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에는 많든 적든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의해주세요. 2019년 4월 24일 〈어벤져스: 엔드게임〉(이하 엔드게임)이 국내 박스오피스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린 이후 영화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쓰기 시작했다.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누적 관객 수(2019년 7월 기준 약 1,121만 명)를 뛰어넘었으며 제임스 카메론의 〈타이타닉〉이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수익마저도 침몰시키며 엄청난 기록을 써 내려갔다. 〈엔드게임〉의 누적 관객 수는 2019년 7월 5일 기준으로 약 … [Read more...] about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토니 스타크가 피터 파커에게 선사한 선물, 그리고 증강현실
영화
‘러브리스’, 불안이라는 감옥
꿉꿉한 날씨를 뚫고 충무로에 도착해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Loveless)〉를 봤다. 영화를 다 보고 느낀 거지만 이날 날씨와 장소, 그리고 영화가 참 잘 들어맞았다는 것. 사랑이 사라졌다? 사라졌다고 할 만한 사랑이 이 영화에서 애초에 존재하긴 했던 것일까? 나무에 올라가 보는 아이. 누군가 집을 보러 온 것이 어떤 상황을 의미하는지 알아챈 아이의 퉁명스러운 태도. 냉장고 위의 작은 텔레비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전파되는 시대상. 질 스타인, 버락 오바마, 미트 … [Read more...] about ‘러브리스’, 불안이라는 감옥
‘파리의 딜릴리’, 색채의 마법 속 묵직한 메시지
인간 동물원, 인간 전시의 장(場) 이 영화의 첫 장면에는 인간 동물원이 나온다. 인간 동물원. 발화하는 순간부터 오싹한 느낌이 든다. '인간'과 '동물원'의 괴이쩍은 결합. 아름다운 보랏빛 애니메이션을 잘 봐놓고, 어떻게 이런 끔찍한 단어를 초반부터 쓰는가! 그것도 문화와 예술의 도시인 '파리'를 배경으로 한 낭만적인 작품을 보고… 라고 혹자는 성낼 수도 있겠다. 주인공 딜릴리의 깜찍한 얼굴이 카메라에 잡힌다. 원시부족 생활을 하는 듯한 모습이다. 처음부터 의아한 생각을 갖게 … [Read more...] about ‘파리의 딜릴리’, 색채의 마법 속 묵직한 메시지
“저 진짜 하나만 물어볼게요, 도대체 왜 스포일러를 하시는 거예요?”
“당신의 침묵을 부탁합니다” 프랑스 칸에 도착한 각국의 기자들에게 봉준호 감독의 편지가 도착했다. 여러분께서 영화 〈기생충〉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 영화감독 봉준호 그렇다. 그 편지는 이번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이 기사 내에 영화 〈기생충〉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를 부탁하고자 보낸 것이었다. 아마 그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1999년 최고의 … [Read more...] about “저 진짜 하나만 물어볼게요, 도대체 왜 스포일러를 하시는 거예요?”
