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강래 교수(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의 『지방도시 살생부』(개마고원, 장의덕)를 읽었다. 지방도시 쇠퇴 및 소멸 위기에 대한 진단 및 대책을 담고 있다. 1부에서는 지방쇠퇴 실태 및 원인, 2부는 지방쇠퇴를 막으려는 자치단체의 노력과 그 부작용, 3부는 지방쇠퇴를 막기 위한 대안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5년간 50조원 규모 예산을 500곳에 투자하는 ‘도시재생 사업’을 공약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마강래 교수는 매우 비판적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 사업을 할 때 하더라도, 청와대 및 민주당의 핵심관계자들은 마강래 교수의 ‘비판적 조언’을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2.
마강래 교수는 국토균형발전의 핵심으로 ‘지역끼리 나눠먹기’가 아닌 ‘수도권과 맞짱 뜰 만한 지방 대도시를 키우는 것‘을 꼽는다. 이는 변양균이 쓴 『경제철학의 전환』에서도 매우 비중있게 다루는 주장이다. 이를 위한 방법론을 한마디의 구호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분산-팽창하면 죽고, 집중-압축하면 산다.
이에 대한 저자의 대안은 무엇인가? 소위 도시 압축화이다. 이의 핵심은 ‘공간의 고밀도 활용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아래의 구체적인 방안들이 제시된다.
- 인구밀도 높이기
- 인구밀도를 낮추는(= 공간적으로 규모의 비경제를 조장하는) 외곽개발 억제
- 거주집중의 유도를 위해 교통-병원 등 도시 인프라를 원도심에 집중 배치
3.
이 책은 지방 중소도시가 쇠퇴하는 패턴을 분석한다.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인구밀도가 듬성듬성해지고
- 외곽개발이 주거지 팽창을 만들어 공간적인 ‘규모의 비경제’가 커지고
- 원도심이 텅텅 비게 되면서 도시의 쇠락이 더욱 급감한다.
책의 앞부분에서는 도시가 쇠퇴하는 사회경제적 변화요인을 추린다. 이는 4가지 양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A. 제조업의 경쟁력 상실로 인한 도시쇠퇴이다. 미국 디트로이트가 대표적이며, 한국에서는 거제시가 대표적이다.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의 일환으로 울산, 포항, 아산, 당진, 구미, 여수, 광양이 산업도시로 성장했다. 이 도시들은 중화학공업의 발생-전성기-쇠퇴기와 싸이클을 함께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위태로워질 가능성이 높다.
(자기 나라보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들이 제조업 경쟁력을 치고 올라와서 도시가 쇠퇴하는 것은 거대한 역사의 패턴이다. 미국과 유럽은 일본에게 그 자리를 내준 바 있고, 일본은 한국에게 그 자리를 내줘야만 했다. 예컨대 자동차도시 디트로이트는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있는 도요타 시의 발달과 함께 쇠퇴했고, 철강도시 피츠버그는 일본의 기타쿠슈와 한국의 포항이 발달함에 따라 쇠퇴했다. 이제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이 상승함에 따라 한국의 제조업 주력 도시들 역시 동일한 위기를 앞두고 있다.
B. 자연자원 고갈로 인한 도시쇠퇴이다. 탄광산업 도시였던 태백시, 문경시, 삼척시, 정선군이 이에 해당한다. 탄광 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킨 주요 원인은 저렴한 대체 에너지였던 원자력의 부상 때문이었다. (※ 나는 탄광산업이 한창이던 시절, 강원도 정선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C. 미군부대 이전으로 인한 도시쇠퇴이다. 동두천시가 대표적이다. 동두천시는 시 전체 면적의 43%가 미군에게 제공되었는데, 많을 때에는 2만 명 이상 머물렀다. 그런데 2004년 이라크 파병으로 인해 이 숫자가 1/4 수준으로 줄었다. 지하철 1호선이 의정부-소요산 구간으로 확장되자 동두천에 있는 미군들은 동두천 상권이 아닌 이태원, 용산, 강남 상권을 이용하게 됐다. 자연스레 동두천 상권은 쇠락했다.
