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관하여 이 책의 구조는 건축과 닮아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건축의 프로세스와 닮아 있다. 도시와 건축, 개인과 공간, 영감의 원천으로, 거시적인 것에서 미시적인 것으로, 개념과 실재를 넘나들며 완성해 가는 프로세스와 닮아 있는 것이다. 이는 건축이 현학적이고 범접하기 어려운 지식인의 것이 아니라, 건축 그리고 공간이 또 도시가 우리의 삶의 일부라고 말하고 싶었던 저자의 의도라 생각한다. 그래서 저자는 개인적 경험을 끌어들이고 또 여러 질문을 던져 가면서 … [Read more...] about ‘모든 공간에는 비밀이 있다’: 도시인이 가져야 할 지적 상식에 대하여
문화
내 이름은 변태왕
※ 해당 기사는 해냄출판사의 후원으로 제작되었습니다. … [Read more...] about 내 이름은 변태왕
북유럽 마트에서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다?
선택 장애는 선택지가 너무 많아 선택이 어려운 상황을 빗대는 말이다. 거리에 즐비한 수많은 레스토랑, 인터넷에 넘치는 수많은 맛집 추천 글을 보면 저녁 메뉴 하나를 정하기도 굉장히 버겁다. 하나의 선택지만 있으면 그것만 선택하면 되는데, 선택의 자유가 늘어날수록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게 된다. 하나의 선택지만 존재한다는 것은 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선택을 고민할 여지가 없다는 점에서는 시간도 절약하고, 심리적으로도 더 편할 때도 있다. 그런데 나는 저녁 메뉴를 정할 때보다 … [Read more...] about 북유럽 마트에서는 선택에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다?
〈기생충〉이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한 영화가 된 이유
※ The Guardian의 「How Parasite became the most talked about foreign language film of 2019」을 번역한 글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은 미국 개봉 5주 만에 매출 1,000만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11월 13일 기준 1,130만 달러로, 상영관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매출 증가 폭도 오히려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영화 시장의 규모를 고려하면 내세울 만한 매출액이 아닐지 몰라도 영어 아닌 언어로 … [Read more...] about 〈기생충〉이 2019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한 영화가 된 이유
육아는 꼭 그리 힘들어야만 하는 걸까
애 생기기 전에 많이 놀아. 신혼 때 참으로 자주 듣는 말이다. 애 나오기 전에 놀아야지. 임신한 여자들이 흔히 하고 듣는 말이다. 그러고 마치 인생의 황금 여행 기회는 이제 마지막이라는 비장함까지 느껴지기도 할 정도로 만삭의 배를 부여잡고 태교 여행을 떠나는 모습도 종종 본다. 나 역시 무자식과 유자식의 옵션 사이에서 그간 심적으로 수백만 번쯤 와따리 가따리 하는 동안 제일 큰 마음의 허들은 역시, "아 난 아직도 인생에서 재미있는 게 이리 많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은데 … [Read more...] about 육아는 꼭 그리 힘들어야만 하는 걸까
어니스트 티, 음료로 세상을 바꾸다
음료의 출시란 반장선거 같은 것이다 세상에는 많은 음료가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것은 소수에 불과하다. 심지어 ‘요즘 마실 만한 것이 없다’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것을 풀어주는 것이 음료계의 거목(?) 마시즘이 아니겠는가. 때문에 생각한다. 과연 사람들이 사랑하는 음료에는 어떤 특별한 모습이 있을까? 사랑받은 음료는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세상을 바꿔왔다. 거칠게 말하자면 맥주 덕분에 건배를 하는 축하잔치가 생기는 것이고, 커피 덕분에 야근을 하는 것이다. … [Read more...] about 어니스트 티, 음료로 세상을 바꾸다
시작이 밤이다, 포기하지 마세요 ‘보늬밤조림’
이거 얼른 넣어둬. 반가우니까 주는 거야! 아이, 정말. 안 그러셔도 된다니까요! 참. 양평 생산자님들을 뵌 지도 벌써 7년째다. 해마다 ‘가을을 걷는’ 이쯤이 되어 만나면 반가운 마음에 안부를 묻는 것조차 잊고 막걸리부터 기울이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업무가 바뀌어서 그때처럼 수시로 뵐 일은 없지만, 마치 어제 만난 사이같이 살갑다. 이날도 기껏 버섯 한 봉지를 사는데 그 옆에 있던 잎채소며 고구마며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주시던 탓에 어깨에 멘 가방이 무거울 정도였다. 특히 이날은 … [Read more...] about 시작이 밤이다, 포기하지 마세요 ‘보늬밤조림’
돈의 의미
※ Four Pillar Freedom의 「Why Money is Everything」을 번역한 글입니다. 돈을 우선시하는 게 '탐욕'만이 아닌 이유 조 로건과 나발 라비칸트의 인터뷰를 들어보면, 나발의 이런 말이 나온다. 조 당신은 비록 한 명의 인간에 불과하지만, 실제로는 좋든 싫든 전 우주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면서 나발은 외계인이 찾아와서 다음과 같이 대화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고 한다. 외계인: “저것은 무엇인가?” 인간: “조 로건이다.” 외계인: “조 … [Read more...] about 돈의 의미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영화 ‘건축학개론’이 싫은 이유
영화 〈건축학개론〉을 아주 싫어한다. 처음부터 싫었다. 물론 사람들이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는 이해하고, 나 역시 영화가 내뿜는 감수성에는 공감하는 측면이 있지만 말이다. 그 시절의 공기, 그 시절의 음악, 그 시절의 감성. 돌아오지 않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 다만 영화가 서연(수지와 한가인 분)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나중에 이 영화를 좋아하는 많은 남성이 그 대목에서 분노는커녕 오히려 감명을 받는 것을 보고 그만 놀라고 말았다. 아니 썸 타던 여자, 자기가 … [Read more...] about ‘친절하게 웃어주면 결혼까지 생각하는 남자들’: 영화 ‘건축학개론’이 싫은 이유
빵을 먹으면 배가 쉽게 꺼진다?: 서양식 음식 궁합 이야기
전에 「토르 라그나로크 - 바이킹들의 빵」에서 스칸디나비아 지방에서 주로 먹는 크네케브뢰(knäckebröd, 덴마크어로는 knækbrød, 영어로는 crispbread)라는 빵에 관해서 간단히 적은 바가 있었습니다. 최근 이케아에 갔다가 결국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작은 크네케브뢰 한 팩을 사고야 말았습니다. 이전 글에서는 맛이 없다고 했지만, 아무리 맛이 없다고 해도 먹어보고 욕을 하는 것과 먹어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의 말만 듣고 욕을 하는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 [Read more...] about 빵을 먹으면 배가 쉽게 꺼진다?: 서양식 음식 궁합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