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았다 뜬다. 주먹을 쥐었다 편다. 머리카락과 얼굴, 목과 몸통, 팔과 다리 또 손과 발. 몸 이곳저곳의 신경과 근육들. 이것은 나의 몸이다. 내가 소유한 나의 몸. 그러나 어느 한순간도, 내 몸이 온전히 나의 것이었던 적은 없다. 소유권은 있되, 통제권은 없었다. 그러니까, 나는 내 몸의 바지사장이었던 셈이다. 내 몸을 대신 통제했던 것은 가정, 학교, 회사, 그리고 또 사회였다. 내가 이 몸의 통제권을 값싸게 후려치고 싶었던 적은 단 한 순간도 없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었다. … [Read more...] about 이것은 나의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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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7단계
※ Nicole Saidy의 「7 steps to become a UI/UX designer」를 번역한 글입니다. 지난 20년간 UI/UX 강의와 컨설팅을 하면서 수집했던 해외 자료를 저 혼자만 알기 아까워 공유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최근 많은 분에게 비슷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UI/UX 분야로 들어갈 수 있나요?” “저는 프로그래머/마케팅 매니저/소셜 미디어 전략 담당자인데 디자인에 대해 더 알고 싶습니다. 어디서 시작하면 … [Read more...] about UI/UX 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7단계
그릇의 의미
밥그릇으로 식량 부족 해결!? tvN 채널에서 ‘종합 인문학 예능 버라이어티’로 시작했던 <알쓸신잡>. 개인적으로는 김영하 작가를 좋아해서 시즌 1을 더 애청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 목포 편에서, 각자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그야말로 ‘알쓸신잡’을 나누던 대화 도중 황교익 칼럼니스트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이 밥그릇이 국가 권력이 밥그릇도 통제한다는 것의 상징이다. 이건 박정희 정부에서 만들어진 밥그릇이다. 밥을 한 사람이 너무 많이 먹으니까 모자랐다. … [Read more...] about 그릇의 의미
북유럽의 도서관을 알아보자
세계적인 도서관은 각자만의 창호가 있다. 가령 영국은 도서관 이름이 ‘아이디어 스토어’다. 명칭뿐 아니라 도서관이 위치한 장소도 매우 개성 있다. 비교적 저소득 계층이 모인 시장 안에 도서관을 세운다. 여기에서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도서관을 바라봤음을 알 수 있다. 도서관은 전문지식을 쌓아두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서 지혜를 나누는 곳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민주주의 국가답게 차이를 인정하자는 신념을 도서관에 담았다. 소수자를 위한 매우 구체적이고 특징 있는 도서관이 많다. 그 예로 … [Read more...] about 북유럽의 도서관을 알아보자
가족의 탄생
가족. 가족이라는 단어를 입안에 굴리다 보면 까슬까슬한 여러 감정이 오간다. 이내 하고 싶은 말을 꿀꺽, 그저 힘겹게 넘겨버리곤 한다. 선뜻 말이나 글로 남기기 어려운 것. 그것이 나에게 '전통적인 의미의' 가족이었다. 오손도손 같이 살면, '또 다른' 가족이 되는 걸까? 그렇게 '가족'들과 살면 그곳은 '집' 이 되는 걸까? 남보다 못한 가족보다, 가족 못지않은 남과 같이 사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바로 '대안 (alternative) 가족'이다 도시: … [Read more...] about 가족의 탄생
역사상 가장 거대한 암모나이트 이야기
중생대를 대표하는 연체동물은 역시 암모나이트입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것과 같이 암모나이트류가 등장한 건 고생대입니다. 이들은 적어도 데본기에 등장해서 빠르게 세력을 넓혀 두족류의 대표주자가 되었는데 사실 그 이유는 확실치 않습니다. 비록 껍데기(패각)의 모습은 좀 다르지만, 사실 생김새는 앵무조개류와 별 차이 없어 보이는 데다 현생 오징어, 갑어징어, 문어류의 조상과 비교해도 그렇게 특별한 장점이 있어 보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생김새와는 달리 앵무조개보다는 문어, 오징어와 더 … [Read more...] about 역사상 가장 거대한 암모나이트 이야기
설거지하는 페미니즘
※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된 글입니다. 너와 나의 집들이 잔혹사 지인의 집들이에 갔을 때 일이다. 그날의 호스트는 남편이었다. 남편의 친구, 그 친구의 부인과 자식들까지 손님이 족히 스무 명은 되었을 것이다. 점심부터 시작된 집들이는 다음 날 아침까지 이어졌다. 가까이 사는 사람은 들렀다가 가고, 멀리 사는 사람은 자고 갔다. 부인은 그 입들을 다 거둬 먹였다. 잡채부터 각종 전, 나물, 갈비까지 손 많이 가는 음식들이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올라왔다. 사 온 음식은 없었다. … [Read more...] about 설거지하는 페미니즘
회사에서 잉여로 분류되지 않는 방법
명문대를 나오고 유학을 다녀온 엘리트들이 멀쩡하게 잘 다니던 대기업에서 퇴출된다. 갈 데가 없다. 그런데 미국은 호황이고 일본은 회복 중이다. 그럼 일본이나 미국으로 이민을 가야 하나? 20-30년 뒤에도 그들이 호황을 즐기리라는 보장이 있나? 또 그 이후에는? 난 시스템 문제까지 고칠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니므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무엇을 할까’에 답하고자 한다. 언제든 쉽게 대체될 우리 명문대 출신으로 대기업에서 일하면 안전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하나같이 잘 나갔던 … [Read more...] about 회사에서 잉여로 분류되지 않는 방법
한라산 소주 수입 과정에서 정리한 비즈니스 계약의 4가지 법칙
전 회사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계약을 맺은 건 한라산 소주의 필리핀 판권이었다. 개인적으로 한국 한라산 소주의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있으며 가장 뿌듯하고 기쁜 성과였다. 파이널 계약서에 사인하고 초도 물량 오더가 들어가기까지 장장 1년의 시간과 엄청나게 많은 사람의 공이 들어갔고, 몇 번 엎어질 뻔한 상황들도 있었지만 무사히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 계약을 진행하는 동안 한라산 소주 말고도 여러 제품의 수입을 생각했다. 대기업/중소기업 가리지 않고 다양한 회사와 접촉을 시도했으며 계약 진행 … [Read more...] about 한라산 소주 수입 과정에서 정리한 비즈니스 계약의 4가지 법칙
너는 줬지만 나는 받지 않았어
"머리가 좀 나쁘신 것 같아요." 머릿속의 퓨즈가 휘익- 소리를 내며 암전했다. 전화기를 들고 있던 손이 덜덜 떨렸다. 잡지 기자로 일하다 팀을 옮겨 국내 대기업의 온라인 홍보를 대행하는 일을 하게 된 지 한 달이 안 됐을 때였다. 기업의 큰 행사를 홍보하는 콘텐츠를 작성하고 컨펌을 받는 과정에서 담당자는 과도하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처음 그 일을 하게 됐을 때 인수인계를 해주던 사람은 “그는 낯을 많이 가리니(?) 처음에는 트집을 잡고 화를 많이 내겠지만,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 [Read more...] about 너는 줬지만 나는 받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