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아생전 다시 목격할 수 없을 '금세기 최대 장례식'이 막 끝났다. 1926년에 태어나 96세의 천수를 누리고 1952년에 즉위해서 영국 역사상 최장기간인 70년을 재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이제 아버지와 남편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즉위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의 나이는 25세에 불과했다. 갑작스러운 부왕 조지 6세의 죽음으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군주가 되었다. 그 후 70년간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했다. 전후 영국을 재건하고, 군주제를 지속시킨 … [Read more...] about 금세기 최대의 장례식, 그 뒤편의 그림자: 엘리자베스 2세를 뒤돌아보며
역사
〈여로〉, 다시 없을 역대 최고의 인기 드라마를 기억하며
우리나라에서 TV 방송이 시작된 것이 1961년이었으니까, 올해로 60년이 다 되어 간다. TV에서는 수많은 드라마를 방영하였는데, 어떤 드라마가 제일 인기 있었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1972년 KBS에서 방영된 일일드라마 <여로>가 가장 인기 있었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거의 80%에 육박할 정도였으니, 앞으로도 그런 시청률을 기록할 드라마는 영원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집에 TV를 가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동네에 TV가 있는 집이 있으면 … [Read more...] about 〈여로〉, 다시 없을 역대 최고의 인기 드라마를 기억하며
격동의 역사를 바꾸고 싶었던 회한의 위령제 〈헌트〉
※ 영화 〈헌트〉와 〈날씨의 아이〉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정재 배우의 감독 출사표인 <헌트>는 개봉 직후 여름에 개봉한 <외계+인>, <비상선언> 등 여타 한국 영화들과 비교해 가장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정재 '감독'으로 처음 대중에게 모습을 보이는 만큼 기대 자체가 높지 않았던 것이 호평의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영화의 완성도도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 하지만 단순히 완성도만 높았다면 첩보 액션 장르라는 점에서 <헌트>는 볼만한 … [Read more...] about 격동의 역사를 바꾸고 싶었던 회한의 위령제 〈헌트〉
〈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 한국형 무협영화의 출발
영화 <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은 1967년 개봉된 영화다. 박노식과 남정임, 이대엽, 태현실 등이 출연하였다. 1966년 쇼브라더스가 제작한 홍콩 무협영화가 수입되어 큰 인기를 끌자, 한국형 무협영화로 제작된 것이다. 고려가 멸망하고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 고려의 부활을 꿈꾸던 조선의 이조판서(극 중에 이름은 나오지 않는다)가 생전에 거사를 위해 황금 108관을 숨겨놓았다는 소문이 퍼진다. 이런 상황에서 주인공인 검객 박창도(박노식 분)는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 [Read more...] about 〈나그네 검객 황금 108관〉, 한국형 무협영화의 출발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과 부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 Morgan Housel이 기고한 「The Rich And The Wealthy」를 번역한 글입니다. 레지널드 밴더빌트(Reginald Claypoole Vanderbilt)는 심한 불화, 연약한 자존심, 그리고 불가능한 기대치를 가진 가문에서 태어났다. 이 모든 이야기는 거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레지의 증조부 코넬리우스 '코모도어' 벤더빌트(Cornelius "Commodore" Vanderbilt)가 1877년에 세상을 떠났을 때, 뉴욕 데일리 트리뷴은 세계에서 가장 돈이 … [Read more...] about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과 부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윤석열 대통령이 6·10 항쟁을 맞아 국민훈장을 수여한 이유
6.10 항쟁일에 김세진, 이재호 열사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김세진, 이재호 열사는 서울대 학생으로 1986년 분신을 했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노찾사)의 노래 <벗이여 해방이 온다>는 김세진, 이재호 열사의 죽음을 기리는 노래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훈장은 매우 매우 잘하는 일이다. 민주화는 이제 진보-보수를 뛰어넘는 '우리 모두의 것'이 되고 있다. <님을 위한 행진곡> 탄생의 주인공인 광주항쟁 당시에 시민군의 대변인을 했던 윤상원 … [Read more...] about 윤석열 대통령이 6·10 항쟁을 맞아 국민훈장을 수여한 이유
어른들은 어떤 광고를 보며 컸을까?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
지난 3월 29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주제관에는 <베스트셀러로 읽는 시대의 자화상> 전에 이어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이 개막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특이점은 바로 ‘광고’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는 ‘실감형 영상전시’라는 것입니다. 네 벽면과 두 기둥에 프로젝터 영상을 투사하여, 대중의 열망이 변해온 역사와 소비문화의 흐름을 한 편의 광고처럼 재현했답니다. “광고는 대중의 소비문화를 비추는 ‘거울’” 광고 속 언어와 이미지는 … [Read more...] about 어른들은 어떤 광고를 보며 컸을까? “광고, 세상을 향한 고백”
너지와 루카치: 소련의 헝가리 침공에 대응하는 두 가지 태도
1. 우크라이나 전쟁이 키이우, 마리우폴 공방으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국면에서 자주 거론되었던 선례가 1956년 헝가리 혁명[1]이다. 헝가리의 너지 임레[2] 수상은 소련군 투입에 결사적으로 맞섰다가 결국 축출, 처형당했다. 러시아가 전통적으로 영향권이라고 생각하던 영역의 독자 행보에 대해 무력을 정권교체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헝가리 혁명과 우크라이나 전쟁은 많이 닮아 있다. 헝가리 혁명은 왜 일어났을까? 1956년은 소련의 흐루쇼프가 연초 스탈린 … [Read more...] about 너지와 루카치: 소련의 헝가리 침공에 대응하는 두 가지 태도
“우리 말과 글을 지켜라” 국어학자 이윤재 선생
일제 강점기, 일본은 우리 민족의 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 역시 마찬가지였죠. 그렇게 혼란한 시대 상황 속에서, 우리 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이들이 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우리 얼을 지키고자 마지막까지 힘쓴 독립운동가이자 국어학자, 역사학자인 이윤재 선생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우리는 꼭 바라고 나아갈 희망 한 가지가 있다. 그를 여기에서 기다랗게 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모를 리 없다. 이 희망만은 어느 때 까지든지 꼭 이루고야 … [Read more...] about “우리 말과 글을 지켜라” 국어학자 이윤재 선생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되돌아보며: 올림픽 속 이데올로기 충돌의 순간들
이번 주제는 전 세계의 스포츠 축제, 올림픽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고 스포츠 선수나, 경기에 대한 이야기냐고 물으시면 그건 아닙니다. 스포츠보다는 이데올로기에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1932년부터 84년까지 이어진 냉전 올림픽(Olympic ColdWar)을 떠올리게 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 분위기를 자아내는 와중에 개최된 올림픽이라는 점. 두 번째는 바로 중국에서 열린 올림픽이라는 점입니다. 특히 선수들에 대한 … [Read more...] about 2022 베이징 올림픽을 되돌아보며: 올림픽 속 이데올로기 충돌의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