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나자 국민들은 큰 상실감에 빠졌다. 민심은 흡사 폭격을 맞은 듯했다. 거리는 너무나 조용했고, 특히 민주 진영에서는 최악의 상황이 닥치자 어쩔 줄 몰라 했다. 많은 민주인사들의 희생과 6.10 항쟁으로 어렵게 얻은 선거에서 그것도 오랜 독재를 물리치고 16년 만에 처음으로 치른 국민의 직접 선거에서 졌다. 국민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나라도 양보를 했어야 했다. 지난 일이지만 너무도 후회스럽다.” - 김대중 전 대통령 자서전, 1987년 대선 패배에 대한 … [Read more...] about 시대 교체를 위한 필승의 조건
역사
2013년 12월, 김장문화가 인류무형 문화유산이 되다
2013년 12월 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8차 유네스코 무형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정부간 위원회’에서 한국의 김장문화(Kimjang:Making and Sharing Kimchi in the Republic of Korea)를 인류 무형 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김장문화는 종묘제례 및 종묘 제례악(2001)이 처음으로 인류 무형 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된 이래, 판소리(2003), 강릉단오제(2005), 강강술래·남사당 놀이·영산재·제주칠머리당 … [Read more...] about 2013년 12월, 김장문화가 인류무형 문화유산이 되다
촛불, 광장의 역사
역사 속의 광장 도시가 발달하기 이전 역전 광장은 군중 집결장소로 널리 애용됐다. 몇몇 사례를 보자. 제2공화국 시절인 1961년 3월초 당시 ‘반공임시특례법’과 ‘데모규제법’ 제정에 반대하는 소위 ‘2대 악법 반대투쟁’이 전국적으로 전개됐다. 그 중심지는 당시 혁신계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던 대구였다. 3월 25일 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규탄대회에는 대학생, 시민 등 수 만 명이 모였다. 이날 시위는 며칠 뒤 서울에서 열린 ‘4.2 투쟁’으로 이어졌고, 민주당 정권은 마침내 2대 악법의 … [Read more...] about 촛불, 광장의 역사
종북, 골수 반북론자 그리고 국민통합
한국 사회는 여러 문제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번 시국을 보면서 새삼 다시 느끼는 것이 있다. 한국이 가지는 문제 중 가장 뼈아픈 건 북한의 문제라는 것이다. 소위 나라를 팔아먹어도 새누리당을 지지한다던 박근혜의 절대지지자들은 상당 부분 북한으로 인해 새누리당이나 박근혜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들을 골수 반북론자라고 부른다면 한국에 골수 반북론자는 거의 2-30%는 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다른 표를 조금만 더 얻어도 새누리당이 정권을 차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의 자칭 … [Read more...] about 종북, 골수 반북론자 그리고 국민통합
젊은이는 교과서 때문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무엇이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만들까? 조국은 자랑스럽다는 내용으로 가득 찬 교과서일까?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는 거의 없다. 어릴때는 통할지 몰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자부심은 대가리에 피가 마르는 순간 배신감으로 바뀐다. 더구나 요즘은 외신이 차단되고 외국여행도 금지되었던 유신 시대가 아니다. 이미 국제사회 기준을 알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다. 그 반응과 정보를 통해 젊은이들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것이다. 2002년에 거리를 붉게 … [Read more...] about 젊은이는 교과서 때문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황간, 유니짜장과 노근리
그 짜장면집을 알게 된 것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이름을 딴 한 공중파의 요리 예능프로그램에서다. ‘돼지고기와 야채를 잘게 썰어 만든 유니[肉泥]짜장’으로 유명하다는 충북의 그 중국집은 군청 소재지인 영동읍이 아니라 황간면에 있었다. 황간의 중국집과 유니짜장면 이내 잊어버리고 만 그 중국집을 다시 기억하게 된 것은 조만간 거길 찾겠다는 동료 덕분이었다. 식구들과 함께 맛난 것을 찾아가는 여행을 즐기는 이였다. 그러나, 조금 멀지 않느냐고 했더니 동료는 … [Read more...] about 황간, 유니짜장과 노근리
민족국가 : 우리 안의 불의, 우리 밖의 정의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이렇게 설파하였다. 인간이 자신의 정부를 결여한 순간 그들의 권리는 최소한으로 축소되고 어떤 권위도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남지 않았으며, 어떤 기구도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국가 없는 이들에게 소수자들로서 국가적 권리의 상실은 인간적 권리의 상실과 동일시되었다. 그녀는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길은 특정한 ‘정치공동체’에 속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으며 실제 역사에서도 한 집단에 속해 시민의 권리를 … [Read more...] about 민족국가 : 우리 안의 불의, 우리 밖의 정의
안보가 우선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불온서적을 배포하는 반정부 기업 리디북스를 고발한다
국가 비상 사태다. 나라를 걱정하며 국론 통일을 외치던 대통령께서는 몸소 탄핵을 당하며 그 뜻을 이루었다. 1년 전 수백 권의 책을 염가에 제공해 논란이 되었던 리디북스는 이 시국을 틈타 불온서적을 거의 무료로 배포하며 다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서적은 사마천이 쓴 <사기>로, 역사 속 폭군들의 유형과 그들의 최후를 아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을 보자. 1. 천하가 손해를 보는데 오직 한 사람만 이롭게 하는 유형 주나라 유왕은 애첩 … [Read more...] about 안보가 우선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불온서적을 배포하는 반정부 기업 리디북스를 고발한다
클린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생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정국에서 가장 인상 깊은 어록을 몇 개 꼽는다면, 저는 그중 단연코 이 어록을 꼽습니다. 대통령도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걸 고려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의 이 말은 국민들을 잠시동안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으며 잘못 들어간 여자 화장실에서 뛰쳐나오듯 우리는 잠시동안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가져야 했죠. 그리고 잠시 후 제정신을 차린 우리는 다시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뭐?! … [Read more...] about 클린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생활
제럴드 포드, ‘고통스러운’ 리더쉽
제럴드 포드는 미국의 제38대 대통령이다. 원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였는데, 닉슨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던 스피로 애그뉴라는 작자가 뇌물수수로 날아가는 바람에 부통령으로 지명되었다. 이후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날아간 바람에 대통령으로 승계되었다. 이런 대통령이 있었나 할 정도로 지금은 존재감이 없는 대통령인데, 전임은 닉슨, 후임은 지미 카터였다. 두 가지 면에서 기록이 있다. 국민의 선거를 거치지 않은 채 부통령도 하고 대통령도 했다는 점과,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최장수 기록을 세우고 … [Read more...] about 제럴드 포드, ‘고통스러운’ 리더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