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테스트기에 두 줄이 선명하게 뜨고 병원에 가서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드라마에서 봤던 것처럼 펄쩍 뛰며 좋아하기보단 걱정이 앞섰다. 아. 나 이제 뭐 해야 하지? 주변 친구 중에 임신한 친구도 없었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국내 최대 임신·출산·육아 정보 카페라는 곳에 가입해서 이것저것 읽기 시작했다. 성별을 알고 싶어서 각도를 재서 짐작해보는 ‘각도법’ 이야기부터 ‘이게 가진통인가요? 진진통인가요?’라는 글까지 처음 듣는 단어가 넘쳐났다. 인터넷에 … [Read more...] about 내가 선택한 방법으로 출산하고 싶어요
문화
하나님은 당신 편이 아닐 수도 있다
한국교회 목사들과 교인들의 온갖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인 범죄와 기독교 신앙이 어쩜 그렇게 '찰떡궁합의 케미'를 보여줄 수 있는지 내게는 항상 일관된 관심과 분석의 대상이다. 너무나 여러 이유가 있고 다채로운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 이유 중 하나가 '하나님은 내 편'이라는 아전인수적 신앙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교회에서 부르는 찬양 가사나 시중에 나온 QT교재를 봐도 대부분 '주님과 나'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한국교회 비리나 사건, 사고를 보도하는 참담한 기사에 달리는 … [Read more...] about 하나님은 당신 편이 아닐 수도 있다
지금의 10대를 ‘마스 제너레이션’이라 부르는 까닭
설 연휴, TV에서 마땅히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어 넷플릭스를 살펴보았다. 이 패턴만 봐도 TV 시대의 위험이 단적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TV에 볼만한 게 없어도 채널을 돌리면서 어떻게든 맘에 드는 채널을 찾으려 했지만 이제는 한 바퀴만 돌려보고 마땅한 채널이 없으면 바로 넷플릭스를 켜는 시대다. 최근 고향에 있는 부모님 댁의 TV가 대형 스마트TV로 바뀌면서 넷플릭스가 연동된다. 큰 화면으로 보는 넷플릭스의 UHD 4K 영상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신세계다. 아직도 어떤 순간 깜짝 놀라며 … [Read more...] about 지금의 10대를 ‘마스 제너레이션’이라 부르는 까닭
백인 구원자 영화의 부상과 몰락
※ The Economist의 「The rise and fall of the award-winning white-saviour film」을 번역한 글입니다. 할리우드 영화계가 인종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영화가 인종 문제를 다루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잠시나마 만족했죠. 1962년 케네디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민권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 해 〈앵무새 죽이기〉와 〈아라비아의 로렌스〉가 나왔습니다. 현실에서는 흑인 운동가들이 민권 운동을 이끌기 … [Read more...] about 백인 구원자 영화의 부상과 몰락
소통의 기술: 인간을 알아야 소통을 한다
외롭거나, 아니면 천박하거나 학부 재학 중에 철학자 탁석산 선생님의 말하기 특강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 탁 선생님은 쇼펜하우어를 인용하면서 사람은 ‘외롭거나, 아니면 천박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여기서 외로운 삶이란 철학자 칸트처럼 이성의 명령에 따라 논리적으로 사는 삶이다. 탁 선생님은 그렇게 살면 고결할 수는 있지만 친구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천박한 삶이란 이성보다는 좀 더 감정과 본능에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다. 탁 선생님은 이 경우 삶은 … [Read more...] about 소통의 기술: 인간을 알아야 소통을 한다
명절의 거실 같은 지루함 ‘골든슬럼버’
※ 이 글은 영화 <골든슬럼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강도 위협을 당하던 아이돌 가수를 구해 모범시민 상을 받은 평범한 택배기사 김건우(강동원)는 오랜만에 연락을 준 무열(윤계상)을 만난다. 광화문에서 만난 무열은 어딘가 초조해 보인다. 잠시 건우가 택배를 배달하러 나간 사이 여당의 대선후보가 타고 있는 차량이 광화문 도로에서 폭발하고, 후보는 현장에서 즉사한다. 무열은 갑자기 건우가 대선후보 암살범이라며 살려면 도망치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건우는 … [Read more...] about 명절의 거실 같은 지루함 ‘골든슬럼버’
나는 여전히 친구가 사귀고 싶다
친구라는 것은 몇 살까지 만들 수 있는 걸까? 다들 사회에 나오면 진짜 친구를 만들기 힘들다고 하는데 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지 않는걸. 나는 여전히 좋은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우리는 친구는 될 수 없는 걸까? 아니면 우리의 이 우연한 접점이 아주 느리지만 오랫동안 이어진다면 언젠가 우리도 무엇이 될 수 있을까? 원문: 서늘한 여름밤 … [Read more...] about 나는 여전히 친구가 사귀고 싶다
당신의 이야기, 써도 괜찮습니까?
일반적인 주제를 경계하라. 일상생활이 제공하는 것들에 매달려라. _라이너 마리아 릴케 - 바버라 애버크롬비 『작가의 시작』을 읽다가. 즐겨 듣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에는 격주로 김주혁 작가가 진행하는 ‘숏컷’이란 코너가 있었다. 매 회마다 작가를 초대해 그의 책 이야기와 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데, 참 좋아하는 코너였다. 무릇 글 쓰는 사람, 책 좋아하는 사람 치고 작가가 출연해 이야기 나누는 프로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몇 회였는진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정영수 … [Read more...] about 당신의 이야기, 써도 괜찮습니까?
블랙필름의 새로운 역사 “블랙팬서”
※ 이 글은 영화 <블랙팬서>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글을 닫아 주세요. 블랙팬서는 마블 코믹스 최초의 흑인 슈퍼히어로이다. 1966년 처음 등장하여 현재까지 가장 유명한 흑인 히어로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급진파 흑인 인권운동 단체인 흑표당(BlackPanther Party)와 같은 이름이라는 점에서, 아프로 아메리칸들에겐 잊을 수 없는 영웅과도 같다. 2018년 드디어 영화화된 <블랙팬서>는 최초의 흑인 … [Read more...] about 블랙필름의 새로운 역사 “블랙팬서”
내 몫의 불편함을 감당하는 명절
이 그림일기는 네가 쓰고 내가 그렸다. 원문: 서늘한여름밤의 블로그 … [Read more...] about 내 몫의 불편함을 감당하는 명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