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안에 대한 정보가 유통되고 공개 토론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건설적 담론 형성을 방해하는 진상질을 하려면, 나름대로 상당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해당 사안에 대해서 어떤 방향과 수준에서든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하고, 타인을 설득하려는 의지를 발휘해야 하며,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라는 지극히 한정된 자원을 할애해야 한다. 진상질을 직업적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예를 들어 실체가 아무리 드러나도 규제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댓글 알바’ 같은), 자신만의 동기부여 없이는 저절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 [Read more...] about 정의와 진상의 경계, 온라인 다크나이트
시사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건에서 여러 논제를 분리해야 하는 이유
감정적으로 민감한 성격의 사건이 벌어졌을 때엔 선악의 구도가 명확한 채로 토론이 전개되는 경우가 잦은데 이는 때때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사건 이면의 여러 질문들을 봉쇄함으로써 토론의 장을 축소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A를 욕하는 시점에 ‘하지만 이런 점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말할 경우 ‘물타기하지 마라!’라는 식의 응대가 대세를 이루는 걸 우린 심심찮게 본다. 이는 큰 손실이다. 그 사건을 계기로 우리사회 이면의 여러 논제들을 다룰 수 있는 기회를 송두리째 날려버리는 … [Read more...] about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건에서 여러 논제를 분리해야 하는 이유
명사만 바꾸면 되는 이야기
일러두기: 아래 사례는 구한 말 재판 제도 변화에 대한 실제 연구 결과([1][2])를 재구성한 것이다. 1. 구한말 A: 너네, 이번에 부임한 이토 통감 지지한다며? B: 응. 일본 법은 정말 좋아. 공정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 줘. C: 당사자에게 변호를 할 기회를 주고, 법전에 정해진 대로 판결하고, 진짜 재판을 받고 있다는 기분이 들지. A: 그래도 원래 법에는 고을 원님한테 가서 재판을 해달라고 되어 있지 않니? B: 법? 무슨 법, … [Read more...] about 명사만 바꾸면 되는 이야기
일그러진 욕망이, 숭례문을 불태우다
구정 연휴 마지막 날이었다. 좌석 하나 빈 곳 없는 KTX차를 타고 돌아오는데 객차 내 모니터에 이상한 글자들이 떴다. “숭례문 화재 발생, 긴급 진화 중” 아이들 챙기고 짐 내리느라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집으로 돌아갔다. 대충 짐 정리한 후 옷 갈아 입고 소파에 걸터앉아 리모콘 버튼을 누른 순간 나는 얼어붙고 말았다. 숭례문, 하지만 그 이름보다는 ‘남대문’에 더 익숙한 옛 도성의 문루가 활활 붙타오르고 있었던 것이다. 국보 1호라고는 하지만 왜 그게 국보 1호인지 모르겠다고 … [Read more...] about 일그러진 욕망이, 숭례문을 불태우다
‘생탁 노동자 외면’ 조경태, 진짜 야당 의원 맞나?
부산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야당의원으로 3선 의원인 새정치연합 조경태 의원, 조경태 의원의 홈페이지에 가면 '열심히 땀 흘리는 여러분이 주인인 세상을 만드는 그날까지 경태의 수레바퀴는 쉬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야당 의원으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 열심히 일한 대가를 제대로 받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말을 보면 당연하면서도 기특해 보입니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새누리당의 뻔지르르한 말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역구 사무실 앞에서 280일 넘게 … [Read more...] about ‘생탁 노동자 외면’ 조경태, 진짜 야당 의원 맞나?
빈부격차의 대물림, 기회의 평등은 갈수록 옛말이 되고 있다
‘아메리칸 드림’은 기회의 땅 미국을 상징하는 말입니다. 미국은 여전히 열심히 일하면 배부르게 잘 살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된 땅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충분한 기회가 보장된 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들어 여러 차례 밝혀졌죠. 특히 부잣집에서 태어났느냐,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느냐가 평생 경제력에 미치는 영향은 갈수록 커졌습니다. 부유한 부모는 자식 교육에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이고 높은 교육을 받은 자녀들은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해 돈을 더 잘 버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지는 … [Read more...] about 빈부격차의 대물림, 기회의 평등은 갈수록 옛말이 되고 있다
부산은행역명 특혜, 유착이 낳은 비리 불감증
부산교통공사가 지하철 역명에 사기업명을 넣어 특혜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병행표기 방식(주역명 뒤에 부역명을 괄호로 표기)이 아니다. 기존 역명인 ‘문전역’을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으로 통째로 바꾼 것이다. 부산지하철 101개 역명 중 사기업명이 주역명으로 표기된 건 ‘부산은행’ 뿐이다. 게다가 국제금융센터에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많은 기관이 입주해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 특혜가 분명하다. 수익 포기... 특혜가 분명 얼핏 들으면 … [Read more...] about 부산은행역명 특혜, 유착이 낳은 비리 불감증
옹달샘 장동민의 사과가 적절하지 않은 이유
!@#… 개그맨 팀 옹달샘 파문으로 돌아보는, 혐오발언 과거를 지닌 연예인을 대하는 자세에 관하여 간단한 생각 메모.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상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 발언이 금기시되는 것. 그걸 위해 필요한 것을, 역산해야 한다. A. 혐오발언자의 명시적 반성과 개선: 최소 3가지 요인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A1.가해사실의 구체적 인식. A2.그것이 잘못임을 구체적 인정, 구체적 대상에 사과. A3.구체적 개선 플랜. 모두 갖추지 않았으면, B로. B. A를 … [Read more...] about 옹달샘 장동민의 사과가 적절하지 않은 이유
진보의 몰락, 그 서막에 불과하다
4.29재보선이 새정치민주연합의 참패로 끝났다. 한국 정치지형 재편이라는 거대한 지진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진보의 몰락과 보수우위의 공고화가 가시권에 들어 온 것이다. 진보진영은 경제영역의 좌파 기득권, 지역적으로 호남, 정치이념상 진보성향유권자의 3者연합체다. 1987년 이후 유지되어 온 이 3者연합에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좌파 기득권의 일방적 패권주의에 반발하는 호남과 진보성향 유권자의 이탈로 진보균열이 시작된 것이다. 진보만의 균열은 보수우위 체제로의 재편과 … [Read more...] about 진보의 몰락, 그 서막에 불과하다
재보선 전 날, 조선일보의 ‘노무현-성완종’ 물타기
재보선 전 날, 조선일보의 헤드라인 28일 밤, 조선일보의 인터넷 헤드라인이다. 이 기사는 실제 조선일보 지면에는 29일자 4면에 비교적 작게 실렸으나, 인터넷판에서는 대서특필되며 chosun.com에서는 인기 기사 1위, 미디어다음에서도 많이 본 뉴스 4위(댓글 많은 뉴스로는 1위)에 올랐다. 자극적인 타이틀이다. 이 제목만 보면 성완종은 민주당 정치인이고 노무현과는 영혼의 베스트프렌드 쯤 되는 것 같다. (물론 실제로 그는 새누리당 전 국회의원이었다.) 조선일보: "盧 … [Read more...] about 재보선 전 날, 조선일보의 ‘노무현-성완종’ 물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