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2일 저 아이엠피터는 ‘조국 모친 웅동학원이 사학재벌? 1년 예산 78만 원에 불과’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관련 글을 다수의 언론사에서 인용하면서 여러 가지 반박 기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웅동학원은 가난하지 않다
- 웅동학원도 법정전입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 전형적인 물타기이다.
다양한 기사와 댓글, 나경원 의원의 반론까지 나왔지만, 곧바로 후속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SNS로 답글을 달기에는 댓글이 너무 많았고, 기사 보강으로 추가하기에는 변명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5월 15일 웅동학원의 박정숙 이사장은 급전을 마련하여 3년간 체납됐던 지방세 22,480,640원을 납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글에도 분명히 명시했듯이 지방세 체납은 잘못된 일이기에 납부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그동안 언론에 나온 여러 가지 기사에 대한 필자의 생각을 올립니다.
1. 웅동학원은 가난하지 않다.
웅동학원 예산이 78만 원밖에 안 되어서 지방세를 체납했을 것이라는 주장은 일부 오해 또는 무지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웅동학원 관련 글이 올라간 이후 웅동학원이 가난하지 않고, 오히려 재산이 많다는 주장과 반박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얘기가 웅동중학교의 예산이 2015년 기준 22억이 넘기 때문에 가난하다는 필자의 주장은 틀렸다는 얘기입니다.
“조국 민정수석의 모친 박정숙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웅동학원의 2017년 학교법인 예산을 보면 총수입이 78만 9천 원에 불과했습니다. 작년도 예산 4백4십만 원보다 무려 3백6십만 원이 감소했습니다.” (아이엠피터)
필자는 글에서 웅동중학교 예산이 아니라 웅동학원이라는 학교법인의 예산을 말했습니다. 웅동중학교 예산이 많다고 학교법인 이사장의 재산세 체납을 대신 납부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랬다면 불법입니다.
웅동중학교의 예산은 논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재산세 체납은 학교법인 웅동학원이 처리해야 할 문제이고 회계상에서도 반드시 분리해야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1-1. 웅동학원의 재산은 95억이나 있다.
웅동학원이 가난해서 재산세를 내지 못했다는 필자의 주장에 대한 반박 기사로 웅동학원의 재산이 무려 95억이나 있기에 거짓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웅동학원은 교육용 기본재산 48억 (학교 부지와 건물 등을 의미)과 학교법인의 수익용 재산 47억을 포함하여 95억 정도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교육용 기본재산을 제외하면 47억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수익 재산이 47억이나 되는 사학이 가난하다는 말은 거짓이기에 필자의 주장이 무조건 틀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웅동학원이 보유한 재산 47억의 대부분은 임야, 도로, 제방 등입니다. 대부분 팔기 어려운 재산입니다. 웅동학원 박정숙 이사장도 ‘웅동학원이 체납을 하기 된 근본적 원인은 수익재산인 산을 매수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웅동학원 회의록을 보면 수익 재산 매각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계약이 성사될 수도 있었지만, 번번이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급매 또는 가격을 낮춰져 팔면 되지 왜 갖고 있느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대규모 농공단지나 골프장, 호텔 등의 개발 원인이 없다면 시골에서는 십억이 넘는 땅이 그리 쉽게 매각되기 어렵습니다. 만약 공시지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팔았다면 이 또한 나중에 회계 감사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습니다.
부동산 재벌도 있지만 ‘부동산 거지’라는 말도 있습니다. 맹지, 야산, 도로, 하천 부지 등 땅은 많이 소유하고 있지만, 개발도 되기 어렵고 팔리지도 않고 매해 재산세만 내는 모습을 뜻합니다.
필자가 ‘웅동학원은 수익용 재산 47억을 보유하고 있지만, 팔리지도 않는 부동산이라 재산세를 내기 어려웠다’라는 문장으로 글을 썼다면 오해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필력이 부족한 제 잘못입니다.
재산이 많다고 무조건 재산세 체납이 잘못됐다고 규정하고 돌을 던지는 행위는 멈춰야 합니다. 웅동학원의 재산세 체납을 비판하시는 분들께서 ‘급전’까지 써야 했던 박정숙 이사장의 상황 또한 고려하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2. 웅동학원도 법정전입금을 내지 않았다.
