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사건 1주기이다
1년 동안 나는 무엇이 바뀌었을까?
집에는 페미니즘 서적이 늘었다
친구들 만나면 페미니즘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불편했던 것들에 대해 불편하다고 말한다
아주 오랫동안 나는 여혐문화와 자라났고
그것이 마치 중력처럼, 눈앞의 산처럼
바꿀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익숙해지거나 나만 피하면서 살면 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그 날 이후 나는 지금까지
말해봤자 별 소용 없을 거라 생각해서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들을 한다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을 바꿀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침묵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테니까
이런 이야기를 할 때마다 들리는
온갖 잡음에도 불구하고
나의 목소리가 반가울 당신을 향해 말하고 싶다
함께 이야기하자
우리는 서로의 용기가 될 테니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심리학 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