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때를 시원하게 밀고 바나나 우유 한 모금 들이키며 하루의 시작을 하거나 끝맺는 경험, 다들 한 번쯤은 해보셨나요? 저는 엄마 손을 잡고 들어가 서로의 등을 밀어주며 팅팅 불은 손으로 나오던 기억이 납니다. 이젠 코로나19로 인해 목욕탕에 가는 발걸음이 줄어들고,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집마다 존재하는 포근한 욕실로 인해 그다지 목욕탕의 중요성을 못 느끼곤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의 몸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목욕탕을 꺼리기도 하죠. 이와 관련해서 생각해보면 … [Read more...] about 아니, 유교의 나라에서 공중목욕탕이라니요?
역사
“언제부터 수능을 봤을까?”
어느덧 쌀쌀한 날씨. 이맘때 즈음이면 누군가는 “수능 냄새가 난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수능’ 혹은 ‘대수능’으로 주로 불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3년 시행해 1994년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수능이 있기 이전에 치러졌던 학력고사의 경우, 고등학교 과정의 많은 과목별 문제가 출제되었기에 학생들이 모든 과목을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습니다. 또한 교과서를 무조건 암기해야만 했죠. 이에 학생들의 부담을 덜고 통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기 위해 수능이 도입되었습니다. 수능은 … [Read more...] about “언제부터 수능을 봤을까?”
노태우 사망에 부쳐: 우리는 어디까지 합의할 수 있는가
2021년 10월 26일, 12·12 군사 쿠데타와 5·18 광주 무력진압의 주역이었던 노태우 씨가 사망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북방외교 개척과 한국의 세계 경제 편입에 탁월한 역량을 보였으나, 권력 찬탈과 수성에 있어 민주주의를 억압하고 인민의 자유와 목숨을 빼앗는 체제를 공고히 한 문제적 인물이다. 그가 보인 능력들은 당대 한국인들이 주요하게 삼던 가치인 '부의 축적을 통한 생존'에는 부합했다. 그러나 그의 쿠데타에서도 드러나듯이 ‘인간의 생존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느냐’라는 국가의 … [Read more...] about 노태우 사망에 부쳐: 우리는 어디까지 합의할 수 있는가
역사가 말해주는 포스트 팬데믹 경제 호황의 교훈
더 많은 소비 지출, 더 많은 위험 추구, 더 많은 정치 변화가 나타납니다. 1830년대 초 콜레라 대유행은 프랑스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한 달 만에 파리 전체 인구의 3%가 목숨을 잃었고, 병원은 미지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로 넘쳐났습니다. 콜레라 대유행이 종식되면서 경기는 빠르게 회복했고, 프랑스는 영국을 이어 산업혁명에 접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설 『레미제라블』에서 묘사된 것처럼 팬데믹은 정치적 혁명을 불러왔습니다. 전염병으로 극심한 피해를 본 빈곤층은 질병을 피해 … [Read more...] about 역사가 말해주는 포스트 팬데믹 경제 호황의 교훈
술 마시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면?
새해, 혹은 새 학기에 항상 다짐하지만 실패하는 결심이 있습니다. 바로 ‘술을 (조금) 줄이자’라는 결심입니다. 결심만 하고 행동은 할 수 없는 마법 같은 구호죠. 매번 실패하다 보니 술과 담을 쌓고 지내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인간의 숭고한 의지’로도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술을 모르고 태어났다면, 혹은 국가가 음주를 금지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겠어요? ……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랍니다. 바로 음료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시기, ‘미국의 금주법 시대’ … [Read more...] about 술 마시는 것을 법으로 금지한다면?
60인승 배에 14,000명을 태운 선장의 결단
하루 사이로 어제는 작년이 된다.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다큐는 '코로나'라는 전 세계적 재앙을 만나 이제 <한국전쟁 71주년> 다큐가 될 예정이다. 지금으로서는 올해 6월에 방송을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데, 들려오는 코로나 소식들은 여전히 무거운 소식들뿐이라 암담하긴 하다. 22살에 레너드 라루 선장 곁에서 선장의 결단을 지켜봤고 마리너스로 변신한 선장이 돌아가실 때까지 곁을 지킨 2등 항해사 로버트 러니는 작년 12월 주고받은 메일에서 내년 봄쯤 미국을 방문할 … [Read more...] about 60인승 배에 14,000명을 태운 선장의 결단
200년을 이어 온 아이티의 저주, “몰록 열대”
드라마 <몰록 열대(Moloch Tropical)>에 대한 전체적인 줄거리가 담겨 있습니다. 1.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The Motorcycle Diaries)>에는 스물세 살의 젊은 게바라(Guevara)가 수영하는 장면이 두 번 정도 등장한다. 사냥한 오리를 가져오기 위해 호수에 뛰어드는 장면이 하나다. 천식을 앓던 게바라는 이 때문에 이후의 여정에서 며칠을 지독한 고열에 시달려야 했다. 두 번째는 영화의 클라이맥스 장면에서 등장한다. 스물네 … [Read more...] about 200년을 이어 온 아이티의 저주, “몰록 열대”
남극의 얼음 속에 100년 동안 숙성된 위스키가 있다?
나의 보물? 원한다면 주도록 하지…. 잘 찾아봐. 이 세상의 전부를 거기에 두고 왔으니까. 해적왕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아 떠나는 만화 ‘원피스’의 이야기는 방구석에서 자급자족하는 코로나형 인재 마시즘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 만화는 세계적인 히트를 쳤지만 아이들이 해적으로 취업하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다. 만화 속 이야기일 뿐이고, 불확실한 보물보다는 따뜻한 일상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놓은 보물의 정체가 ‘위스키’라면 어떨까? 그렇다. 영하 30도의 남극에 100년 동안 … [Read more...] about 남극의 얼음 속에 100년 동안 숙성된 위스키가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
발걸음을 멈추어 살그머니 애띤 손을 잡으며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사람이 되지」 아우의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다. 윤동주의 시 「아우의 인상화」로 이야기를 열어본다. "너는 자라 무엇이 되려니" 하는 질문에 대한 아우의 엉뚱한 대답을, 시인은 "설운, 진정코 설운 대답"이라 평한다. 순진한 아우의 대답에 시인이 슬픔을 발하는 것은, 아마도 냉혹한 현실을 살아야 할 해맑은 아우의 얼굴 앞에서 느낀 안쓰러움 까닭일 테다. 한편으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올곧은 삶을 … [Read more...] about 역사란 무엇인가
“월급은 식구 수대로” 옥탑방 의사의 제언
전 세계가 같은 링에 올라 같은 적과 싸우는 '코로나 시대', 각국의 작전과 병법이 난무한 가운데 대한민국이 택한 전략은 전 세계에서 단연 돋보였다. 이제 K-pop, K-beaty, K-drama에 이어 K-의료, K-방역이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코로나 시대를 지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것은 대한민국의 의료보험 체계였다. 코로나 시대 최전선 방호 기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대한민국의 공적 의료보험 체계가 주목을 받자 정치인들은 공을 제각기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돌리며 의료 … [Read more...] about “월급은 식구 수대로” 옥탑방 의사의 제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