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즐겁지 않은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입에 올리는 건 즐거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한 번은 필요하지 싶고 지금이 적기인 것 같다. 그의 수많은 막말을 미러링 해보자. 그가 숨기고 싶은 진면목이 제대로 드러날 수도 있다.
“민주당 1등 후보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 했다. 이를 홍 지사에 맞추어 재구성하면? ‘자유한국당 1등 후보는 불법 정치자금 먹고 유죄판결 나면 자살을 검토할 사람’이다.
이번 서울고법 항소심 무죄 판결 취지는 ‘받은 적이 없다’가 아니라 ‘받았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니까. 1억 원 전달자는 오랜 기간 단 한 번도 자기 증언을 뒤집은 적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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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로 시작해 쓰레기로 끝났다
“노무현 정권은 뇌물로 시작해 뇌물로 끝났다”고도 했다. 거울에 비추면? ‘홍준표 경남도정은 개로 시작해 쓰레기로 끝났다.’ 그는 취임 초기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며 비판·반대를 개소리로 취급했고 임기 말에는 한 도의원을 “쓰레기가 단식한다”고 몰아세웠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이던 2008년 10월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집이 ‘아방궁’이라며 “주변 정비에 1,000억 원 국비가 투입됐다”고 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당시 대변인은 ‘노방궁’ 신조어까지 만들었다. 하지만 건물은 노 전 대통령 사비로 지었고 국비 투입은 거짓말이었다.
정작 ‘아방궁’은 홍 지사 차지였다. 2014년 7월 도지사 관사로 연면적 100평짜리를 재건축하겠다는 경비가 12억 원으로 평당 1,200만 원이었다. 서민들 주택은 평당 500만~600만 원이면 충분하다. 여론에 밀려 물리긴 했지만 어쨌든 노방궁은 틀린 작명 같고 ‘홍방궁’이 맞는 작명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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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서민 대통령? 정말 뻔뻔한 인간
대구 서문시장 대선 출마 선언 장면에서는 연단에 적힌 ‘서민대통령 홍준표’가 도드라졌다. 경남 도민들은 여기서 한 번 더 입이 벌어졌다. 서민 의료원 폐쇄하고 학교 무상급식 없앤 장본인이 서민팔이를 하다니. 미러링 해보면? ‘서민대통령? 개가 웃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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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언도 있다. “두 가지 모욕감을 느낀다. 하나는 재판이다. 무고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또 하나는 주민소환이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나? 지금 급식예산이 지원 안 되나? 원인이 사라진 일 아닌가. 도지사 하면서 경남도 빚 다 갚았다. 그런데 소환이라니? 배은망덕 아닌가?”
모욕감은 오히려 경남도민이 더 느낀다. “하나는 홍준표 대선 출마다. 이런 인간이 자유한국당 후보란다. 또 하나는 도지사 보궐선거 없애려는 꼼수다. 이런 개 같은 경우가 어디 있나? 도정 공백을 1년 넘게 감수하라고? 홍준표가 어지른 도정을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 그런데 보궐 선거 없애겠다니. 후안무치 아닌가?”
경남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고 대선을 향해 길 떠나는 홍 지사는 마지막까지 심술 끝판왕을 연출하고 있다. 본인 치하 5년 만에 경남 도정이 남한테 맡기기 민망할 정도로 망가진 것을 뒤늦게 알아차렸기 때문일까? 아니고 그조차 아까워 남 좋은 일은 못 시키겠다는 얘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