D. 교통망의 변화로 인한 도시쇠퇴이다. 이 부분은 나도 잘 몰라서 흥미롭게 읽은 부분인데, 전남 나주시가 대표적이다. 나주(羅州)는 통일신라 때부터 정해진 이름이다. 서해의 해산물과 나주평야의 곡물이 모이는 ‘물산교류지’였다. 영산강을 끼고 있어 위로는 광주, 아래로는 목포가 있었다. 자연스레 광주-나주-목포를 잇는 교통 중심지가 되었다. 1960년대 인구 20만 명이던 나주는 2014년 9만 명으로 줄었다. 결정적 원인은 ‘육상교통의 발달’이다. 즉, 도로와 자동차의 발달 때문이다.
정리하면, 제조업 쇠퇴·자연 자원의 활용방식 변화·대규모 부대 및 단지 이전·교통망의 변화인데, 저자는 4가지 모두를 관통하는 보다 근원적인 이유가 ‘일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방 쇠퇴도시에 대한 일자리 대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만일 지방도시 쇠퇴의 근본 문제가 일자리 때문이라면, 그 대안으로 (고작) ‘대형마트 설립 규제’ 정도를 언급하는 마강래 교수의 대안은 정말이지 무기력하다. 책의 후반부에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도시 압축화’, 즉 ①인구밀도 높이기 ①외곽개발 억제 ①원도심에 도시 인프라 집중 역시 도시 쇠퇴를 ‘지연’시키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도시를 ‘활성화하는’ 대안은 될 수 없다.
마강래 교수가 도시쇠퇴의 양상으로 분석하는 제조업 쇠퇴·자연자원의 활용방식 변화·대규모 부대 및 단지 이전·교통망의 변화는 ‘매우 거대한’ 역사적 구조변화이다. 이러한 거대한 역사적 구조변화를 ‘인구밀도 높이기 + 외곽개발 억제’ 정도의 정책으로 막을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추상 수준이 다르고, 레벨이 다른 환경변화이다.
『지방도시 살생부』는 이런 저런 문제제기에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고 보기 어렵다. 정책을 다루는 대부분의 책들이 그렇듯 문제 제기형 접근에 머물러 있고, 문제해결형 접근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심지어 일자리가 없어진 것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이다. 일자리가 없어져서 제조업이 쇠퇴한 게 아니라, 제조업이 쇠퇴했기 때문에 일자리가 없어진 것이다. 마강래 교수는 의도했건 아니건 지방도시 쇠퇴의 원인과 결과에 대해 전도(顚倒)된 인식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애초에 일자리 만들기라는 개념 자체가 경영학적 혁신의 결과로만 가능한 영역이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은 돈을 벌고 어떤 기업은 못 벌었는지 분석 및 분류하는 작업과 실제로 ‘돈을 버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작업은 완전히 차원이 다른 행위이다. 전자는 경제학적 분석 행위이지만, 후자는 경영학적 돈벌이 행위이다.
4.
4장에는 지방도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 유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산업단지 조성’에 대해 자세히 기재되어 있다. 결론부터 말해, 산업단지 조성을 공약으로 내거는 후보자가 있다면 ‘지역을 말아먹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된다. 언론과 유권자의 감시가 절실한 부분이다. 책에 나온 사례 몇 가지를 소개한다.
- 충남 당진시는 364만 명 규모로 석문국가산업단지를 추진했다. 여기에는 무려 1조 4천억 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이곳의 기업 입주율은 3%이며, 2년이 지났어도 분양률은 여전히 27%에 불과하다. 당진시 전체예산의 두 배가 들어간 결과다. 매년 들어가는 관리비만 40억 원이다. 활성화는 커녕 지역을 말아먹은 경우에 해당한다.
