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4일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증시가 파도를 치자 대통령을 성토하거나 비호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진다. 패닉을 느낄 만큼 급락할 때는 ‘이게 다 문재인 때문이다!’며 극렬히 비난하는 사람이 제법 보였다. 그러다가 11월 2일에 기록적인 반등률을 찍자 열성 지지자들이 ‘이게 다 문재인 덕분 아니냐!’며 반격을 가했다. 나처럼 줏대 없는 중립충은 피로를 느낀다. 대통령 때문에 급락한 것도 아니고 대통령 덕분에 급등한 것도 아니니까. 올해 내내 미국을 제외한 세계 … [Read more...] about 증시와 문재인
정치
평화를 구걸한 송?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현 정부의 모습을 일컬어 “평화를 구걸하다 망한 송나라가 떠오른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과연 이 말대로다.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송은 요와 금에 시달리다 급기야 몽골에 멸망당한 문약의 상징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유라시아 대륙을 정복한 몽골이 정복하는 데 가장 오래 걸린 지역이 바로 그 문약의 상징인 송, 그것도 금에 밀려 장강 이남으로 피난 간 남송이었다. 이 괴리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먼저 첫째 오해부터 해결하자. … [Read more...] about 평화를 구걸한 송?
사회안전망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불안전’
독일의 최저임금제도가 한국과 달리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두터운 사회안전망 덕분이었다. 독일은 저임금 일자리를 줄이고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해 2015년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시적 실업이 발생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사업장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은 복지 혜택을 돈으로 환산한 수치인 ‘사회임금’이 높아 저소득층의 낮은 소득을 보전했다. 독일의 실업급여, 무상교육, 연금이 최저임금제도 도입의 쿠션이 되어준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주도성장을 꾀하는 … [Read more...] about 사회안전망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불안전’
집중의 미학: 왜 서울로 집중되고 지방은 작아지는가?
지금이야 서울의 강남은 서울의 대표지지만 강남개발 당시만 해도 강남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과 선호는 좋지 못하였다. 그래서 이 지역에 대한 선호를 바꾸고자 다양한 인프라를 몰아주었는데, 그 결과 서울에서 가장 선호하는 지역으로 변모한 것이다. 꽤 오랜 주제 중의 하나인 '서울공화국'을 생각해보면 비슷한 생각이 든다. 이미 우리나라의 서울-수도권 집중도는 매우 높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으로의 분산을 외쳐봤자 될 리가 없다. 개인의 입장에서 서울에 축적된 인프라와 일자리, 문화적 자산 등은 … [Read more...] about 집중의 미학: 왜 서울로 집중되고 지방은 작아지는가?
동북아의 보석, 북한이 지닌 엄청난 기회
한국과 북한 그리고 미국의 관계 개선, 더 나아가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이 머지않은 시점에 예상되면서, 언론 보도에 "엄청난 기회"라는 말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이 싱가포르에서의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자, 일부 금융 전문가들이 북한을 기회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1950년대 이후 사실상 얼어붙은 것이나 다름없던 북한의 천연자원과 국내 경제는 또 한차례 아시아 투자 붐이라는 거대한 봇물을 터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모비우스 캐피털 파트너스의 창업자 마크 … [Read more...] about 동북아의 보석, 북한이 지닌 엄청난 기회
지금 유치원에 필요한 건 ‘창의적 운영’이 아니다
자유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유치원 비리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었습니다. 대강 읽어보았는데요, 글의 서두는 대강 이렇습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 비리 문제로 학부모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습니다. (중략) 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중략) 논란이 커지자 정부는 강력한 처벌과 투명한 회계시스템 및 감사 체계 도입을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는 듯합니다. (후략)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하고 뻔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킹갓헬렐렘페러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후반에 … [Read more...] about 지금 유치원에 필요한 건 ‘창의적 운영’이 아니다
‘부자의 꼭두각시’가 된 정치를 뒤집자
대기업·월스트리트·부자는 시장을 형성하고 규칙을 시행하는 결정에 여러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한다. 예를 들어 선거 후원금을 기부하거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특정 정치인의 정적에 대항해 홍보 활동을 벌인다. 로비 회사나 월스트리트의 고소득 직업과 정부 관리직 사이에 회전문을 설치해 서로 넘나들 수 있게 하거나 공직에서 내려오고 나서 고소득 일자리를 주겠다고 암시한다. 전문가를 고용해 두뇌 집단을 결성하고 홍보 활동을 펼쳐 특정 정책이 대중에게 이롭다고 믿게 한다. 몸값 비싼 로비스트와 변호사 … [Read more...] about ‘부자의 꼭두각시’가 된 정치를 뒤집자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선거 출마자와 지방도시 국회의원에게 유익한 책
1. 마강래 교수(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의 『지방도시 살생부』(개마고원, 장의덕)를 읽었다. 지방도시 쇠퇴 및 소멸 위기에 대한 진단 및 대책을 담고 있다. 1부에서는 지방쇠퇴 실태 및 원인, 2부는 지방쇠퇴를 막으려는 자치단체의 노력과 그 부작용, 3부는 지방쇠퇴를 막기 위한 대안을 보여주고 있다. 전국 지자체는 광역 17개, 기초 226개이다. 합계 243개. 이중에서 기초 지자체만 고려하되, 수도권 및 광역시(대전시, 광주시, 대구시 등)을 제외하면 총 121개이다. 이는 … [Read more...] about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선거 출마자와 지방도시 국회의원에게 유익한 책
‘운동권 청와대’? 조선일보의 터무니없는 기준
얼마 전 신동아에 「임종석 vs 이해찬」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전직 의원에 전직 지자체 부시장에, 부사장으로 있다가 사장으로 승진한 대기업 사장에, 자수성가한 기업인까지 끌어다 대며 난데없는 용문고 인맥으로 엮고는, 이번에 당선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임종석 비서실장이 갈등과 견제와 경쟁 관계라는 전형적인 아무말 대잔치식 기사였다. 거기에 나의 검색욕을 자극하는 대목이 있었다. 대학 총학생회장 등 운동권·시민단체 출신은 전체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의 36%를, 임 실장이 관장하는 … [Read more...] about ‘운동권 청와대’? 조선일보의 터무니없는 기준
판빙빙 탈세와 세무당국의 조치
한국에서도 연일 화제(?)가 된 판빙빙 사건은 탈세에 대한 벌금으로 1,438억 원을 납부하고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뜬금없이 자극적인 섹스 비디오 관련 기사가 뜨면서 더 활활 불타오르는 것 같다. 과정을 보아하니 대만발 황색 뉴스를 한국의 연합뉴스에서 그대로 옮겨온 뒤에 한국의 모든 미디어에서 신나게 그것을 받아 쓰고 있는 모양이다. 검색어까지 여러 개가 나온다. 사실 여부를 떠나 낯이 좀 많이 뜨겁다. 이 사건을 보면 분석하고 쓸 기사는 넘치는데 고작 확인되지 않은 섹스 비디오 관련 추정 … [Read more...] about 판빙빙 탈세와 세무당국의 조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