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열일곱 번째, 쌀 이출(수출)의 증가와 지주-소작제의 발달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조선총독부의 농업정책은 ‘조선’의 쌀 생산을 늘려서 ‘일본 본토’에 쌀을 풍부하게 공급하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1880년대 말 일본에서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제1차 세계대전(1914–1918) 이후, 쌀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쌀 생산만으로는 감당이 안 됐다. 실제로 ‘쌀 폭동’이 일어나기도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⑤ ‘제국주의적 지배’와 ‘경제 성장’의 공존
역사
영국이 일으키고 세계가 피해를 본 판데믹, 콜레라 이야기
최근에 누가 '이 코로나-19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인류 역사상 과거에도 이런 전염병이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퍼진 적이 있었는지' 묻길래 최근 나폴레옹의 1812년 러시아 원정 당시 티푸스 관련 조사를 하다가 읽은 콜레라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꽤 재미있게 듣길래 아예 여기에다 그냥 정리했습니다. 원래 콜레라는 인도 갠지즈 강 유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는데 유럽에 최초로 알려진 것은 1642년 동인도 제도에서 이 병을 본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소속 의사 카리브 드 본트(Jakob de … [Read more...] about 영국이 일으키고 세계가 피해를 본 판데믹, 콜레라 이야기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유권자 이야기
1. 호남 사람들에게는 공포, 한(恨), 자부심이 동시에 있다. 호남은 1980년 광주학살을 거치며 ‘전라도이기 때문에’ 학살당했다는 공포를 갖게 됐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한이었고, 한편으로는 자부심이었다. 군부독재에 맞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한편, 호남 사람들에게는 꿈이 있었다. 1971년 화려하게 한국 정치의 리더로 등장한 김대중이라는 걸출한 정치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대중은 ‘호남이 배출한’ 정치가였다. 김대중은 일본에서 김대중 … [Read more...] about 금태섭 의원의 경선 탈락을 보며: 김대중 대통령과 호남 유권자 이야기
정답과 단선적인 사고가 아닌, 과정과 사유로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역작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결혼과 페미니스트 사이 결혼에 관한 책을 쓰면서 삶의 복잡성을 느꼈다.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로 정체화하며 페미니스트로 살고 싶은데, 결혼 또한 하고 싶었던 것이다. 오랜 고민 끝 내가 알게 된 것은 페미니스트로 사는 것과 결혼하는 것 모두 잘못되지 않았으며, 배치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현실의 결혼은 물론 고칠 곳이 많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제도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잘못일 순 없었다. 오히려 문제라면 제도를 통한 안정적인 결합이 이성애자 연인들에게만 … [Read more...] about 정답과 단선적인 사고가 아닌, 과정과 사유로의 페미니즘을 이야기하는 역작 『100가지 물건으로 다시 쓰는 여성 세계사』
목화씨 대신 모카씨, 커피계의 문익점들
문익점 선생님이 왜 모카씨를 숨겨왔는지 알 거 같다. 문익점 선생님 땡큐~♡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는 모카라떼를 마시며 문익점 선생님께 무한 리스펙을 보낸다. 비록 문익점 선생님이 가져온 것은 모카 씨가 아니라 목화 씨라는 게 함정이지만. 이 대사 한 마디는 마시즘의 심금을 울렸다. 만약에 문익점 선생님이 모카 커피 씨앗을 가져왔다면 우리의 지금 모습은 어떻게 되었을까? 단지 우리나라가 아니었을 뿐. 실제로 모카 씨를 훔친 문익점들이 있었다. 그들의 나쁜 손(…) 덕분에 우리는 … [Read more...] about 목화씨 대신 모카씨, 커피계의 문익점들
인문학을 쉽게 접근하려면 고전보다 이 책을 읽어라
『국가』를 읽은 감상: “플라톤은 정신병자인가…” 대학생 시절, 나는 교양에 탐닉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온갖 책들을 읽었다. 한번은 기왕 정치철학을 공부할 거, 원류에서부터 시작하겠답시고 플라톤의 『국가』를 꺼내 들었다. 대실수였다. 그 결과? 6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책을 완독한 후 내 머리에 남은 건 대충 이런 것들이었다. 이데아, 철인 정치, 그리고… ‘플라톤은 제정신이 아니다’ 정도? 『향연』도 읽었는데 더욱 심했다. 여자와의 사랑은 잘못된 거고, 남자와의 사랑은 찐인데, 성인 … [Read more...] about 인문학을 쉽게 접근하려면 고전보다 이 책을 읽어라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
※ 「③ 조선, ‘인구의 25%가 굶어 죽는’ 나라」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열네 번째, ‘대분기의 세계사’와 조선 버전: 자본주의 맹아론의 허무맹랑함 ‘자본주의 맹아론’의 허무맹랑함은 이제는 많이 알려져서 자세히 다룰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의미 있게 다가왔던 부분은 역사의 보편성=법칙성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의 문제였다. 역사는 필연적인 법칙에 따라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문제해결 과정이다. 181쪽 참으로 멋있는 표현, 멋있는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④ ‘대분기의 세계사’ 조선을 몰락시키다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③ 조선, ‘인구의 25%가 굶어 죽는’ 나라
※ 「② 조선, ‘인구의 30–40%’가 노비인 사회」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아홉 번째, 노비제를 대체한 소농경영의 발달, 지주-소작제의 확산 18세기 이후 노비제가 쇠퇴한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소농 경영이 성장했기 때문이다. 소농 경영이란, 17세기부터 확산된 ‘부부’가 중심이 된, 가족 노동력을 이용한 농업경영이다. 18세기부터 대토지를 소유한 양반 지주 입장에서, 노비를 활용한 농업경영의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도망가는 노비가 많아졌고(=추노 금지), 노비의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③ 조선, ‘인구의 25%가 굶어 죽는’ 나라
미국 선거인단 제도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 인종차별
※ The Atlantic에 뉴욕대학교 법과대학 브레넌 정의센터의 펠로우,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이자 윌프레드 코드링턴(Wilfred Codrington III)이 쓴 「The Electoral College’s Racist Origins」을 번역한 글입니다. 미국의 정치 제도는 지금 피부색에 상관없이 평등한 참정권을 보장한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지난 2013년 대법원이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 일부를 위헌이라고 판결한 것이 타당하다고 할 수 … [Read more...] about 미국 선거인단 제도에 숨은 어두운 그림자: 인종차별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② 조선, ‘인구의 30–40%’가 노비인 사회
※ 「① ‘한국 경제사’에 입문해보자」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넷째, 한반도의 고대는 노예제 사회였을까? 우선 한반도 역사에서 있었던 것은 노비(奴婢)다. 남자 노비가 노(奴), 여자 노비가 비(婢)다. 고대 그리스는 ‘노예제 사회’였다. 그리스 민주주의는 노예제에 기반한 전사(戰士) 민주주의였다. 그리스의 ‘시민’은 정치적 주체이자 동시에 전쟁의 주체였다. 고대 한반도는 어땠을까? 고대 한반도가 노예제 사회였는지 여부를 따지려면, 노예의 개념과 노예제 사회의 개념을 … [Read more...] about [대체로 무해한 한국사] ② 조선, ‘인구의 30–40%’가 노비인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