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생활을 13년간 하고 팔자에도 없는 사기업 생활에 도전한지도 어언 삼 년이 훌쩍 넘었다. 새해를 맞아 그 삼 년 간 깨달은 것을 몇 번에 걸쳐 적어 보려고 한다. 오직 그저, 까먹기 전에. 아마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를 교훈들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께서는 모름지기 '인생은 케바케'라는 대전제에 입각하여,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는 말아달라는 당부 말씀도 드리고 싶다. 세상에는 심각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들이 차고 넘친다. 이 글에서 말하려는 교훈들이 여러분의 성에 … [Read more...] about 개발자가 깨달은 스트레스 없는 직장생활에 대하여
생활
우아하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연습
남편은 착하게 생겼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처럼 착하게 생겨 나쁜 점은 부탁을 너무 자주 받는다는 것이다. 졸업한 지 한참 지났는데도 매년 새로운 학생회 대표가 전화해 홈페이지를 봐달라고 한다. 기획안이나 제안서를 봐달라는 연락도 부지기수다. 글과 전혀 무관한 일을 하는데도 써놓은 글을 그에게 봐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봤다. 부탁받은 일을 하느라 정작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뒤늦게 시작하기도 하고, 밤을 새워 일하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어찌나 거절을 잘 못 하는지 내가 “혹시 나랑 … [Read more...] about 우아하고 단호하게 거절하는 연습
능력은 존재 가치가 아니라 도구일 뿐이다
인간은 당연히 서로 다르다. 모습과 성격도 다르지만 가진 능력과 재능도 다르다. 현대 사회는 인간을 그가 가진 능력으로 평가하곤 한다. 한국 사회는 특히 심하다. 어떤 능력이 뛰어날수록 그라는 존재, 그의 존재성의 가치를 높게 쳐 준다. 존재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능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지면 그의 존재 자체, 존재성, 존재 가치도 떨어지는 것으로 취급한다. 그런데 과연 정말 그럴까? 그리고 이러한 관점이 타당할까? 이러한 시각이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해 … [Read more...] about 능력은 존재 가치가 아니라 도구일 뿐이다
의사결정, 틀리는 것과 쪽팔린 것
사람들은 자신이 옳았던 일을 잘 기억하고, 틀렸던 일을 잘 잊게 마련이다. 이런 경향은 매우 강력하다. 투자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경영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연애를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 취업을 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문제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내게 조언해주는 사람들도 조언에 대해 모두 그렇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맞춘 것은 다 기억하고, 틀린 것은 금세 잊는다. 그러니 나의 외롭고 고독한 결정에 대해 조언을 하는 사람들은 미묘한 입장이다. 자신이 한 얘기랑 나의 … [Read more...] about 의사결정, 틀리는 것과 쪽팔린 것
시골살이에 대한 소회 몇 자
일단 채널A가 보도한 「사나운 시골 인심… 텃세에 우는 귀농」의 사례들은 극단적인 사례인 것이 분명하고, 범죄이거나 범죄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는 법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있습니다만 그 후 해당 마을에서 사업은 완전히 물 건너간다는 면에서 법적 대응을 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죠. 그런데 이 반대의 사례도 많습니다. 저는 지금 사는 가평 설악에 들어온 지 5년밖에 안 됐습니다만, '외지 사람' '서울 사람'으로 인한 시골 마을의 피해 사례도 상당합니다. 기사에서 나온 … [Read more...] about 시골살이에 대한 소회 몇 자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어머니는 욕조에 물을 채워놓았다. 수도가 언제 끊길지 몰라서였다. 그러다 장마가 지속되자 액체를 담을 수 있는 대부분의 그릇에 수돗물을 받아놨다. 커다란 고무 대야는 물론이고 세숫대야와 주전자, 물통 및 여러 가지 색깔과 형태의 유리잔에까지… 김애란 ‘물속 골리앗’을 읽다가 대학교 전공도 입시 미술학원에서 정해준 대로 다녔던 나는 졸업 후 미술학원에서 오랜 기간 강사 일을 했다. 별다른 조건도 필요 없이 그저 미술 관련 학과를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합격한 첫 … [Read more...] about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이 정도면 충분히 좋아’의 힘
※본 글은 디 아틀란틱지에 실린 'the Power of 'Good Enough''를 번역한 글입니다. 10여 년 전, 심리학자 배리 슈와츠는 “인생의 역설, 왜 더 많이 가지는 것이 더 적게 가지는 것인가”라는 책에서 무엇이 심리학적으로 가장 인생을 고달프게 하는 것인가에 관해 논한 적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는 현대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선택의 문제들(예를 들어, 주방 행주 브라우니를 살까 또는 바운티를 살까? 코카콜라 제로를 마실까 다이어트 콜라를 마실까? 사회학을 … [Read more...] about ‘이 정도면 충분히 좋아’의 힘
게으름 예찬
게으른 사람은 최고의 리더가 될 덕목을 갖춘 것입니다. 이는 나치 정권에 대항했던 것으로 유명한 독일 장군 쿠르트 폰 함머슈타인-에쿠오르트(Kurt von Hammerstein-Equord)의 신념이었습니다. 'The Silences of Hammerstein'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내 부하 장교들은 네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영리한 장교, 부지런한 장교, 어리석은 장교 그리고 게으른 장교다. 일반적으로 이 중 두 가지 특성이 함께한다. 일부는 영리하고 부지런하다. 이들은 … [Read more...] about 게으름 예찬
친구한테 심리상담을 받아도 될까?
친구에게 심리상담을 받는 것, 상담자와 친구가 되는 것, 이런 이중관계를 지양하라고 윤리적으로 명시해둔 이유는 내담자의 보호를 위해서다. 한국상담심리학회 윤리강령 개정안 그러나 현실적으로 한국이라는 좁은 사회에서 모든 이중관계를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결국 진정으로 내담자를 위한 선택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수밖에 없다. 윤리란 결국 끊임없는 질문의 과정이 아닐까 싶다.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 [Read more...] about 친구한테 심리상담을 받아도 될까?
어느 날, 10대 임신율이 절반으로 줄었다
생명은 소중하다. 이 절대불변의 가치에 토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생명이라는 다소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단어가 구체적인 무엇으로 바뀔 때 우리는 그것을 더는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 미혼모, 10대 임신, 미계획 임신 그리고 그로 인한 모든 사회적, 경제적 비용들. 이러한 사회 문제에 대해 우리가 던지는 시선은 차갑기 그지없다. 모든 문제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며 그들을 손가락질할 뿐이다. 그에 앞서 사회적 차원에서 이들을 위한 예방책을 마련해준다면 어떨까? 현재 … [Read more...] about 어느 날, 10대 임신율이 절반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