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장편 애니메이션을 보기 시작한 건 다섯 살 무렵부터였다. <로보카 폴리>나 <출동! 슈퍼윙스> 같이 보통 15분 안쪽에서 끝나는 짧은 애니메이션만 보던 아이가 긴 스토리를 집중력 있게 볼 수 있을지 살짝 걱정했으나, 기우였다. 재미있는 이야기라면 아이들은 긴 플롯도 무리 없이 소화한다. 게다가 디즈니 영화다. 이 무서운 회사는 대부분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아이들이 더 어릴 때부터 대강의 스토리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수많은 유아용 책으로 미리 깔아 두었다. 자기 … [Read more...] about 바기라와 발루, 부모의 두 가지 마음
니모를 찾는 아빠의 입장에서: 소중한 만큼 거리 두기
아이가 서너 살이 되었을 즈음부터 아쿠아리움에 많이 데리고 다녔다. 아직 제도권 교육을 받기 전이어서였는지는 몰라도, 이리저리 유영하는 물고기들을 보며 어린아이는 꽤나 신기해했다. 맑은 그 표정이 좋았다. 아침부터 헐레벌떡 준비해서 애써 걸음한 보람이 느껴진달까. 요즘 같으면 '뭐야 (하나), 시시해 (둘), 재미없어 (셋!)' 하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며 빼앗은 내 휴대폰으로 포켓몬이나 잡으려 했을 텐데.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고기는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상어였지만, 대형 … [Read more...] about 니모를 찾는 아빠의 입장에서: 소중한 만큼 거리 두기
“환불 원정대”와 “커피 프린스 1호점”: 그 시절의 엄정화와 고은찬, 기억하고 있나요?
<놀면 뭐하니?>와 엄정화 토요일이었다. 시작은 친구로부터 걸려온 한 통의 전화에서였다. 시간이 얼마나 남아도는지 내가 페북에 올리는 글을 꼬박꼬박 좋아요 눌러주는 것도 모자라 선공유 후감상한다고 댓글까지 달아주는 불알친구. 이 녀석이 다짜고짜 전화통에 대고 하는 말이, 엄청 울었단다. MBC <놀면 뭐하니? - 환불 원정대> 편을 보다 울음보가 터졌다고 한다. (사회적 위신을 생각하여 구체적인 직업까진 노출하지 않겠다. 네 계급을 하늘같이 쳐다볼 사병들은 뭐라 … [Read more...] about “환불 원정대”와 “커피 프린스 1호점”: 그 시절의 엄정화와 고은찬, 기억하고 있나요?
“신데렐라”: 지금 보니 신데렐라보다 새엄마가 더 불쌍하더라
신데렐라는 어려서 부모님을 잃고요~ 계모와 언니들에게 구박을 받았더래요~ 아이가 언젠가부터 신데렐라 동요를 부르고 다니기 시작했다. 어린이집 친구들과 놀다가 배운 게 아닐까 싶다. 노래를 부르다 신데렐라에 대한 관심이 커졌던 걸까? 진짜 신데렐라를 보여달란다. 책으로 읽어주는 것 말고.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신데렐라』 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화면 비율이 요즘 TV에 맞지 않게 4:3인 것만 빼고는 볼만한 화질이었다. 영화 길이는 74분. 어린아이들이 … [Read more...] about “신데렐라”: 지금 보니 신데렐라보다 새엄마가 더 불쌍하더라
“마녀 배달부 키키”: 돌아갈 곳이 있는 소녀의 모험
올해 초 넷플릭스를 통해 20여 편에 달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게 된 것은 코로나 시대의 행운이었다. 사상 초유의 입학 지연 사태로 인해 아이가 봄철 내내 학교에 갈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지브리까지 없었다면… 아이고야. 위기 속에서 지브리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나름 대안학교의 역할을 충실히 해 냈다. 매일같이 보는 TV 애니메이션과는 사뭇 다른 컬러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이었기 때문에 두 아이 모두 꽤나 흥미롭게 이 여정에 참여했다. 어쩌면 지브리가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준 … [Read more...] about “마녀 배달부 키키”: 돌아갈 곳이 있는 소녀의 모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