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젊은이들에게 조국을 자랑스럽게 느끼게 만들까? 조국은 자랑스럽다는 내용으로 가득 찬 교과서일까?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는 거의 없다. 어릴때는 통할지 몰라도 그렇게 만들어진 자부심은 대가리에 피가 마르는 순간 배신감으로 바뀐다. 더구나 요즘은 외신이 차단되고 외국여행도 금지되었던 유신 시대가 아니다. 이미 국제사회 기준을 알고 있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를 어떻게 보는지 알고 있다. 그 반응과 정보를 통해 젊은이들은 자랑스럽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것이다. 2002년에 거리를 붉게 … [Read more...] about 젊은이는 교과서 때문에 제 나라를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역사
황간, 유니짜장과 노근리
그 짜장면집을 알게 된 것은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이름을 딴 한 공중파의 요리 예능프로그램에서다. ‘돼지고기와 야채를 잘게 썰어 만든 유니[肉泥]짜장’으로 유명하다는 충북의 그 중국집은 군청 소재지인 영동읍이 아니라 황간면에 있었다. 황간의 중국집과 유니짜장면 이내 잊어버리고 만 그 중국집을 다시 기억하게 된 것은 조만간 거길 찾겠다는 동료 덕분이었다. 식구들과 함께 맛난 것을 찾아가는 여행을 즐기는 이였다. 그러나, 조금 멀지 않느냐고 했더니 동료는 … [Read more...] about 황간, 유니짜장과 노근리
민족국가 : 우리 안의 불의, 우리 밖의 정의
한나 아렌트는 자신의 저서 <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이렇게 설파하였다. 인간이 자신의 정부를 결여한 순간 그들의 권리는 최소한으로 축소되고 어떤 권위도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남지 않았으며, 어떤 기구도 그들의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국가 없는 이들에게 소수자들로서 국가적 권리의 상실은 인간적 권리의 상실과 동일시되었다. 그녀는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길은 특정한 ‘정치공동체’에 속하는 길 외에는 다른 길이 없으며 실제 역사에서도 한 집단에 속해 시민의 권리를 … [Read more...] about 민족국가 : 우리 안의 불의, 우리 밖의 정의
안보가 우선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불온서적을 배포하는 반정부 기업 리디북스를 고발한다
국가 비상 사태다. 나라를 걱정하며 국론 통일을 외치던 대통령께서는 몸소 탄핵을 당하며 그 뜻을 이루었다. 1년 전 수백 권의 책을 염가에 제공해 논란이 되었던 리디북스는 이 시국을 틈타 불온서적을 거의 무료로 배포하며 다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해당 서적은 사마천이 쓴 <사기>로, 역사 속 폭군들의 유형과 그들의 최후를 아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을 보자. 1. 천하가 손해를 보는데 오직 한 사람만 이롭게 하는 유형 주나라 유왕은 애첩 … [Read more...] about 안보가 우선이다: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불온서적을 배포하는 반정부 기업 리디북스를 고발한다
클린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생활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정국에서 가장 인상 깊은 어록을 몇 개 꼽는다면, 저는 그중 단연코 이 어록을 꼽습니다. 대통령도 여성으로서 사생활이 있다는 걸 고려해 달라. 박근혜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의 이 말은 국민들을 잠시동안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여성이었다는 사실을 불현듯 깨달으며 잘못 들어간 여자 화장실에서 뛰쳐나오듯 우리는 잠시동안 알 수 없는 죄책감을 가져야 했죠. 그리고 잠시 후 제정신을 차린 우리는 다시 분노했습니다. 그래서 뭐?! … [Read more...] about 클린턴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생활
제럴드 포드, ‘고통스러운’ 리더쉽
제럴드 포드는 미국의 제38대 대통령이다. 원래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였는데, 닉슨 대통령의 부통령이었던 스피로 애그뉴라는 작자가 뇌물수수로 날아가는 바람에 부통령으로 지명되었다. 이후 닉슨이 워터게이트로 날아간 바람에 대통령으로 승계되었다. 이런 대통령이 있었나 할 정도로 지금은 존재감이 없는 대통령인데, 전임은 닉슨, 후임은 지미 카터였다. 두 가지 면에서 기록이 있다. 국민의 선거를 거치지 않은 채 부통령도 하고 대통령도 했다는 점과, 역대 대통령들 중에서 최장수 기록을 세우고 … [Read more...] about 제럴드 포드, ‘고통스러운’ 리더쉽
프로이트,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와 츠바이크의 이야기
시대정신(Zeitgeist)이라는 단어가 있다. 어떤 시대를 살던 사람들이 공유하던 관념, 사고방식, 믿음이나 이론적 전제 같은 것을 말한다. 어떤 사람이나 사건, 혹은 이론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그것이 태어난 시대와 환경의 특성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할 때가 있다. 모든 사건은 맥락 속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맥락을 떼어놓고 사건만 이해하려다 보면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디테일이나 오해마저 생기는 경우가 많다. 프로이트가 살던 시대 이는 프로이트와 정신분석학에 대해서도 … [Read more...] about 프로이트, 제대로 알고 계십니까?: 우리가 몰랐던 프로이트와 츠바이크의 이야기
‘산업역군’의 반백 년 노동을 말하다: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어느 청계천 간판 장인의 이야기 청계천에 아직 고가도로가 놓여 있던 시절의 얘기다. 도심의 별난 사람들이나 이색 풍경을 아이템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었는데 청계천 2가 공구상가에서 제보 전화 한 통이 왔다. 제보 내용은 간단했다. “공구상가 골목의 가게들 간판을 수십 년간 만들어 온 분”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노인이 있다는 곳으로 가는 함께 와중에 제보자 아저씨는 ‘이것, 저것.. 전부 다예요..’라며 간판들을 가리켰다. 간판들을 눈여겨보니 정말 수백 군데 가게의 간판 … [Read more...] about ‘산업역군’의 반백 년 노동을 말하다: 내 아버지들의 자서전
정치와 운동은 다르다
1.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2년 12월 제14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여 정계 은퇴를 하였습니다. 그 후 영국으로 건너가 연구활동을 하다가 1994년 귀국하여 1995년 7월 정계복귀 선언을 하였습니다. 한편, 1987년경부터 친정부적 노동운동을 하던 기존 노조의 민주화와 민주노조의 건설이 점차 이루어지다가 1995년 11월 11일 창립대의원대회를 열고 민주노총의 정식 출범이 이루어졌습니다. 1996년에는 국제노동기구 기준의 자주적 단결권, 쟁의권 확보, 복수노조 금지 조항 … [Read more...] about 정치와 운동은 다르다
10월, 유신독재가 시작하고 붕괴하던 날
1972년 10월 17일, 대통령 박정희는 위헌적 계엄과 국회해산 및 헌법 정지 등을 골자로 하는 대통령 특별선언을 발표했다. 삼선개헌에 이어 국회 해산과 헌법 일부 조항의 정지, 헌법개정안과 국민투표 계획 등을 내용으로 하는 4가지 비상조치를 통해 그는 민주 헌정을 파괴하고 영구집권을 위한 수순에 돌입한 것이었다. 10월 유신, 박정희의 영구집권 쿠데타 박정희의 특별선언은 10월 17일 발표 당시에는 특별선언, 특별조치, 비상선언, 비상조치, 유신적 조치 등으로 불리다가 … [Read more...] about 10월, 유신독재가 시작하고 붕괴하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