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염천(炎天)이었다. 하늘은 불타고 땅은 익는 듯했다. 한낮엔 40도를 오르내렸다. ‘대프리카’ 얘기가 아니다. 전국이 다 그랬다. 거리에 사람이 없다. 여름 한 철 장사인 해수욕장도 마찬가지다. 전에 없던 일이다. 예사 자연재해가 아닌 것 같았다. 그 폭염에 그가 떠났다. 진보 정치인의 대명사 노회찬이 떠났다. 올해 예순둘이니 평균수명으로 쳐도 20년은 더 살 나이다. 그런 노회찬이 불귀의 객이 되었다. 털털한 모습, 촌철살인의 재담, 이젠 모두 그림의 떡이다. 다시는 그의 모습을 … [Read more...] about 노회찬이 없는 자리
박정희-박근혜 부녀의 대 이은 친위쿠데타 음모
1. 박정희의 ‘1962년 봄’ 박정희의 권력욕(權力慾)은 그 뿌리가 깊다. 당시로선 그만하면 선망의 대상이었던 보통학교(현 초등학교) 교사를 때려치우고 만주로 간 것부터가 그 시작이다. 나이가 많아서 군관학교 입교가 거부당하자 혈서를 써서 보내면서 일제에 충성을 맹세했다. 비록 군인 기질을 타고났다고는 해도 군관학교 수석 졸업은 쉽지 않은 것이었다. 수석 졸업 특전으로 일본 육사로 유학을 가게 된 그의 앞에는 탄탄대로가 펼쳐졌다. 해방 당시 그는 만주군 중위였다. 이듬해 5월, … [Read more...] about 박정희-박근혜 부녀의 대 이은 친위쿠데타 음모
백범 김구 “내 직업은 독립운동이오!”
백범 김구 선생의 이력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다. 백범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 적이 한 번 있다는 것이다. 한민당 수석총무 설산 장덕수(張德秀) 암살사건과 관련해서였다. 고하 송진우, 몽양 여운형에 이어 설산 장덕수가 1947년 12월 7일 서울 제기동 자택에서 암살되었다. 당시 설산은 미소공동위원회 참가 문제를 두고 백범과 갈등을 빚고 있었으며, 한민당과 한독당의 통합에도 앞장서서 반대하던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백범이 암살 배후인물로 오해를 사게 됐다. 5차 공판이 … [Read more...] about 백범 김구 “내 직업은 독립운동이오!”
친일경찰의 반민특위 습격, ‘6.6사건’을 아십니까?
흔히 6월 6일은 사람들에게 현충일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지난 역사 속에서 6월 6일은 치욕적인 사건의 날로 기록돼 있다. 1949년 6월 6일, 이날은 친일경찰들이 주도해 '반민족행위자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습격한 날이다. 이 사건으로 친일파 청산을 위해 구성된 반민특위는 두 달여 뒤인 1949년 8월 31일 자로 결국 문을 닫고 말았다. 반민특위는 1949년 1월 8일 친일기업인 박흥식(전 화신 사장)을 시작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 검거에 나섰다. 이에 맞서 이승만 정부와 … [Read more...] about 친일경찰의 반민특위 습격, ‘6.6사건’을 아십니까?
‘5대 항일가문’을 아십니까?
구한말 의병에서부터 일제 말기 광복군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애국선열이 국권 회복을 위해 항일투쟁에 나섰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헤아리기는 어렵습니다만, 2017년 말 기준으로 정부로부터 독립유공 포상을 받은 분은 여성 265명 포함 총 1만 4,830명입니다. 애국선열 가운데는 단신으로 나선 분들도 계시지만 더러는 집안, 또는 가문 차원에서 집단으로 나선 경우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대표적으로 ‘5대 항일가문’을 꼽는데 의병장 왕산 허위 선생 가문, 안중근 의사 가문, 석주 이상룡 선생 가문, … [Read more...] about ‘5대 항일가문’을 아십니까?
