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pe's Revenge by Bernard Cornwell (배경: 1814년, 프랑스) 가장 치열한 전쟁터를 누비고 다닌 역전의 용사가 '아침식사 전의 잔디'로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적절한 운명의 장난처럼 보였다. "왜 그걸 다들 '아침식사 전의 잔디'라고 부르는 거지 ?" 샤프는 프레데릭슨에게 물었는데, 프레데릭슨은 사실 샤프도 그 이유를 알고 있으며, 그저 초조해서 물어본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구태여 대답하지 않았다. 여기서 샤프가 말하는 '아침식사 전의 … [Read more...] about 총, 결투, 그리고 서양인들의 미소의 상관 관계
역사
일제 항거에 모든 걸 바친 진정한 기독교인, 전덕기 목사
을사조약에 도끼를 들고 상소한 기독교인 전덕기 을씨년스럽다는 말의 어원이 '(을사늑약이 맺어진 해인) 을사년스럽다'라는 얘기는 꽤 많이 알려져 있다. 또 어떤 학설이 나와서 그 이전에도 쓰인 기록이 있다고 해서 뒤집을지는 몰라도, 1905년 11월 18일은 실로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생기기에 족할 만큼 섬뜩한 한기가 돌던 초겨울이었다. 18일 아침이 밝아오기 전 새벽 2시. 일본의 압력과 대신들의 강청에 견디다 못한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는 문서에 옥새를 내어 준 것이다. … [Read more...] about 일제 항거에 모든 걸 바친 진정한 기독교인, 전덕기 목사
독립운동의 요람,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의 삶
을사늑약에 조국을 떠나다 1905년 11월 17일 을사늑약이 체결됐다.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이 늑약이 알려지자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을 비롯하여 격렬한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오늘로 대한은 망하였다. 이 일을 어찌하는가." 분노한 군중들이 종로를 메웠고 종로 상인들은 일제히 철시했다. 어떤 이들은 도끼를 떠메고 대한문 앞에 엎드려 통곡했고 을사오적을 죽이라 호소하기도 했다. 그때 실로 귀티가 나는 서른 여덟의 남자가 이상재 이동녕 등과 함께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의 … [Read more...] about 독립운동의 요람,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한 이회영의 삶
영란은행과 프랑스 은행의 탄생
지난편에서는 나폴레옹이 자코뱅과 왕당파 사이에서 암살 음모에 시달리면서도 정적인 모로를 제거하고 국내 정치 권력 기반을 휘어 잡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이때부터 그 다음의 주요 전투인 아우스테를리츠 또는 트라팔가 해전 사이에도 주요 이벤트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나폴레옹 법전의 제정, 영국과의 아미엥 평화조약 체결, 아이티 노예 반란 진압, 그리고 황제 즉위 등등 많지요. 이번주에는 그런 것들 외에, 별로 티는 많이 나지 않지만 그래도 몹시 중요한 사건 하나를 짚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 [Read more...] about 영란은행과 프랑스 은행의 탄생
난징 대학살과 양심을 지킨 사람들
수도 난징으로 향하는 일본군 태평양 전쟁의 시작을 대개 일본의 진주만 기습으로 보지만 어떤 이는1937년 발발한 중일 전쟁으로 잡기도 한다. 즉 중국과 일본의 전쟁이 확전된 것이 태평양 전쟁이라고 보는 것이다. 일본군은 중국군을 허섭쓰레기로 봤고 “3개월 내에 중국 전역을 석권하겠다”고 기염을 토했지만 중국군은 예상 외의 강인한 면모를 보였다. 일본군은 상하이를 점령하는 데만도 석 달을 넘게 잡아먹는다. 장개석의 정예군이 투입됐고 백척간두에 선 중국군도 기대 이상의 전력을 발휘했던 … [Read more...] about 난징 대학살과 양심을 지킨 사람들
몽테뉴가 묻는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아침에 눈뜨면 가장 먼저 찾는 건 신문도 TV도 아닌 휴대폰이다. 통화를 위해서가 아니다. 언제 시작된 습관인지 모르겠지만 이즈음 휴대폰 화면에 눈과 코를 박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서둘러 열어보는 건 ‘페이스북’이다. 간밤에 누가 무슨 글을 올렸는지, 어젯밤에 올렸던 글에 대한 친구들의 반응은 어떤지. 어떤 댓글이 달렸는지, ‘좋아요’는 몇 개나 붙었는지가 궁금한 것이다. 나를 보는 것인지 남을 보는 것인지 모르겠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인지 남에게 비친 나를 보려는 것인지 … [Read more...] about 몽테뉴가 묻는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미국과 일본을 통한 통화정책 변화 알아보기
저번에 쓴 포스팅 '거시 경제정책의 흥미진진한 실험대 아베노믹스'에서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는 주된 경로가 경제 주체들의 '기대'를 변화시키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한 미 연준 버냉키의장의 발언에서 보듯이 중앙은행이 보내는 '신호'와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도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에 대해 경제학자 크리스티나 로머가 지난 4월 12일에 전미경제연구소(NBER) 거시경제 연례 컨퍼런스에서 했던 강연이 꽤 좋은 내용을 담고 있어서 소개해 … [Read more...] about 미국과 일본을 통한 통화정책 변화 알아보기
여섯 번째 만난 임자: 중국의 숨겨진 퍼스트 레이디
사나이로 태어나서건 여걸로 태어나서건 웬만한 팔자 아니면 세 번 이상 장가 시집 가기 힘들다. 세기의 미녀 엘리자베드 테일러가 8번의 결혼식을 올렸다지만 이건 정말 슈퍼 스타급에 해당하는 일이고 ‘화류계’(?)에 종사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천국보다 낯선 얘기가 되겠지. 사실 그렇게 끈질기게 결혼하기도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너도 결혼 서너번 하라면 하겠냐? 그 서너 번 모두가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다면 말이야. 그런데 여섯 번씩 줄기차게 결혼을 했고 그 마지막에야 진정한 반려라 할 사람을 … [Read more...] about 여섯 번째 만난 임자: 중국의 숨겨진 퍼스트 레이디
기독교, 그리고 서북청년단의 탄생
우리 현대사에 명멸해간 단체들은 수도 없이 많다. 해방 공간에서 우후죽순처럼 돋아났던 각종 단체들의 가입 인원들을 합치면 총 인구를 훌쩍 뛰어넘을 정도지만 제법 그럴 듯해 보이다가도 역사의 거센 물결 속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모래성같은 단체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 실로 악마적으로, 그리고 깊숙하고도 굵직하게 우리 현대사에 남은 단체가 있다. 그 이름에서는 아직도 피비린내가 나고 탄내가 가시지 않는다. 바로 서북청년단이다. 평양의 기독교 청년들, 남한으로 … [Read more...] about 기독교, 그리고 서북청년단의 탄생
열수를 바라보며 다산(茶山)을 그리다
녹음이 우거진 숲길을 따라 난 오래된 길을 한 시간여 달리자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의 마재 마을이 나타났다. 수원선경도서관에서 진행한 ‘길 위의 인문학’의 마무리 일정으로 다산생가 탐방에 나선 길이었다. 주차장에서 빠져나와 몇 걸음 옮기자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커다란 기와건물이 눈앞에 다가왔다. 다산의 모진 삶과 사뭇 대비되는 그 건물이 바로 다산기념관이었다. 기념관에는 다산의 삶의 궤적을 엿볼 수 있는 갖가지 기념물이 전시돼 있었다. 눈길을 끈 건 단연 책자들이다. 다산의 대표 저작인 … [Read more...] about 열수를 바라보며 다산(茶山)을 그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