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창의 과학소설 『당신의 인생 이야기』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인공 구조물은 보이저 1호다. 1977년 발사된 이 우주 탐사선은 초속 16km로 40년째 비행 중이다. 천왕성과 명왕성을 지나 지구로부터 무려 205억km 떨어진 태양계 끝 ‘은하의 길’을 홀로 가고 있다. 2025년 무렵 모든 동력이 소진되고 지구와의 통신도 끊길 것이다. 그래도 항해는 멈추지 않는다. 태양계 너머 미지의 세계로 계속 나아간다. 목적지도 없고, 미래도 알 수 없는 고독한 비행이다. 보이저 1호에는 … [Read more...] about 그가 최고의 SF 소설가가 되는 데에는 1권으로 족했다
책
군대식 기업 경영의 종말
오늘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끌어왔던, 하지만 이제는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군대식 기업 경영의 장단점과 종말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왜 군대식 경영이 탄생했나? 먼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크게 2가지이다.『한국인은 미쳤다!』라는 책을 읽고,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인은 미쳤다!』는 LG전자 프랑스 법인에서 영업본부장, 그리고 법인장을 맡아 10년 동안 근무했던 에릭이라는 프랑스인이 쓴 책인데,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 [Read more...] about 군대식 기업 경영의 종말
대형서점은 대형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출판인들에게 양심이 있는가? 양심이 있는 사람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우선 종사자들의 임금이 너무 적다. 입만 열면 출판문화를 운운하는 출판사부터 영세한 출판사까지 편집자의 임금이 바닥으로 하강하고 있다. 공개하기가 창피한 수준이다. 그뿐만 아니다. 수많은 일을 외주로 돌리고는 디자인비, 교열비 등의 외주비를 제때 지급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떼어먹는 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유명 출판사들마저 가끔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 액수가 많은 것도 아니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수준이다. … [Read more...] about 대형서점은 대형 쓰레기장으로 전락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좋은 서평을 쓸 수 있을까
흔히 글쓰기가 어렵다고 한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고, 막상 쓰기 시작하면 머릿속의 글과 달라 내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몇 번이고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끝끝내 글을 완성하지 못했을 때는 괴로운 신음이 저절로 나온다. 사실 글쓰기는 쉽지 않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그대로 적으면 되는 일이라고 무척 쉽게 말하지만 마음을 글로 옮기기 위해서는 그에 알맞은 표현의 기술이 필요하다. 아주 단순하게 글을 정리하는 것도 최소한의 기술이 갖춰지지 않으면 … [Read more...] about 어떻게 해야 좋은 서평을 쓸 수 있을까
인류의 영원한 숙제, 아침을 먹을까 말까
고3 때, 어느 날 아침이었다. 어머니께서 아침을 차려주시며 근심 어린 표정으로 내게 조용히 물으셨다. “지각 아니니? 아침을 꼭 먹고 가야겠어?” 당시 등교 시간은 오전 7시 20분까지였다. 아침 청소를 하고 조회를 하고 8시에 0교시가 시작됐다. 등교한 순으로 원하는 자리에 앉는 시스템이었는데, 난 항상 교탁 앞에 앉을 정도로 지각을 밥 먹듯 했다. 그래도 난 아침은 꼭 먹고 가야 한다는 파였다. 대다수의 친구는 그렇지 않았다. 급식이 없어 모두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던 시절이었다. … [Read more...] about 인류의 영원한 숙제, 아침을 먹을까 말까
책을 자주 읽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부딪히는 고민들
책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사 주신 첫 선물이었다. 아마 「곰돌이 푸(Pooh)」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후 꾸준히 책을 사고 읽어왔고 가끔은 책(무협지)을 보다가 동이 트는 놀라운 경험을 맛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직장을 갖고 취업을 하면서 조금씩 독서량이 줄어들었다. 아마 이전보다 줄어든 개인 시간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변화였을 것이다. 2016년 이후 이러한 변화를 고치기 위해 책을 다시금 정기적으로 읽고 리뷰를 남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끈질긴 책과의 만남 속에 반복적으로 맞닿는 고민이 … [Read more...] about 책을 자주 읽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부딪히는 고민들
한나 아렌트의 우정
※ New Republic의 「The Hannah Arendt Guide to Friendship」을 번역한 글입니다. 한나 아렌트는 좋은 친구였습니다. 지적인 동료이자 친구였던 매리 매카시가 유산하고 정신적 위기를 겪을 때도, 스승이자 멘토였던 칼 야스퍼스가 전후 독일에서 고난을 겪을 때도 늘 그들의 곁에서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남편이었던 하인리히 블뤼허(Heinrich Blücher)가 학계에서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그의 편에 섰습니다. 존 닉슨은 그의 저서 … [Read more...] about 한나 아렌트의 우정
통근길에 책 100권을 읽게 만든 단 한 가지 습관
이 글을 끝까지 안 읽는 분들을 위한 한 줄 요약. 단 한 가지 습관을 기억하자: 아예 스마트폰 대신 책을 손에 쥐고 집/사무실을 나서는 것. 3년 전 회사를 삼성역으로 옮기면서 출퇴근 시간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신촌역에서 삼성역으로 2호선을 타면 시청 쪽을 지나건, 합정을 지나 강남역 쪽으로 가건 거의 1시간을 지하철에서 보내야 했다. 집에서 회사까지 1시간 30분. 하루에 왕복 3시간을 통근에 쓰는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이미 파김치, 퇴근하면 집에서는 … [Read more...] about 통근길에 책 100권을 읽게 만든 단 한 가지 습관
여자라서 천대받았던 조선 최고의 엘리트
중국, 스웨덴으로 유학까지 떠난 한국 최초의 여성 경제학박사 최영숙. 그녀가 고국에 돌아오는 그날 반드시 한 줄기 희망의 불이 비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녀는 작은 점포를 빌려 콩나물, 배추 따위를 팔 수 밖에 없었다. 식민지 한국 사회 그 어디에도 인텔리 여성이 설 수 있는 자리는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사에 대한 지식을 풀어낸 EBS 프로그램 < 역사채널ⓔ>를 엮은 「역사ⓔ」의 다섯번째 … [Read more...] about 여자라서 천대받았던 조선 최고의 엘리트
고독이 당신을 구원할지어다!
고독을 잃어버린 시대 이제 이 세상에 나는 혼자다. 더 이상 형제도, 가까운 사람도, 친구도, 사람들과의 교제도 없고, 오직 나 자신뿐이다. 장 자크 루소의 미완성 유고작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은 자못 비장한 어투로 시작한다. 그가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은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썰인데,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 루소는 속세를 떠나 은거에 들어간다. 자신의 원칙을 증명이라도 하려는지 루소는 총 10번의 산책을 통해 과거를 회상하고 그것에 대한 생각을 써 내려 간다. 결국 10번째 산책은 … [Read more...] about 고독이 당신을 구원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