일제강점기의 명함 여섯 장
기록은 당대의 것이 제일 중요하다. 2차, 3차 가공한 자료는 큰 가치가 없다. 당대 자료 중에서는 실물이 제일이다. 사진 한 장, 명함 하나도 역사다. 지난 주말, 부안 갔다 오는 길에 전북 장수 번암에 들러 백용성 스님 기념관을 구경했다. 이런저런 전시자료 중에서 내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가지런히 정리된 명함 여섯 장이었다. 전부 일제 때 이름을 날린 명사들의 것이었다. 여섯 명 중에 두 명은 민족지사, 네 명은 친일파로 볼만하다. 위에서부터 간단히 소개하면, … [Read more...] about 일제강점기의 명함 여섯 장
‘배신자’를 위하여
한 포탈에서 장세동 씨를 검색하면 ‘의리’가 연관검색어로 뜬다. 사람들은 장 씨를 ‘의리의 사나이’로 부르기도 한다. 전두환 등 신군부의 ‘12·12 군사반란’ 당시 육군 수도경비사령부 제30 경비단장으로 이에 가담한 그는 5공 시절 청와대 경호실장, 국가안전기획부장(현 국가정보원장)을 지내면서 당대 최고 실세로 불렸다. 1988년 5공 비리 청문회 때 그는 역사의 심판대에 섰다. 그는 청문회장에서 “사나이는 자신을 알아준 사람을 위해 죽는 법이다”, “차라리 내가 역사의 수레바퀴에 깔려 … [Read more...] about ‘배신자’를 위하여
의정부역 엉터리 ‘안중근 동상’ 철거하라
최근 의정부시청이 의정부역 앞 근린공원에 세운 안중근 의사 동상은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아 보인다. 우선 동상의 얼굴이 안 의사를 전혀 닮지 않았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같은 분들은 생존 당시 그린 초상화가 없어서 정확한 얼굴을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작가가 대상 인물의 성격, 풍모, 신분, 업적 등을 고려하여 제작한, 사실상 창작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안중근 의사는 근대인물이어서 사정이 다르다. 활동 당시 찍은 사진은 물론 의거 후 재판과정에서 찍은 사진도 여럿 남아 있다. … [Read more...] about 의정부역 엉터리 ‘안중근 동상’ 철거하라
‘효순·미선이 사건’과 첫 촛불 집회
돌이켜보면 지난 2002년은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그해 여름, 한일 월드컵 개최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광화문 네거리를 비롯해 전국, 심지어 해외까지 ‘붉은 악마’들의 응원 소리가 넘쳐났다. 연말에 치러진 대선에서는 ‘바보 노무현’이 대통령에 당선돼 기염을 토했다. 노무현 당선의 일등공신이랄 수 있는 ‘노사모’라는 정치인 팬클럽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없는 것이었다. 15년 전, 한일 월드컵 열기가 한창 뜨거웠던 2002년 6월 13일 오전 10시 45분경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 [Read more...] about ‘효순·미선이 사건’과 첫 촛불 집회
‘한경오’를 위한 변명, 그리고 통 큰 화해를 위하여
저녁 먹고 오랜만에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방배동 성당에서 열린 아드님 결혼식 때 뵌 이후 근 5년 만이다. 자주 연락드리지 못한 것은 분명 후배인 나의 잘못이다. 그래서 백배 사죄드렸다. 그러나 여기에도 구차한 핑곗거리는 있다. 미루어 추측건대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이후로는 그나마 있던 언론계 선후배 모임마저 와해하다시피 했다. 모임이 없다 보니 뵐 기회조차 줄어든 셈이다. 근황을 여쭈었더니 해마다 이맘때면 꽃 알레르기 때문에 고역이라고 하셔서 내달 중순에나 몇이 한번 … [Read more...] about ‘한경오’를 위한 변명, 그리고 통 큰 화해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