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 공유하던 관념, 사고방식, 믿음이나 이론적 전제 같은 것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 혹은 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것이 태어난 시대와 환경의 특성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할 때가 있다. 모든 사건은 맥락 속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맥락을 떼어놓고 사건만 이해하려다 보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디테일이나 오해마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프로이트가 살던 시대 이는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에 대해서도 … [Read more...] about 프로이트,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와 츠바이크의 이야기
역사
‘산업역군’의 반백 년 노동을 말하다: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어느 청계천 간판 장인의 이야기 청계천에 아직 고가도로가 놓여 있던 시절의 얘기다. 도심의 별난 사람들이나 이색 풍경을 아이템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청계천 2가 공구상가에서 제보 전화 한 통이 왔다. 제보 내용은 간단했다. “공구상가 골목의 가게들 간판을 수십 년간 만들어 온 분”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노인이 있다는 곳으로 가는 함께 와중에 제보자 아저씨는 ‘이것, 저것.. 전부 다예요..’라며 간판들을 가리켰다. 간판들을 눈여겨보니 정말 수백 군데 가게의 간판 … [Read more...] about ‘산업역군’의 반백 년 노동을 말하다: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정치와 운동은 다르다
1.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2년 12월 제14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여 정계 은퇴를 하였습니다. 그 후 영국으로 건너가 연구활동을 하다가 1994년 귀국하여 1995년 7월 정계복귀 선언을 하였습니다. 한편, 1987년경부터 친정부적 노동운동을 하던 기존 노조의 민주화와 민주노조의 건설이 점차 이루어지다가 1995년 11월 11일 창립대의원대회를 열고 민주노총의 정식 출범이 이루어졌습니다. 1996년에는 국제노동기구 기준의 자주적 단결권, 쟁의권 확보, 복수노조 금지 조항 … [Read more...] about 정치와 운동은 다르다
10월, 유신독재가 시작하고 붕괴하던 날
1972년 10월 17일, 대통령 박정희는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 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했다. 삼선개헌에 이어 국회 해산과 헌법 일부 조항의 정지, 헌법개정안과 국민투표 계획 등을 내용으로 하는 4가지 비상조치를 통해 그는 민주 헌정을 파괴하고 영구집권을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었다. 10월 유신, 박정희의 영구집권 쿠데타 박정희의 특별선언은 10월 17일 발표 당시에는 특별선언, 특별조치, 비상선언, 비상조치, 유신적 조치 등으로 불리다가 … [Read more...] about 10월, 유신독재가 시작하고 붕괴하던 날
폭력과 비폭력 : 민주노총의 청와대 집회를 앞에 두고
6월 항쟁은 87년 1월 박종철 군 고문치사 사건으로 비롯되어 4.13 호헌, 이한열 군 사망을 거치며 장장 6개월간 이어졌던 장기 투쟁이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다치고 전국 도시는 연일 최루탄의 연기에 파묻여야 했던 전쟁과도 같은 투쟁이었지만, 이 투쟁의 기조는 뜻밖에도 '비폭력 무저항 운동'이었다. 비록 반쪽의 승리로 평가절하될지언정 직선제개헌이라는 성과를 끌어낸 것 역시 비폭력 노선이었다. 당시 투쟁의 주력이었던 학생운동의 지도부 서대협은 이러한 비폭력노선을 분명히 하여 … [Read more...] about 폭력과 비폭력 : 민주노총의 청와대 집회를 앞에 두고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그 뜻과 진실
지도는 기술이며 문명입니다. 인공위성도 없던 시대에 정확한 지도를 만든다는 것은, 지금으로 치면 첨단기술을 가진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이런 일을 해낸 사람이 고산자 김정호지만, 흥선대원군 일화 등 알게 모르게 잘 못 알려진 것들이 꽤 많습니다. 다행히 대동여지도의 진실이 서서히 알려지고 있긴 합니다. 김정호의 호인 고산자의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김정호는 인생의 많은 시간을 정확한 지리정보를 위해 헌신한 인물입니다. 그의 헌신 덕분에 우리는 대동여지도라는 세계적인 지도를 가질 수 있게 … [Read more...] about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그 뜻과 진실
암살의 안옥윤은 왜 미쓰코시 백화점에 갔을까
영화 <암살>의 한 장면. 만주에서 염석진(이정재)을 만난 안옥윤(전지현)은 경성으로 가면 뭘 해보고 싶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 "커피라는 것도 마셔보고 싶고 연애도 하고 싶고." 그녀는 상하이에서 실제로 커피도 마시고 연애도 한다. 그리고 경성에 도착해서는 쌍둥이 언니 미츠코(전지현) 대신이지만 웨딩드레스를 입고 가짜 신부가 되기까지 한다. 비록 친정아버지와 예비 시아버지를 모두 죽여야 하는 임무를 안고 있지만 말이다. 그녀의 결혼식이 열리는 장소는 미쓰코시 백화점 … [Read more...] about 암살의 안옥윤은 왜 미쓰코시 백화점에 갔을까
‘옥수수 닮은 두개골’이 마야에서 발견되었다고?
영화 <인디아나 존스 4>에서 인디아나 존스는 마야의 수정 해골을 둘러싸고 소련의 공산주의자들과 맞서게 됩니다. 일반적인 것과 달리 머리 뒤쪽으로 길게 뻗은 그 기묘한 수정 해골은 도저히 인간의 것으로 보이지가 않지요. 결국 그들은 수정 해골을 갖고 유적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사실 외계인의 두개골 그 자체였습니다. 수정 해골이 모두 모이게 되자 외계인은 의식을 되찾고, 그들은 곧 자신들의 고향으로 날아갑니다.... 흥미롭게도 이 영화가 개봉되고 몇 해 뒤 … [Read more...] about ‘옥수수 닮은 두개골’이 마야에서 발견되었다고?
니즈를 파악하는 힘, 관찰력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만동 묘지기가 되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뇌물을 바쳐왔던가. 이제 고생 끝 행복 시작이다. 화양동 서원의 권세라면 세금도 병역도 면제니까! 흐흐흐… 잠깐만, 저것들은 뭐지? 뭔 건달 같은 새끼들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가운데 놈이 두목인가? 꼴에 부축까지 받고 올라오는구먼. 잘됐다. 오래간만에 기분이나 풀어보자.’ 만동 묘지기는 순식간에 달음질치더니 건달 두목으로 보이는 사내의 가슴팍을 힘껏 밀어 차 버렸다. 그 바람에 계단을 오르던 건달들은 서로 엉켜 나뒹굴며 … [Read more...] about 니즈를 파악하는 힘, 관찰력
‘국민방위군 사건’을 아십니까?
이승만 정부가 정식으로 징집한 국민방위군 지난 9월 5일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파주을)은 ‘국민방위군 사건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골자는 북한군과 맞서 싸우려고 나섰던 ‘국민방위군’도 마땅히 ‘참전용사’ 예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특별법 제정 시도는 처음 있는 일이며, 사건 발생 66년만이다. 늦어도 너무 늦었다. 6·25전쟁 당시 이승만 정부는 북한군에 맞서 싸울 군사력을 확보할 목적으로 대규모 징집을 단행했다. 문헌에 따르면 … [Read more...] about ‘국민방위군 사건’을 아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