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Claire Cain Miller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The Gender Pay Gap Is Largely Because of Motherhood」을 번역한 글입니다.
학업을 마치고 일을 막 시작하는 시기에는 남녀 간 임금 격차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격차는 곧 생겨나고 이후 20년 동안 급격히 늘어나죠.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임금 격차가 가장 급격하게 벌어지는 시기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최근 발표된 두 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시기는 바로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즉 여성이 아이를 낳는 시기입니다. 아이가 없고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은 계속해서 남성과 비슷한 수준의 소득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죠.
출산 여부, 심지어는 결혼 여부가 여성의 소득에 타격을 주는 큰 이유는 가정일의 분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는 부부 두 사람이 모두 풀타임 직장을 다닐 때도 마찬가지죠. 대졸, 고소득 여성들은 특히 출산으로 커리어에 큰 타격을 입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가 없는 기혼 여성 또한 더 나은 기회를 따라가기보다는 남편의 직업에 따라 이사를 하거나 한 곳에 머무르면서 소득이 줄어듭니다. 여성 스스로 육아 때문에 덜 힘든 직장을 택하기도 하고, 고용주가 여성의 육아와 출산을 고려해 처음부터 책임 있는 자리를 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부 중 한 사람은 커리어에 집중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집안일을 더 많이 맡게 되죠.
두 연구에 모두 참여한 웰슬리대 소속 경제학자 사리 커의 설명입니다. 부부 중 소득이 낮은 쪽(주로 여성)이 육아와 집안일을 더 맡는 것은 당사자들에게 합리적인 결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여성의 소득을 낮추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일종의 악순환 고리에 갇히게 되는 것이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아이를 낳은 여성이 일을 실제로 줄이지 않아도 고용주가 아이를 낳은 여성이 일에 덜 헌신할 것으로 생각해 월급을 덜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일을 줄일 때도 월급은 이에 비례하는 것보다 더 줄어듭니다. 시급으로 환산해도 남성보다 적은 시급을 받게 되죠. 고용주, 특히 학사 학위를 요구하는 직장의 고용주들은 긴 근무 시간에 대해 지나치게 많은 보상을 하고, 유연한 근무 형태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월급을 깎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렇다면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을 피하는 것 말고 어떤 해결책이 있을까요? 사회과학자들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책과 일터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기업들이 실제로 책상 앞에 앉아있는 시간을 중시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해야 하고, 정부가 육아 보조 정책, 육아 휴직 제도를 잘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죠.
이번 연구에 따르면 25세 대졸 여성은 남성의 90%를 벌지만, 45세 대졸 여성이 같은 나이의 대졸 남성에 비해 받는 연봉은 겨우 55%에 불과합니다. 격차는 주로 여성이 출산을 하게 되는 커리어 초반에 생겨납니다. 1970년 부근에 태어난 대졸자를 대상으로 삼은 연구에서는 임금 격차가 대부분 26~33세에 생겨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졸자들 사이에서 성별 간 임금 격차가 더 큰 이유는 대졸자들의 소득이 더 높고, 고소득 직종을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자리일수록 근무 시간과 야근을 중시하죠. 학사 학위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커리어 초반에 성별 간 임금 격차가 조금 더 크지만, 그 이후로는 줄어듭니다. 교육을 덜 받은 남성에게 주어지는 고소득 직종이 예전보다 줄었기 때문입니다. 즉 고졸 여성이 더 잘 벌게 되어서가 아니라 고졸 남성들의 입지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뜻이죠.
전체 임금 격차의 27%는 남성이 더 돈을 많이 주는 회사로 이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으로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여성이 직장을 옮길 때는 사정이 다릅니다. 더 좋은 자리가 있어서 옮기는 경우보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가거나,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73%는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승진이나 연봉 인상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같은 경력을 쌓아도 남성과는 대우가 다릅니다. 이직하려고 해도, 현 직장에서 경력을 쌓으려 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인 셈이죠.
평균적인 대졸 남성은 25~45세에 소득이 77% 증가하지만, 비슷한 처지의 여성의 경우 같은 기간 증가하는 소득은 고작 31%입니다. 학사 학위가 없는 경우 커리어 초반에는 남성이 반짝 돈을 더 벌지만, 45세에 이르면 여성이 많이 따라잡죠.
하지만 45세에 이르러 소득이 비슷해진다고 해도, 그때까지 적게 받은 돈을 보상받을 방법이 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