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The guardian지의 기사 「IWD 2016: how women are finding new ways to fight inequality」를 번역한 글입니다. 색색의 어깨띠, 강렬한 문구의 플래카드와 대규모 행진 – 많은 사람의 뇌리에 남아있는 지난 시대 페미니스트들의 운동 방식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뀐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는 활동가들이 기발하고 새로운 운동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 인도 케랄라 주의 공장 화장실에서 사용한 생리대가 나왔다는 … [Read more...] about 21세기, 세계 각지 페미니즘의 새로운 운동 방식
사회
문재인의 중심을 차지하는 기술
이런저런 사고실험을 하며 반론을 만들어 봐도 문재인 대통령의 장점 중 이것 하나는 부정할 수가 없다. 바로 '중심 차지하기'. 미국 방문부터 이번 G20에 이르기까지 그가 보여준 것은 중심을 차지하는 기술이다. 미국 일방주의로 낙인 찍히긴 하지만 트럼프의 생각은 간결하다. 강한 미국 만들기다. 거기에 방해되는 건 세계와의 약속이든 올바른 이념이든 일단 제낀다. 팔 수 있는 건 팔고 이익되는 건 (싸게) 사겠다는 원칙을 고수한다. 부실한 곳은 메꾸고 넘치는 곳은 잘라낸다. 기후협약 탈퇴하고 … [Read more...] about 문재인의 중심을 차지하는 기술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잡상
솔직히 블라인드 채용제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즉 그 효과가 0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블라인드는 서류전형 한정해서 이뤄지는 것이기에 전반적인 채용의 프로세스를 블라인드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복면가왕 형식이 대안이기는 하다만). 개인적으로 취업 준비를 했던 기억을 살려 몇 글자 적어보고자 한다. 전제 몇 가지를 미리 말씀드리자면, 블라인드 채용을 하는 이유는 출신이나 배경에 상관없이 좀 더 다양한 인재가 취직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1의 취지는 … [Read more...] about 블라인드 채용에 대한 잡상
피스빌더와 다섯 가지 플랫폼
매일 아침 컴퓨터 앞에 앉으면 하는 일이 있습니다. 우선 내게 주어진 시간이 1년뿐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내가 되고 싶은 정체성을 적어 놓은 버킷리스트를 열고, 한 번 더 내가 되고 싶은 정체성에 더 가까워지도록 다듬고, 내가 가진 자원과 역량, 시간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담기도록 다듬습니다. 이 목록에는 일치되고 정직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몸과 마음의 건강, 가족과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들, 알고 싶고 익히고 싶은 것들이 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 [Read more...] about 피스빌더와 다섯 가지 플랫폼
눈을 가리는 ‘블라인드’ 아닌 눈을 뜨게 하는 ‘사이티드’ 채용을
다음 중 ‘실력’과 연결된 것을 모두 표기해보자. 학점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출신 대학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증명사진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외모는 실력을 반영하는가? 말주변은 실력을 반영하는가? 다음 중 ‘차별’과 연결된 것을 모두 표기해보자. 가족사항 키 몸무게 사진 속 외모 실제 외모 출신지 거주지(강남, 강북, 수도권/비수도권이 노출되는) 자기소개서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실력’과 연결되는 것은 … [Read more...] about 눈을 가리는 ‘블라인드’ 아닌 눈을 뜨게 하는 ‘사이티드’ 채용을
공대 학벌에 대해서
1. 나는 경남과학고를 수석으로 입학했다. 서울과학고 수석에 간발의 차이로 뒤져서 전국에서는 2등이었다고 한다. 과학고에서는 매달 KAIST 입시 본고사와 같은 포맷으로 월례 고사를 봤는데 졸업할 때까지 1등만 했다. 2학년 마치면 내신 성적순으로 60명 중 20명 정도는 KAIST에 무시험으로 진학할 수 있었다. 원서를 쓸 때는 TO가 몇 장이 배정될지 모르기 때문에 커트라인 근처에 있는 친구들은 조마조마해 했다. 나는 담임 선생님께 무시험 전형에서 빠지겠다고 했다. 어려운 양보를 했다며 … [Read more...] about 공대 학벌에 대해서
당신은 정말로 ‘그런 사람’이 아닌가?
대체 뭐가 문제야? 대학 때 대동제(이 이름, 오래전부터 우스꽝스럽다고 느꼈다) 준비하다가 잘못한 일이 있다. 투쟁기금 마련 주점을 하는데 스무 살 무렵 후배들이 안주 재료도 조리법도 뭘 쇼핑하러 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넋 놓고 앉아 있었다. 그걸 보고 마침 우리 과 특성상 계신 나이 드신 여학우분들(강기훈 씨의 어머님인 70대의 고 권태평 학우님과 동일방직 투쟁의 노동자 출신 50대 여학우님 등)을 떠올리고 “잘됐네! 그분들께 부탁하자!”고 손뼉을 쳤다. 캠퍼스에서 뵙고 말씀드렸더니 … [Read more...] about 당신은 정말로 ‘그런 사람’이 아닌가?
‘미개한 국민성’을 말하지 않는 이유
시작은 정몽준의 아들 한국 커뮤니티들을 다니다 보면 자주 접하는 단어가 있다. ‘미개한 국민성’이 그중 하나다. ‘미개한 국민성’은 정몽준 아들에 의해 더욱 대중화된 단어인데, 이 단어는 애초에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모욕하는 단어로 쓰였다. 당시 그가 말했던 '미개한 국민성'은 지도자의 말을 믿지 않고 생떼 부리는 어떤 국민 행태를 일컫는 듯 보인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주 살기 좋은 국가는 한국의 북쪽에 있는 북한과 바로 옆에 있는 일본이란 나라다. 아, 저 멀리 … [Read more...] about ‘미개한 국민성’을 말하지 않는 이유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The New York Times에 Noam Scheiber가 기고한 ‘How a Rising Minimum Wage Affects Jobs in Seattle’을 번역한 글입니다. 3년 전 시애틀은 몇 년에 걸쳐서 시간당 최저임금을 미국 전국 최초로 15달러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몇 주, 시애틀의 첫 번째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온 결과에 전혀 반대되는 결론을 담은 두 가지의 연구가 발표되었다. 우선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분교의 연구자들이 발표한 결과는 … [Read more...] about 최저임금 인상은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서정주, 친일은 하늘뜻에 따랐다?
서정주(徐廷柱, 1915~2000)는 적어도 이 나라에서는 '시인'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의 서정시가 이른 성취는 곧 한국 현대시의 성취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교과서마다 다투어 그의 시를 싣고, 지역의 나이 지긋한 시인들 가운데 상당수가 그의 추천을 받아 문단에 나온 그의 제자들이다. 진보 문학 진영의 원로 고은도 그의 제자다. 그는 첫 시집 <화사집>(1941) 이래 <귀촉도>(1946), <시선>(1955), … [Read more...] about 서정주, 친일은 하늘뜻에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