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4월 29일 홍코우 공원 막전막후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는 일종의 노철광과 같다. 땅을 팔 필요도 없이 관심만 두고 찾는다면 광맥이 널려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방대한 역사의 광산 위에 시멘트가 덕지덕지 덮여 있어서 우리 발 밑에 어떤 역사들이 묻혀 있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게 사실이다. 당신이 아는 독립운동가를 전부 대 보라고 할 때 열 명을 넘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그 질문에 절대로 빠지지 않을 사람이 몇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윤봉길이다. 1932년 4월 29일 … [Read more...] about 도시락 폭탄의 나비 효과
역사
프랑스어, 영어를 침공하다!
최근에 케이블 TV에서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 라는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를 봤습니다. 사실 이거 예전에 본 거 다시 본 겁니다. 그만큼 재미있었거든요. 이 영화에서는 걸죽한 남부 테네시 (Tennessee) 사투리를 쓰는, 그야말로 양아치 삘이 100% 나는 브래드 피트의 연기도 기가 막혔지만, 무엇보다도 나찌 친위대 대령 한스 란다 역을 맡은 크리스토프 발츠 (Christoph Waltz)의 연기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한스 … [Read more...] about 프랑스어, 영어를 침공하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던 훈 할머니 이야기
1998년 5월1일 일본군 위안부 훈 할머니 완전 귀국 네덜란드 사람 하멜이 제주도에 표착한지 얼마 후 하멜 앞에는 뜻밖의 인물이 나타난다. 조선 옷을 입었지만 눈 파랗고 수염 노란 서양 사람이었다. 또 하나 하멜 일행이 기절초풍했던 것은 그가 더듬더듬 네덜란드 말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는 역시 화란 사람으로 하멜과 비슷한 경로로 조선에 표류한 화란 선원 벨테브레였다. 원래 표착한 외국인의 경우 교분이 있는 나라인 경우 바로 송환하고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를 경우는 명나라로 보내는 것이 … [Read more...] about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던 훈 할머니 이야기
목사님과 남산의 얼룩말
1999년 5월 11일 남산의 얼룩말 1999년 5월 11일 늦은 밤, 나는 편안히 집 소파에 몸을 묻고 TV를 보고 있었다. <PD수첩>에서 방송하는 "목자님 우리 목자님" 편을 보기 위해서였다.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소경의 눈을 뜬다는 풍설 자자한 목사의 감춰진 속살을 파헤친다는데 이 아니 흥미진진하랴. 더구나 교회측에서 방송금지 가처분을 걸어 방송이 한 주 연기된 데다, 방송 당일날 "일부 삭제 후 방송" 판결이 나와서 문제의 부분을 들어내기 위해 손가락에서 탄내나도록 재편집을 … [Read more...] about 목사님과 남산의 얼룩말
37살의 나이 차, 백범과 중국 여인의 ‘특별한 동거’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정을 따라서 (2): 백범의 한인애국단과 윤봉길의 홍커우 의거」에서 이어집니다. 송칭링능원을 끝으로 청년백범 답사단은 상하이를 떠났다. 4·29 윤봉길 의거 이래 일제에 쫓기던 백범이 마침내 상하이를 탈출해 도착한 저베이(浙北) 평원의 공업도시 자싱(嘉興)으로 가는 길이다. 상하이에서 1시간 반, 95km를 달려 자싱으로 들어섰는데 도시의 풍경이 매우 낯익어 마치 한국의 어느 소도시로 들어서는 느낌이었다. 자싱은 저장성(浙江省) 북부 경항(京杭) 대운하 연안에 … [Read more...] about 37살의 나이 차, 백범과 중국 여인의 ‘특별한 동거’
가나여, 카카오 밭을 갈아 엎어라!
눈 앞에 있는 자원에 얽매이는 순간, 발전은 물 건너 간다 최근 가나(Ghana)에서 카카오 산업을 지원할 아이디어가 있냐는 질문을 받으니, 몇 년 전 생각이 난다. 가나 서쪽으로 인접한 '드록바'의 나라, 코트디부아르에 출장 갔을 때다. 외교부에서 젊은 친구를 만났는데, 아버지가 한국에서 주재한 인연으로 서울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졸업한 독특한 이력의 친구다. 이 친구가 묻기를 "60년대는 코트디부아르가 한국보다 더 잘 살았는데, 지금와서 왜 이렇게까지 차이가 벌어졌는지 모르겠다. 한국처럼 … [Read more...] about 가나여, 카카오 밭을 갈아 엎어라!
축구전쟁, 엘살바도르 VS 온두라스
축구라는 게 좀 묘해요. 야구하고는 또 달라. 공 하나 골대 두 개만 있으면 가능한 원시적(?) 경기이면서 직접 몸과 몸이 부딪치며 하는 경기고 국가대표팀은 곧잘 그 나라의 군대나 그 나라자체와 동일시돼.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슬로건은 그를 잘 대변하고 있다. “우리는 한 축구팀이 아니라 아르헨티나 그 자체다” ‘태극전사’를 부르짖는 우리나 ‘전차군단’의 독일이나 ‘무적함대’ 스페인이나 ‘로마군단’ 이탈리아나 다 별명들이 좀 전투적(?)이기도 하고. 이 축구가 연유가 돼서 전쟁까지 벌였다는 얘기는 … [Read more...] about 축구전쟁, 엘살바도르 VS 온두라스
뽀뽀뽀를 추억하며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엄마가 안아줘도 뽀뽀뽀.....” 이 노래 가사를 외우지 못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이 노래를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고 자부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없을 것이다. 이 노래가는 무려 34년 전 5월 25일 첫 방송 전파를 탄 유아 프로그램 <뽀뽀뽀>의 주제가다. 1981년 5월 25일 뽀뽀뽀 첫 방송 유구한 역사의 프로그램 <뽀뽀뽀>의 초창기 인기는 남녀노소를 초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넋놓고 봤으며 사춘기 … [Read more...] about 뽀뽀뽀를 추억하며
귀족은 초컬릿을 먹지 않는다. 다만 마실 뿐이다.
최근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봤습니다. 거기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더군요. 여자 주인공 아버지가 "코코아 마실래 ?" 하니까, 이렇게 대답을 한 겁니다. "“No dad I do not want cocoa, honestly, I'm seventeen years old!" (아뇨, 아빠, 실은 코코아 마시기 싫어요. 저 17살이라구요 !") 일부에서는 당시 23살이던 여배우 그웬 스테이시가 이런 대사를 내뱉는 것이 코미디라고 조롱을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저는 … [Read more...] about 귀족은 초컬릿을 먹지 않는다. 다만 마실 뿐이다.
피임약의 현대사
아담과 이브의 영원한 숙제, 피임 전 세계 60억 인류는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섹스의 산물이다. 누구나 존경하는 고결한 인격도, 인간 쓰레기라 지칭되는 최악의 말종도 누구 하나 예외 없이 섹스를 통한 정자와 난자의 결합과 세포 분열의 결과로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이다. 그런데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은 발정기가 따로 없다는 점이다. 단지 종족 번식을 위해 때 되면 암내를 풍기고 수컷들은 그 머리를 암컷에게 잡아먹힐지언정 숭고한 행위에 몰두하는 동물의 세계와 달리 특별한 쾌락을 동반하며 사랑이라는 … [Read more...] about 피임약의 현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