- 목포시 사례도 만만찮다. 약 33만 평 규모로 대양일반산업단지를 추진했다. 당시 목포시장은 2013년 4월 착공식에서 총 3천억 원의 생산유발효과, 5천 명의 일자리 창출효과가 나올 것이라 선전하며 시작했다. 총 예산이 6천 5백억 원 규모인데, 한해 예산의 절반 정도가 투입된 3천억 원짜리 사업이었다. 결과는 참담했다. 분양율은 27.3%에 불과했다. 게다가 목포시는 건설업체에 대한 채무 보증을 약속하고, 완공 후 2년 6개월이 지나도 남아있는 건설사의 미분양 부지 전부를 의무 매입하겠다고까지 약속했다. 생산유발효과는커녕 목포시 재정을 거덜내는 재정 블랙홀 효과를 일으킨 것이다.
- 충북 영동군의 황간물류단지와 전남 순천시가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추진한 해룡일반산업단지도 같은 경우다. 안 그래도 가난한 지자체의 재정을 완전히 거덜내는 재정, 블랙홀 효과만 있을 뿐이다.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 되는 도(道)지역의 유권자 및 언론사 기자가 있다면 유념하자. 자기 동네에서 지방선거 출마자가 산업단지 개발 공약을 들고 나올 경우 최소 500억원~최대 1조원 규모로 지역 재정을 향후 10년~20년 간 완전히 거덜내는 공약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면 된다. 게다가 건설사에게 부지 매입 약속, 기업에게 채무보증 약속을 동시에 이행하는 경우는 100이면 99프로 지역 재정, 블랙홀 공약이라고 보면 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아래 요인들의 합작품일 가능성이 높다.
- 지방선거 출마자의 성과에 대한 욕심
- 지방선거 출마자의 경영학적 무능
- 위험은 고려하지 않는 지역 주민들의 허영심
- 돈으로 매수되어 결탁한 지역 언론
지방도시 활성화, 일자리 창출, 인구유입을 위한 또 다른 대표정책은 ‘지역축제 사업’이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지역 축제가 무려 361개라고 한다. 함평 나비 축제·화천 산천어 축제·보령 머드 축제 등 예외적으로 성공사례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중에서 재정적으로 흑자를 낸 축제는 화천의 산천어 축제밖에 없다고 한다.
나머지는 대부분 적자이다. 일부 경제적 부수효과가 있지만 대체로는 적자이다. 수요(관광객)는 한정되어 있는데, 공급(지자체 축제)는 엄청나게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지역 축제의 슈퍼 울트라, 과잉 공급 상황이다.
5.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정책도 나온다. ‘빈집 공유’이다. 2017년에 빈집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소규모 주택정비법(제정법)이 통과되었다.
2015년 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역에 빈집은 107만호(총주택비율 대비 6.5%)에 달한다. 빈집 중 1년 이상 비어있는 곳이 수도권의 경우 17.4%이며, 강원-충청-전남-전북-경남-경북의 경우 36.6%이다. 광역지자체에서 빈집 실태를 파악하고 빈집 공유를 통해 주거 약자들에게 해법을 제시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6.
재정자립도 개념과 재정자주도 개념을 다루고 있다. 재정자립도 개념은 ‘한 해 동안 사용하는 돈 중에서, 스스로가 충당하는 돈의 비율’이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 재정자립도 = (자체적으로 마련한 재원/일반회계) × 100%
재정자립도가 낮다는 것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돈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의미이다. 우리나라 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2014년 기준 약 45%이다. 나머지 55%는 중앙정부에서 받는다. 각각 지방교부금과 국고보조금이다. 이중에서 지방교부금은 지방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국가보조금은 돈의 사용처가 명확히 지정된 돈이다.
재정자주도 개념은 중앙정부로부터 간섭받지 않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돈의 크기’이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다.
- 재정자주도 = (간섭받지 않고 쓸 수 있는 재원/일반회계) × 100% = {{(지방세+세외수입) + (지방교부금+조정교부금) / 일반회계 }} × 100%이다.
중앙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쓸 수 있는 재원에는 지방세·세외수입·지방교부금·조정교부금이 있다. 여기서 지방교부금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돈이지만 ‘지방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다. 그리고 조정교부금은 ‘광역지자체가 기초지자체간의 격차 조정을 위해 일정비율을 나눠주는’ 돈이다.