웅동학원은 법정전입금을 3년 이상 내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잘못됐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사학법인이 법정전입금을 내지 않은 행위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학교법인이 법정전입금을 내지 않는 행위에 대해서 면죄부를 줄 이유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사학재단의 90%가 법정전입금을 내지 못하는 현실이라고 웅동학원의 법정전입금 미납을 옹호할 마음은 추호도 없습니다. 다만, 사학재단이 일 년에 임대 수입으로 몇천만 원씩 받으면서도 법정전입금을 내지 않는 행위는 비판해야 합니다. 즉 고의적이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냐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박정숙 이사장은 ” 조 전 이사장도 저도 학교의 실질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학교를 통하여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 1985년 재단 인수 이후 사립재단에서 흔한 이사장용 승용차, 법인 카드, 활동비 등을 제공받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박 이사장은 “최근 일부 정당이나 언론이 저희 재단을 탈세 족벌 부패 재단로 몰아갔던바, 실태를 조사해보시길 바랍니다.”라며 고의적인 재산세 체납이나 법정전입금을 미납하지 않은 다른 사학재벌과 다르다고 강조했습니다.
법정전입금을 내지 않았으니 나경원 의원의 홍신학원과 조국 민정수석의 웅동학원이 똑같다는 논리 자체는 맞지 않습니다. 법정전입금을 내지 않은 행위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반드시 파악하고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3. 전형적인 물타기이다.
필자는 ‘웅동학원’ 글을 쓰기 전날 ‘조국 민정수석 내정에 쏟아지는 ‘외모 패권주의’ 의혹’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연이어 조국 민정수석 관련 글을 올리니 조국 수석에 대한 물타기를 위해 웅동학원 관련 글을 썼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저는 정치블로거로 활동하면서 ‘검찰, 언론 개혁’을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반드시 선행돼야 할 조건으로 보고 있습니다. 당연히 조국 민정수석은 검찰 개혁 때문에 글을 썼을 뿐입니다.
- 사학재벌 딸 나경원을 위한 사학법 개정안 (2010년 9월)
- 1천4백억 횡령 ‘사학 대도(大盜)’ 어떻게 풀려났지?(2013년 2월)
- 친일파 설립, 비리 ‘사학재단’에 세금으로 특혜를 (2014년 3월)
- ‘가자 북의 낙원으로’ 용공조작 삐라로 묻힌 ‘사학비리’ (2014년 10월)
- 충암고 같은 ‘사학비리’ 학교가 또 있을까요? (2015년 4월)
웅동학원 관련 글은 조국 민정수석 때문에 쓴 것이 아닙니다. 이미 필자는 오래 전부터 사학재벌의 비리와 불법을 지적하는 글을 써왔습니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벌이는 사학재벌의 문제점을 아는 제가 왜 웅동학원을 상황을 설명하는 글을 썼을까요? 사학재벌과 제대로 된 사학재단을 구분하자는 의미에서 썼습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사학재단의 문제를 제대로 파헤칠 수 있는 청문회 내지는 특검, 교육부 감사를 시행하길 원합니다. 여기에서 웅동학원의 문제점이 나온다면 당연히 법과 원칙에 따라 처벌받으면 됩니다. 똑같이 나경원 의원의 홍신학원도 이번 기회에 그동안 흐지부지 넘어갔던 문제점이 드러나길 원합니다.
1인미디어와 언론사-기자는 다릅니다. 언론사와 기자는 중립적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내보냅니다. 저, 아이엠피터는 1인 미디어라 철저하게 본인의 생각으로 글을 씁니다. 다만, 최대한 모든 자료를 찾고 그 자료를 토대로 판단합니다.
필자는 조국 민정수석이 검찰개혁의 적합한 인물이라 판단했고, 웅동학원은 그동안 조사했던 다른 사학재단과 다르다고 봤기에 글을 썼을 뿐입니다. 물론 그 취재와 능력이 부족해 100% 완벽하지 못했다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드립니다.
언론사-기자가 할 일과 1인 미디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릅니다. 서로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있습니다. 필자는 기성 언론이 보지 못하는 관점에서 사건을 보고 조사하고 글을 씁니다. 1인 미디어의 오류와 한계를 잘 알고 있기에 언제라도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많은 언론이 제가 올린 ‘조국 모친 웅동학원이 사학재벌? 1년 예산 78만 원에 불과’하다는 글을 비판했습니다.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언론이 사회적 영향력도 없는 저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사학재벌’의 문제점을 더 신랄하게 비판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딱 한 가지입니다. 이번 기회에 학생을 볼모로 교육계에 기생하는 사학재벌이라는 암 덩어리가 제거됐으면 합니다. 언론 여러분이 싸울 대상은 아이엠피터가 아니라 ‘사학재벌’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셨으면 합니다.
원문: The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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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