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사자후가 광주여대 체육관을 쩌렁쩌렁 울렸다. 논리와 품격을 갖춘 안희정의 연설은 2002년 노무현의 재래였다. 지지자들의 장외대결도 치열했다. 주황색 티셔츠에 확성기로 무장한 '오렌지군단' 손가락혁명군은 연신 '이재명'을 연호했다. 노란색 모자와 시대교체 스카프를 한 안희정 캠프의 '희정크루'는 15년 전 노사모 청년들이 역사책 속에서 걸어 나온 듯했다. 하지만 모두 허사였다. 이미 선거 결과는 나와 있었다. ARS로 진행된 사전투표로 선거인단 20만 … [Read more...] about 여론조사업체를 위한 경선, 집어치워라
정치
“트럼프 찍은 사람은 노답?” 그런 자세로는 민주당 재집권 어려워
포퓰리즘 운동에 가하는 반격의 메시지로 라틴어 문구는 대개 효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전날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인 반트럼프 시위 여성행진 참가자들 사이에서 손으로 쓴 라틴어 문구가 적힌 팻말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Primum Non Nocere” “프리뭄 논 노체레”. “무엇보다 해를 입히는 일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오래된 의학 전통과 관련된 말이기도 합니다. 이 팻말을 들고 온 보스턴 출신 역학자는 마이크 길버트 … [Read more...] about “트럼프 찍은 사람은 노답?” 그런 자세로는 민주당 재집권 어려워
문재인 압승, 그러나 안희정과 이재명이 끝난 것은 아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첫 번째 승자는 문재인 후보가 됐습니다. 3월 27일 광주에서 열린 민주당 호남권 대선 경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득표율 60.2%(14만 2,343표)를 기록해 과반을 넘어 압승을 거뒀습니다. 2위는 안희정 후보로 4만 7,215표(20%)를, 3위는 이재명 후보로 4만 5,846표(19.4%)를 각각 득표했습니다. 그러나 2위와 3위의 격차는 불과 0.6%(1,369표)에 불과해 사실상 큰 의미는 없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호남에서 압승할 수 있었던 이유는 … [Read more...] about 문재인 압승, 그러나 안희정과 이재명이 끝난 것은 아니다
홍준표 막말에 대한 일부 미러링
1. 즐겁지 않은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입에 올리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은 필요하지 싶고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그의 수많은 막말을 미러링 해보자. 그가 숨기고 싶은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날 수도 있다. "민주당 1등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 했다. 이를 홍 지사에 맞추어 재구성하면? ‘자유한국당 1등 후보는 불법 정치자금 먹고 유죄판결 나면 자살을 검토할 사람’이다. 이번 서울고법 항소심 무죄 판결 취지는 '받은 적이 없다'가 아니라 … [Read more...] about 홍준표 막말에 대한 일부 미러링
대선후보 검증하고 싶다면 프레임을 보라
2016년 말, 대한민국은 검증하지 못한 대가를 톡톡히 치렀다. 국민들이 귀 기울이고 기자들이 열심히 분석했던 대통령의 연설문은 사실 대통령이 쓴 게 아니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할 의사결정에 아무 권한도 없는 민간인이 개입했다. 5개월 동안 1,60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어야 했다. 수많은 결점을 안고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원인 중 하나는 언론의 프레임(frame)이었다. 언론은 정치인 박근혜에 대한 보기 좋은 그림을 그렸다. 언론이 보여준 박근혜는 … [Read more...] about 대선후보 검증하고 싶다면 프레임을 보라
‘장애인 비하’ 형사처벌이 어려운 이유
상담을 하다보면 상대방의 목소리 톤을 주의 깊게 듣게 된다. 특히 무력하면서도 격앙되어 있는 톤은 긴장을 불러일으킨다. “대리운전 4년만에 이런 말도 안 되는 인간은 처음 봅니다. 술도 별로 취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맨 정신으로 사람을 그렇게 대하나요?” 직장을 퇴직하신 후 초저녁에 대리운전으로 생계를 꾸려가시던 기사님은 그 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재현시키셨다. “초저녁에는 손님들이 그렇게 많이 취해 있지는 않아요. 그날도 저녁 8시 좀 넘은 때였는데, 한 남자손님이 대리를 … [Read more...] about ‘장애인 비하’ 형사처벌이 어려운 이유
바보 노무현의 ‘오래된 생각’
지난 18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대구 서문시장에서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재판 중인데 대통령 선거에 나설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에 “0.1%의 가능성도 없지만 없는 사실을 가지고 뒤집어 씌우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도 검토하겠다”고 막말을 했다. 이에 질세라 지난 20일에는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2008년 노 전 대통령 일가 640만 달러 뇌물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 않았다”며 고인을 두 번 죽이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하는 두 … [Read more...] about 바보 노무현의 ‘오래된 생각’
박근혜 검찰 출석 조사 10문 10답
박근혜 씨가 헌법재판소에서 파면이 결정된 지 11일 만인 3월 21일 피의자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습니다. 피의자 조사를 받는 네 번째 전직 대통령이 됩니다. 박근혜 씨의 검찰 출석 및 조사에 관한 궁금증을 간략하게 요약 정리해봤습니다. ① 박근혜 씨 검찰 출석 시간은 몇 시이면 검찰 조사는 언제 시작되나요? 박근혜 씨가 오전 9시 30분에 검찰에 출두하면 잠시 포토 라인에 있다가 조사실로 이동해 시작됩니다. 오전 9시 16분 삼성동 자택을 출발해 9시 22분 서울중앙지검에 … [Read more...] about 박근혜 검찰 출석 조사 10문 10답
안희정의 우클릭?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라 조기 대선을 맞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촉박한 시간 아직 검증되지 않은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특히 현 시국에 책임이 있는 보수진영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분열되고 뚜렷한 지명도를 가진 후보가 없어 등장한 대안이 반기문 전 총장이었다. 그러나 반 총장은 귀국 후 대권행보에서 자신이 실제보다 과대평가 되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했다. 기차표 하나도 제대로 뽑지 못하고 자원봉사를 가서 할머니께 누워서 식사를 하게 하는 등 어색한 서민 행보를 보이면서 자신이 … [Read more...] about 안희정의 우클릭?
대한민국 헌정사: 누가 무슨 목적으로 개헌하는가
헌법은 함부로 고치거나 바꿀 수 없습니다. 헌법을 바꾸면 많은 법도 새롭게 만들거나 수정해야 하는 등 파급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권을 가진 국민이 헌법의 개정과 폐지를 요구하고 새로운 헌법을 추구하는 일은 결코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국민의 뜻과 다르게 권력자들이 집권 연장을 위해 헌법을 마음대로 바꾼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특히 계엄령을 선포하는 등 비상 상황에서 헌법을 개정했던 모습은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한 동시에 법치 원리를 무시한 위헌적인 요소가 … [Read more...] about 대한민국 헌정사: 누가 무슨 목적으로 개헌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