의 건립을 기원한다
세월호 메모리얼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고 박물관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록 박물관도 될 수 있을 것이고, 세월호를 포함한 한국의 안전에 관한 기록을 해놓는 박물관도 가능할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참사와 재난이 남긴 무엇과 달리 세월호는 하나의 '공간'이다. 가령 9.11테러 때 무너진 건물들의 잔해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한 잔해들은 '공간'으로 기능하지 않지만 세월호는 그 자체가 하나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최소한의 리모델링만 거치면 … [Read more...] about 세월호 메모리얼의 건립을 기원한다
미세먼지 유해성 논란: 그래, 데이터 체크하고 이야기하자
"그래, 데이터 체크한 다음 이야기하자." 명색이 증권시장에서 이코노미스트 일을 하는 터라 누군가의 흥분된 주장을 들으면 이렇게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잘못된 주장에 홀라당 넘어가면 그 뒷감당은 온전히 저 혹은 다른 투자자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미세먼지 이슈도 마찬가지예요. ‘미세먼지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거 동의합니다. 먼지 많이 마셔서 건강에 좋을 리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다른 모든 문제보다 우선할 만큼 시급하며, 더 나아가 심각한 이슈인가에 관해서는 확인해볼 필요가 … [Read more...] about 미세먼지 유해성 논란: 그래, 데이터 체크하고 이야기하자
원만한 대북관계를 지지하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 이 글은 Financial Times의 ‘Pyongyang detente advocate wins South Korean presidency’를 번역한 글입니다. 대한민국은 원만한 대북정책을 선호하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 9년간 집권한 보수 정당과 선을 긋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관계는 더욱 긴장감이 감돌 것으로 예상합니다. 5월 10일 새벽 12시경 문재인 후보는 당선을 확신하였고 다른 경쟁 후보들은 낙선을 인정했습니다. 출구 … [Read more...] about 원만한 대북관계를 지지하는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좋은 사회는 대단한 열정 없이 평범히 살아도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사회다”
한국 사회는 죽도록 노력해서 평범해지는 게 목표입니다. 이게 정상입니까? 나는 어릴 적에 주변 친구들로부터 '세상 비판 노지'라는 별명으로 불린 적이 있다. 나는 사회를 배우면서 항상 세상의 시스템이 잘못되었다고 비판을 자주 했었다. 그래서 몇 아이들이 별명을 '세상 비판 노지'로 지었는데, 썩 나쁜 별명은 아니었다. 그만큼 나는 좀 더 일찍 세상을 보았다고 생각한다. "무슨 애가 그렇게 꿈이 없어? 좀 현실을 긍정적으로 봐라." 옛날에는 그렇게 말하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요즘은 이런 모습을 … [Read more...] about “좋은 사회는 대단한 열정 없이 평범히 살아도 인간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사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