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옷에 녹음기를 달아 유치원에 보낸 한 여성의 이야기가 논란이 된 듯하다. 우연히 관련 기사를 보았는데, 댓글의 대부분은 아이의 엄마를 비난했다. 일단 불법적인 행위이기도 하고, 유치원 교사의 인권이나 기분은 어떻겠냐는 말들은 대체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공감을 많이 받은 댓글 중 '그러니 맘충소리 듣지.' '이러니 맘충이라는 비속어가 생기고, 노키즈존 생기는 거 아니냐.' 같은 말이 쓰여 있었다. 만약 녹음기를 달게 한 게 아빠였다면 어땠을까? 혹은 아빠가 … [Read more...] about 아이를 낳지 않는 여성은 집안의 죄인이 되고, 아이를 낳은 여성은 사회의 죄인이 된다
문화
[제주에서 한 달 살기] ① 준비 편
꿈꾸던 제주에서 꿈 같은 한 달 우리 한 달만 살자! 열세 살 첫 제주여행을 이후로 제주도를 오가는 여행자로만 20년 넘게 살았다. 그러다 문득 (사실은 매번…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ㅠㅠ) 잠시 떠나온 여행자가 아닌, 조금 길게 머무는 여행자가 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어느 날 불쑥 제주로 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밤을 카페와 블로그를 전전하며 부러운 맘을 달랬던가. 막상 저지르고 보니 그동안 그토록 넘기 힘들던 ‘한 달’의 벽은 내 인생에서 얼마 안 되는 짧은 순간이라는 것을 … [Read more...] about [제주에서 한 달 살기] ① 준비 편
[나는 어떻게 행동경제학으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났나] ②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 Financial Times의 「Tim Harford: how behavioural economics helped kick my phone addict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① 이 사람은 무려 트위터를 끊었다」에서 이어집니다. 남은 시간을 보낸 방법 경제학에서 가장 중요한,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개념에는 기회비용이라는 것이 있다. 무언가를 하겠다는 우리의 모든 결정은 동시에 다른 무언가를 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포함한다. 저녁 시간의 강연에 … [Read more...] about [나는 어떻게 행동경제학으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났나] ②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블루보틀 열풍: 청년들은 이미지를 소유하길 원한다
블루보틀 매장이 대단한 화제다. 수많은 사람이 평균 서너 시간씩 줄을 서서까지 이 특별한 커피를 경험하고자 한다. 블루보틀이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졌음에도 매장 수를 가급적 제한하고, 우리나라에는 처음 들어왔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열광이 이해될 법도 하다. 더군다나 커피 업계에서는 블루보틀을 필두로 한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제3의 물결’이라고까지 부르니, 더욱 이 힙하고 핫한 문화를 향한 열망도 마냥 이상한 것만은 아닐 것이다. 하나 흥미로운 점은 블루보틀이 표방하는 ‘느림의 … [Read more...] about 블루보틀 열풍: 청년들은 이미지를 소유하길 원한다
수학이 무슨 쓸모가 있느냐고 묻는 당신에게
※ 계간 《오늘의 교육》26호에 게재한 「수학이 도대체 무슨 쓸모가 있느냐고 묻는 당신에게」를 수정·보완한 글입니다. 시와 음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쓸모가 있을까? 시와 음악이 우리의 삶에 어떤 쓸모가 있을까? 문학과 예술을 배우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유익을 가져다줄까? 아주 오래전부터, 그러니까 인류가 역사 속에 등장하면서부터 시와 음악은 존재해 왔다. 그러니 시와 음악의 쓸모를 따지려면 '쓸모 있음/없음', 즉 '유용성'이라는 개념의 역사에 대해 성찰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 [Read more...] about 수학이 무슨 쓸모가 있느냐고 묻는 당신에게
드랙(Drag) 문화가 우리에게 묻는다: 드랙 아티스트 지반 인터뷰
‘헤드윅’을 아는가? 풍성한 웨이브의 금빛 가발을 쓰고 짙은 화장을 한 그를, 그녀를 아는가? 영화와 뮤지컬로 알려진 〈헤드윅〉 속 주인공의 모습은 낯설다. 남성의 몸을 가졌어도 우리가 겪어온 남성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화려한 가발에 과한 메이크업을 하고 통념을 깨는 의상을 입는다. 성(Gender)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시선에 갇히지 않고 분장과 공연을 통해 자아를 표출한다. 우리는 작품 속 헤드윅 같은 이들을 ‘드랙 아티스트(Drag Artist)’라 부르고, 그 문화를 … [Read more...] about 드랙(Drag) 문화가 우리에게 묻는다: 드랙 아티스트 지반 인터뷰
“장애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 환경에 있습니다”
※ The Guardian의 「‘People aren’t disabled, their city is’: inside Europe’s most accessible city」를 번역한 글입니다. 2019년 접근성 높은 도시 상(2019 Access City Award)을 수상한 네덜란드 브레다를 취재 차 방문했을 때 저는 평소와는 조금 다른 선택을 했습니다. 기차역에서 2km가량 떨어진 호텔까지 택시를 타는 대신 휠체어를 타고 가보기로 한 것이죠. 실제로 휠체어 사용자가 얼마나 편하게 … [Read more...] about “장애는 사람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도시 환경에 있습니다”
우울증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될 글
우울증은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 같다. 첫 번째 단계는 아직 만성적인 우울증은 아니지만 앞으로 그렇게 될만한 가능성이 있는 상태이다. 이 단계를 우울증으로 경험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두 번째 단계는 만성적인 우울증이다. 장기적으로 우리 몸과 뇌가 첫 번째 단계의 원인에 맞추어 변화된 상태다. 이때는 우울증뿐 아니라 무기력증, 만성피로, 일부 불안증, 일부 성격장애 등과 관련된다. 첫 번째 단계 첫 번째 단계는 … [Read more...] about 우울증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될 글
아무튼, 심리상담 유통 중
심리상담센터는 그냥 사업과 다른 거 같다. 그럴 수밖에 없고. 상담 윤리, 상담자 소진, 내담자 이익, 직원 복지 등 수많은 요소를 고려하며 아주 천천히 섬세하게 움직여야 하는 사업. 이 사업은 분명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한계들 속에서 우리가 어떤 경험들을 만날 수 있을지 그건 무한한 불확실 속에 있다.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 [Read more...] about 아무튼, 심리상담 유통 중
[나는 어떻게 행동경제학으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났나] ① 이 사람은 무려 트위터를 끊었다
※ Financial Times의 「Tim Harford: how behavioural economics helped kick my phone addiction」을 번역한 글입니다. 2011년은 내게 무척 중요한 해였다. 아들이 태어났고, 새로운 도시로 이사했으며, 책을 한 권 펴냈다.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더 중요한 일이 그 해에 있었다. 2월 9일, 나는 첫 스마트폰을 샀다. 당시 나는 그 일이 내 인생에 큰 의미를 가지게 될 줄은 몰랐다. 일기장에도 그 사실을 써 놓지 않았다. … [Read more...] about [나는 어떻게 행동경제학으로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났나] ① 이 사람은 무려 트위터를 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