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내 트위터 프로필에 넣은 문구가 있다.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당연하게도, 어디서 많이 들어봤을 듯한 말, 문재인 정권의 표어인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의 변용이다. 부정부패의 사회를 벗어나 능력주의를 지향하자는 정도로는 심히 부족함이 이미 노무현 정권 시절 드러났고, 두 텀 아니 한 텀 반 동안의 “보수” 정권 동안 뼈저리게 각인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특히 박2 정권이 워낙 THE부패로 퇴화해버린지라, 우리 … [Read more...] about 기회는 공정하게, 과정은 정의롭게, 결과는 평등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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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이제 그만 만나겠구나: 인연의 유통기한에 대하여
인연의 끝이 보일 때가 있다. 특별히 싸우거나 마음이 상한 일처럼 겉으로 드러난 물리적 문제가 있는 게 아닌데도. 서서히 관계가 식어가는 게 살갗으로 느껴진다. 그 낯선 온도가 느껴져도 나는 그 흐름을 바꾸기 위해 애쓰지 않는다. 시간도 감정도 흘러가는 대로 지켜본다. 예전의 나였다면 ‘우리가 함께 보낸 시간이 얼마인데?’라며 같이 쌓아온 그 시간이 아까워 악착같이 인연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제 더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이게 마음이 딱딱한 어른이 되는 과정인 걸까? 언젠가, 사수였던 … [Read more...] about 우린 이제 그만 만나겠구나: 인연의 유통기한에 대하여
프로배구에는 샐러리캡보다 ‘사치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배구연맹(KOVO)는 '바람'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서 바람은 이솝우화에서 나그네 외투를 서로 벗길 수 있다고 해님과 내기를 벌이는 그 바람입니다. KOVO는 25일 이사회(단장 회의)를 열고 선수 연봉 관련 제도를 손질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남녀부 13개 구단 단장(또는 부단장)은 일단 선수 몸값을 보수와 옵션으로 구분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르면 선수가 매달 받아 가는 돈은 전부 보수고, 이를 제외하고 별도로 받는 돈은 모두 옵션입니다. 얼핏 보면 이 구분이 아주 … [Read more...] about 프로배구에는 샐러리캡보다 ‘사치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국에서 공채는 조직의 근간처럼 여겨진다
세 번째 직장인 이곳에서도 어김없이 공채, 몇 기의 논리는 통용된다. 첫 직장이었던 중앙은행은 은행과 관료조직의 문화가 기묘하게 결합된 곳으로 은행들의 경직적 기수/공채 문화와 관료조직의 입사성적 순위가 이후에도 관철되는 그런 곳이었다. 경력직은 아무리 오래 일하더라도 기껏해야 외부인으로 남는다. 참고로 나는 그곳 공채 출신. 대체로 공기업이라면 주인이 없기 때문에 공채들은 자신들이 곧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 자신은 험난한 길을 뚫고 여기에 도달했으니 금전적 보상은 응당 그러한 … [Read more...] about 한국에서 공채는 조직의 근간처럼 여겨진다
2020 도쿄도지사 선거를 통해 보인 것
1,400만 명이 넘는 도민과 15만 명이나 되는 공무원, 그리고 전체 예산 규모 15조 엔을 넘는 매머드 지자체이자 일본의 현존 1,788개 지자체의 최고봉에 있는 도쿄도지사 선거가 고이케 유리코 현 지사가 약 60% 가까운 366만 1,371표를 획득하는 압승으로 막을 내리며 재선을 확정했다. 애당초 코로나 팬데믹의 재난 속에서 임기 만료에 따른 선거이기에 열기를 기대하기 힘들었으나 예상대로 무풍 선거였다. 도쿄의 수장을 뽑는 선거치고는 열기도 바람도 불지 않았던, 말 그대로 심심하고 … [Read more...] about 2020 도쿄도지사 선거를 통해 보인 것
브릿지 코스가 없는 사회
사실 이건 한국의 사교육 열풍과 교육과 관련이 있다. 이번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화의 본질은 결국 사회 관습적으로 '공인된 경로'만 공정하다고 믿는 자들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은 시민들이 살아감에 있어서 생애주기별 시점에서 '진로 변경'을 선택할 수 있는 브릿지 코스의 결여 때문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사법고시'와 '로스쿨'을 이야기할 수 있겠다. 예전에는 '사법고시'라고 하더라도 '대학 학점'의 장벽은 없었다. 그러니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처럼 고졸임에도 도전이라는 것이 가능했다. … [Read more...] about 브릿지 코스가 없는 사회
차가운 사수와 일하는 법: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더 차갑게
※ 글을 쓰고 생각을 담는 글쓰기 모임, '쓰담'과 함께하는 포스팅입니다. 그래도 사수가 있다는 건 다행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사수가 없어서 힘들어했던,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특히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빈도수가 증가하더군요. 누군가에게는 밉상, 진상일 수 있는 존재지만 혹자는 그마저 부러워합니다. 아이러니한 현실이죠. 저에게는 서로 다른 성격의 사수 두 분이 있습니다. 업무 스타일도 완전히 달라서, 제가 배웠던 것들도 차이가 있는데요. 기록으로 남길 겸 … [Read more...] about 차가운 사수와 일하는 법: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더 차갑게
존 볼턴의 회고록은 철저히 네오콘을 변호할 뿐이다
존 볼턴의 회고록이 나왔을 때 나는 가능한 한 언급을 피하려 했다. 가장 큰 이유는—물론 모든 회고록이 전반적으로 그렇겠지만—미국에서 정치와 관련된 회고록들의 주된 내용이 "저자는 잘했다." 혹은 "저자는 이러이러한 사정이 있었기에 이렇게 했다."와 같이 저자의 행위를 변호하는 내용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그게 뭐가 문제일까. 자기 자랑하는 게 뭐가 나쁠까 싶지 않나. 그럼에도 그 변호행위에 한마디라도 얹는 것을 피하려 했던 이유를 한번 이야기해 보려 한다. 한국 사람들에게 존 … [Read more...] about 존 볼턴의 회고록은 철저히 네오콘을 변호할 뿐이다
우리와 다른 시간을 사는 강아지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관심
강아지의 기다림은 우리의 외출보다 6배 길다. 강아지의 수명은 짧다. 그중 적지 않을 시간을 홀로 보낸다. 우리처럼 취미활동을 하거나 SNS를 하지 않는 강아지는 오직 주인만을 기다린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 현관 메트와 소파 등에 손을 대어 온도를 재보면, 대부분 현관 매트에 온기가 남아 있다. 오랜 시간 기다리다 보면 지치고 밉기도 할 텐데, 강아지는 한결같이 주인을 반긴다. 짧은 시간을 외출해도 마치 종일 보지 못한 것처럼 힘차게 꼬리질 한다. 우리에겐 짧은 시간이지만 … [Read more...] about 우리와 다른 시간을 사는 강아지를 위해 우리가 가져야 할 관심
인국공이 이슈가 되면서 노5력이 다시 한번 주제가 된 모양인데
노5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내가 나름 관심을 많이 가졌던 주제기도 하니 말이다. 일단 이 질문을 생각해보는 게 필요하다. 노력과 고생은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인가? 그렇다고 생각한다면 왜 보상을 해줘야 하는가? 흔히들 노력은 보상받아야 하고 고생한 만큼 누려야 한다고 여긴다. 그게 정당하고 공정하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그게 어째서 정당하고 공정한가를 물으면 꼬이기 시작한다. 성과와 노력/고생이 완벽하게 … [Read more...] about 인국공이 이슈가 되면서 노5력이 다시 한번 주제가 된 모양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