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둘 올라가는 것이 놀랍던 내 나이가 이제 3자리 숫자가 되었다. 나도 모르게 많은 기억들이 흐릿해지지만,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는 순간이 있다. 출처: 포크포크의 유튜브아내가 발견한 나의 과거의 흔적 덕분에 팔자에 없던 방송에 출연했다. 방송 출연은 사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세기 동안 알 수 없었던 아이들의 소식이 간절했다. 구하지 못했던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소식을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이 너무 컸다. 긴장을 했던 건지 탁한 공기 때문이었던 건지 목이 … [Read more...] about 669명의 아이를 구한 것을 50년간 알리지 않은 남자에게 찾아온 몰래카메라
역사
웰치스, 무알코올 와인으로 망했다가 포도주스로 성공하다
“웰치스, 그것은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무서워한 음료다” 그것은… 동네 형들이 ‘웰치스를 두 캔 마시면 잠에 들었다가 원양어선을 탄다’는 세상의 비밀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어린 마음에 괜스레 배를 탄다는 게 당황스러웠다(물론 낚시도 수영도 못하는 초딩과 함께할 원양어선 선원의 입장이 더 황당할 듯하지만). 때문에 웰치스는 맛있으나 마실 수 없는 백설공주의 독사과 같은 음료였다. 웰치스가 사실은 ‘목사님이 자기의 이름을 걸고 만든 음료라는 것’을 알았다면 조금 더 많이 마셨을까? 이 음료는 … [Read more...] about 웰치스, 무알코올 와인으로 망했다가 포도주스로 성공하다
황열병 모기에 직접 물린 사람들
황열병(Yellow Fever)는 모기를 숙주로 옮겨지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써 2013년에는 약 12만 7천 건이 발생하여 45,000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는 질병이다. 주로 아프리카 등 열대 지방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질병인 관계로 한국에서는 큰 관심이 없는 편이나 한국도 이제는 열대지방 아닌가 의심스럽지만 이전 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중남미, 미국에서도 많이 일어나서 많은 사망자를 낸 질병으로 질병의 원인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되어 온 질병이다. 가장 처음 바이러스에 의해서 … [Read more...] about 황열병 모기에 직접 물린 사람들
원두 가게부터 은행까지, 스타벅스의 모든 것
“스벅에 재난이 나면 사람들은 어디로 피할까? 바로 맞은편에 있는 스타벅스다” 스타벅스를 건너 스타벅스. 커피를 나라라고 생각하면 우리는 스타벅스라는 제국에 살고 있다. 동네에서 세계까지 어떤 골목을 돌아도 초록색 세이렌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지구가 초록색인 이유가 ‘이 많은 스타벅스 간판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그란데’가 어쩌고, ‘벤티’가 어쩌고… 낯설어했던 것도 옛말이 되었다. 이미 우리 일상 속의 한 자리를 차지한 스타벅스. 커피가 아닌 … [Read more...] about 원두 가게부터 은행까지, 스타벅스의 모든 것
정의당 위기의 근원에 관해: 세계 사민주의 정치가 처한 딜레마의 관점에서
1. 정의당 위기는 ①중장기-구조적 요인과 ②단기적-주체적 요인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이 중에서 ②에 해당하는 것은 ‘연동형 비례제’와 ‘비례 위성정당’과 관련된 것이다. 그러나, 정의당 위기의 진짜 근원은 ①중장기적-구조적 요인 때문이다. 이 부분은 더 넓게 보면 조직노동과 연계한, 세계 사민주의 정치가 처한 딜레마이기도 하다. 2. 한국에서 진보정당이란 NL/PD가 주도했지만, 사실 조직노동과의 연대를 핵심으로 한다. (여기에서 NL은 민족해방파, PD는 … [Read more...] about 정의당 위기의 근원에 관해: 세계 사민주의 정치가 처한 딜레마의 관점에서
바쁜 시민의 한끼, 캠벨 깡통 수프 이야기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요식업이 크게 타격받고 있지만 배달 식품은 많이 팔립니다. 저희 집에서도 택배로 이런저런 식품류를 많이 샀는데, 이왕 사는 김에 캠벨 깡통 수프 두 종류를 샀습니다. 야채수프와 치킨 누들 수프로요. 저는 수프 좋아하거든요. 미국에 장기 출장을 갈 때면 가끔 슈퍼마켓에서 깡통 수프를 사다 먹었는데, 짜긴 해도 제게는 나름대로 맛있습니다. 와이프는 소비자 평을 읽어보고는 맛이 없을 것이라는 이유로 캠벨 깡통 수프 사는 것에 반대했습니다만, 제가 위기의 시대엔 장기 보존 … [Read more...] about 바쁜 시민의 한끼, 캠벨 깡통 수프 이야기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⑤ ‘제국주의적 지배’와 ‘경제 성장’의 공존
※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열일곱 번째, 쌀 이출(수출)의 증가와 지주-소작제의 발달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조선총독부의 농업정책은 ‘조선’의 쌀 생산을 늘려서 ‘일본 본토’에 쌀을 풍부하게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1880년대 말 일본에서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후, 쌀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쌀 생산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다. 실제로 ‘쌀 폭동’이 일어나기도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⑤ ‘제국주의적 지배’와 ‘경제 성장’의 공존
영국이 일으키고 세계가 피해를 본 판데믹, 콜레라 이야기
최근에 누가 '이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인류 역사상 과거에도 이런 전염병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퍼진 적이 있었는지' 묻길래 최근 나폴레옹의 1812년 러시아 원정 당시 티푸스 관련 조사를 하다가 읽은 콜레라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꽤 재미있게 듣길래 아예 여기에다 그냥 정리했습니다. 원래 콜레라는 인도 갠지즈 강 유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는데 유럽에 최초로 알려진 것은 1642년 동인도 제도에서 이 병을 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의사 카리브 드 본트(Jakob de … [Read more...] about 영국이 일으키고 세계가 피해를 본 판데믹, 콜레라 이야기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유권자 이야기
1. 호남 사람들에게는 공포, 한(恨), 자부심이 동시에 있다. 호남은 1980년 광주학살을 거치며 ‘전라도이기 때문에’ 학살당했다는 공포를 갖게 됐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한이었고, 한편으로는 자부심이었다. 군부독재에 맞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호남 사람들에게는 꿈이 있었다. 1971년 화려하게 한국 정치의 리더로 등장한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정치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은 ‘호남이 배출한’ 정치가였다. 김대중은 일본에서 김대중 … [Read more...] about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유권자 이야기
정답과 단선적인 사고가 아닌, 과정과 사유로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역작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결혼과 페미니스트 사이 결혼에 관한 책을 쓰면서 삶의 복잡성을 느꼈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며 페미니스트로 살고 싶은데, 결혼 또한 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랜 고민 끝 내가 알게 된 것은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과 결혼하는 것 모두 잘못되지 않았으며, 배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현실의 결혼은 물론 고칠 곳이 많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제도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잘못일 순 없었다. 오히려 문제라면 제도를 통한 안정적인 결합이 이성애자 연인들에게만 … [Read more...] about 정답과 단선적인 사고가 아닌, 과정과 사유로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역작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