‘김군’: 신중하고 진실하게 기록하기
강상우 감독의 〈김군〉을 보았습니다. 〈김군〉은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찍힌 어떤 사진 속의 인물을 찾아 나서는 영화입니다. 사진 속 인물은 무장한 시민군. 광주 사람들은 그를 '김군'이라고 기억했습니다. 1980년 당시 임신 7개월이었던 주옥 씨는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에게 나누어 줍니다. 그는 '김군'을 “아버지의 막걸리 가게에 자주 들르던 학생이었다”고 어렵지 않게 기억합니다. 강상우 감독은 5·18 민주화운동 기록관에서 주옥 씨가 주먹밥을 나누어 줄 때 사용했던 양은 … [Read more...] about ‘김군’: 신중하고 진실하게 기록하기
사진 한 장으로 풀어낸 5·18 광주의 진실: 미스터리 추적극 〈김군〉
1980년 5월 이후, 광주 시민들의 인생은 통째로 바뀌었다. 5·18 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은 올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그날의 진실을 되묻는 영화 한 편이 개봉을 앞뒀다. 다큐멘터리 〈김군〉은 민주화운동 당시 모두가 ‘김군’이었던 이름 없는 시민군들을 처음으로 조명하는 작품이다. 〈김군〉은 군사 평론가이자 극우 논객 지만원이 사진으로 남은 시민군 일부를 지목하며 “북한 지령을 받고 내려온 특수군”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5·18 북한개입설’을 주장하는 지만원은 일부 시민군을 … [Read more...] about 사진 한 장으로 풀어낸 5·18 광주의 진실: 미스터리 추적극 〈김군〉
〈어벤져스〉 스포일러 대란에 관한 단상
영화 〈어벤져스〉의 스포일러에 대한 일련의 현상들을 보면서, 영화란 거의 최후의 경험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포일러에 대한 거부란, 나의 고유한 경험을 훼손하지 말라는 요구다. 그런데 이런 식의 요구는 우리 시대에 거의 영화에만 남게 되었다. 그 밖의 거의 모든 일에는 스포일러가 적극적으로 권장된다. 그러나 영화에 대해서만큼은, 온전히 그 시간의 경험을 완벽하고 고유하게 누리고 싶다는 열망이 무척 강하다. 그 밖의 모든 것에 대해서는 인스턴트식 혹은 대리적 경험이 성행하고 있다. … [Read more...] about 〈어벤져스〉 스포일러 대란에 관한 단상
‘왕좌의 게임’ 실제 촬영지 투어, 소요되는 비용은?
2019년 4월 14일 HBO 〈왕좌의 게임〉 시리즈의 마지막 시즌이 방영했습니다. 인기가 많았던 시리즈인 만큼 많은 분께서 크게 아쉬울 텐데요, 비록 시리즈는 완결돼도 〈왕좌의 게임〉의 여운을 느끼고 싶은 분은 오는 여름 세계 곳곳에 위치한 시리즈의 촬영지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밸류챔피언에서 각 촬영지별 필요 금액을 조사해 보았습니다. 2011년부터 8년간 방영한 〈왕좌의 게임〉은 전 세계의 다양한 곳을 배경으로 촬영되었습니다. 특히 일부 장소의 경우 촬영지라는 상징적인 의미에 … [Read more...] about ‘왕좌의 게임’ 실제 촬영지 투어, 소요되는 비용은?
로마(Roma): 어떤 영화가 ‘시네마’가 되는가
영화와 '시네마'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아름다운 영화 <로마(Roma)>는 시네마(Cinema)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영화가 아니라 시네마. 시네마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왜 <로마>는 영화가 아니라 굳이 시네마라는 평가를 받는 것일까요. 저는 시네마가 무엇인지 무 자르듯 명쾌하게 대답하지는 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영화만이 할 수 있는 어떤 것. 영화라는 예술의 아이덴티티. 그 아이덴티티를 살려낸 소수의 영화가 시네마라고 말이죠. 시나 소설, 사진, … [Read more...] about 로마(Roma): 어떤 영화가 ‘시네마’가 되는가
필요해지고 싶어요: 영화 ‘박화영’
『사채꾼 우시지마』라는 일본 만화가 있다. 일본 뒷골목의 세계를 리얼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굉장히 자극적이고 무섭다. 그 험악함으로 인해 호불호가 매우 갈리기도 한다. 물론 나는 아주 좋아하지만. 우시지마를 읽다 보면 잡아먹지 않으면 잡아먹힌다는 우파적인 세계관을 생생하게 느끼게 된다. 거기엔 흔히 ‘사람 냄새’로 대변되는 어떤 인간미 따위는 전혀 없다. 오히려 자연의 생태계에 더 가까운 아주 촘촘한 먹이사슬이 있다. 그리고 그 먹이사슬은 야생의 그것보다 훨씬 더 … [Read more...] about 필요해지고 싶어요: 영화 ‘박화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