2015년 기준, 전국적으로 재정자립도 평균은 45%였지만 재정자주도 평균은 68%였다. 예산 사용 자율권의 측면에서 서울의 강남과 지방의 쇠퇴도시는 큰 차이는 없다. 모두 60% 후반대의 재정자주도를 갖고 있다.
7.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조정 이슈도 나온다. 현재 8대 2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최대 6대 4까지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마강래 교수는 이에 대해 비판적이다. 중앙정부 지원이 많아지면 재정자립도는 높아질까, 낮아질까? 당연히 낮아진다. 그럼 지역 입장에서 중앙정부 지원이 많아지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당연히 좋은 것이다. 파이의 크기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파이의 비율은 줄어들게 된다)
한국의 민주화운동, 진보세력에게 지방세 비율증가 이슈는 선(善)과 악(惡)의 대립구도처럼 됐다. 근데 지방세 비율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하다. 정부 지원을 줄이면 된다. 마강래 교수는 지방세의 높고 낮음만으로 정책적 가치판단을 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일본과 프랑스는 지방세 비율이 높다. 영국, 이스라엘,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뉴질랜드는 우리보다 국세 비율이 더 크다. 이에 대해 마강래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도시의 쇠퇴문제를 시장논리로 풀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방세의 비중을 늘리면 된다. 잘 나가는 지역을 중심으로 더욱 자원이 집중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나는 마강래 교수의 설명을 듣고 오히려 국세 대 지방세 비율 조정을 찬성하게 됐다. 지방세 비중을 높이면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즉 지방세 확대→지방의 자율성 증대→지방끼리 경쟁 촉진→비교 우위 지역에서는 ‘집중 현상’이, 비교 열위 지역에서는 ‘분해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 이를 통한 도시의 집중화 현상이 벌어질 것이다. <도시의 압축>이 타당하다면 <도시의 집중화>도 타당하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8.
마강래 교수가 통으로 간과하고 있는 이슈가 하나 있다. 그것은 초(超)광역권 행정체계 개편 문제이다. 경제성장은 도시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역사적으로 도시의 발달 자체가 ‘클러스터’의 일환이었다. 결국은 집중과 압축이 다 필요하다. 규모는 더 커져야 하고, 밀도는 더 응축되어야 한다.
초광역권 행정도시는 예를 들면 충남-충북-대전-세종을 단일한 행정도시로 엮는 발상이다. 기초 지자체는 그대로 있되, 현재 4개로 쪼개져 있는 광역 지자체를 1개로 통합하는 것이다. 대신 수도권에 준하는 규모 및 권한을 갖게 된다.
충청권 단일 행정도시를 만들게 되면 당연히 인구는 500만~600만 명을 넘게 된다. 그러면 서울-수도권과 맞먹는 ‘국제적인’ 경제행위 주체가 될 수 있다. 중국-일본-동남사이사 기업들을 대상으로 국제적인 기업유치 전략도 전개할 수 있다. 제조업의 쇠퇴로 인한 지방도시의 위기를 글로벌 도시화 전략의 행위 주체인 초광역권 도시를 만드는 것으로 돌파하고, 이를 거점으로 글로벌-로컬을 교차하는 공간적 분업구조 재편으로 활로를 시도하는 전략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희정 지사는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 개헌’을 주장한 바 있다.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이 되려면 초광역권 행정도시의 출현이 전제되어야만 한다. 지방도시 쇠퇴가 발생하는 근본 이유는 산업구조 변화와 정보-통신-교통의 변화 등으로 경제적 비교열위 도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유일한 해법은 다시 경제적 비교우위 도시가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지방도시 홀로 노력해서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도권에 준하는 대규모 경제권을 조성하고, 그 지역과 연계하면서 교역 및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작은 경제규모를 가졌던 1960년대 대한민국이 미국-일본의 경제권과 연계해서 외향적 경제 성장을 했기에 오늘날 성공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작은 경제규모’를 가진 지방도시는 외향적 성장전략을 취해야만 하는 것이다.
원문: 최병천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