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세월호 편에 방영된 내용은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것은 아니었다. 그알싶 제작진이 독자적으로 오랫동안 추적, 탐사한 정보들을 내놓았다기보다는, 그간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온 여러 사람들의 작업을 재구성하여 '지상파 방송화'한 것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을 따라 읽어오지않은 내게는, 새로운 내용이 있었다. 1주기 무렵 세월호 사건의 법정 기록을 정리한 『세월호를 기록하다』를 읽고 몇 가지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었다. 일단 … [Read more...] about 그알싶 세월호 편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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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2주기와 에로틱 아이러니
다애는 아침 일찍 학원에 갔나 보다. 고등학생이 되더니 제법 공부에 열의를 보인다. 기특하다 싶었는데 방에 들어서는 순간 짜증이 밀려온다. 방이 엉망이다. 침대며 책상이며 바닥이며 어디 한 군데 정리된 곳이 없다. 바닥엔 머리카락이 널브러져 있고, 책상은 책상인지 화장대인지 모를 지경이다. 학용품과 화장 용기들이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한숨이 절로 난다. 다정이는 모처럼 푸욱 잤나 보다. 느즈막하게 일어나서 엄마가 시킨 과업을 열심히 수행한다. 세탁기의 세탁물에 피존을 넣고, 재활용 쓰레기를 … [Read more...] about 세월호 2주기와 에로틱 아이러니
성공적인 패러디 광고: 기발함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몇 년 전부터 광고계에서 ‘패러디’라는 요소는 광고의 기발함을 강조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왔다. 대중에게 익숙한 영화나 드라마뿐만 아니라 타사의 광고까지도 패러디의 대상이 된다. 여러 패러디 광고 성공 사례들이 등장한 이후로는 많은 브랜드에서 한 번쯤은 패러디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패러디 광고를 할 때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기발함’에만 집착하지 말 것. 패러디 광고 실패 사례를 들여다보면 대부분 이 ‘기발함’에의 집착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패러디 광고 성공 사례들이 기발함 … [Read more...] about 성공적인 패러디 광고: 기발함에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2주기: 세월호 사건을 다룬 웹툰 7편
웹툰 말미에 추모의 말을 덧붙이거나, 등장인물들이 노란 리본을 달고 있거나, '작가의 말' 같은 창구를 이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 웹툰 작가들이 세월호 추모에 참여해왔다. 2주기를 맞이해, 이 글에서는 좀 더 본격적으로 세월호 사건을 다룬 웹툰 7편을 소개하려 한다. 1. 오토리 작가의 <교실공략기>, '번외편: 이 교육의 목적' 보러가기 2. 김보통 작가의 <아만자>, '64화 아가' 보러가기 아래는 … [Read more...] about 세월호 2주기: 세월호 사건을 다룬 웹툰 7편
나는 세월호를 다른 방식으로 기억한다
나는 매일 세월호를 떠올린다 나는 매일 세월호를 떠올린다. 세월호뿐만이 아니라 씨랜드 화재,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의 붕괴, 대구 지하철 방화, 크림빵 뺑소니를 포함한 모든 음주운전의 희생자를 생각한다. 피해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런 수많은 사건들의 전체적인 인상은 내 일상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호텔이나 극장에 가면 비상대피로를 확인한다. 언젠가 누군가를 한 번이라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방 속에 에피네프린과 주사기를 항상 휴대한다. 내가 운전하는 … [Read more...] about 나는 세월호를 다른 방식으로 기억한다
중등교육과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학교개조론』 이기정 교사 인터뷰
혁신을 말하는 사람은 많지만,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교육개혁에 관한 목소리는 뜨겁지만, 비판에 그치지 않고 좋은 정책을 제시하는 일 또한 그렇다. 교육정책 전문가도, 교육 관료도, 정치인도 아니지만, 현장의 고민을 바탕으로 다양한 정책 대안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사람이 있다. 현직 고등학교 국어 교사 이기정이다. 이기정 교사는 교육 현실과 각 당사자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편견은 에너지”이기도 하다면서, 실행하기보다는 안 되는 … [Read more...] about 중등교육과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하여: 『학교개조론』 이기정 교사 인터뷰
세월호 2주기: 대한민국에서 ‘피해자’로 살아간다는 것
1. 슬퍼하되 살려달라고 소리치면 안 된다. 그럼 미개한 국민이 된다. 2. 슬퍼하되 진상규명 위해 집회나 단식 등 과격한 방법은 쓰면 안 된다. 그러면 지지를 못 받는다. 3. 슬퍼하되 대통령이나 정부를 해경을 비판하면 안 된다. 그러면 지지를 못 받는다. 4. 슬퍼하되 너무 오래 슬퍼해도 안 된다. 그럼 피로감이 쌓이고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5. 슬퍼하되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의 정치색도 검증해야한다. 시민단체 소속은 아닌지 노조 소속은 아닌지. 6. … [Read more...] about 세월호 2주기: 대한민국에서 ‘피해자’로 살아간다는 것
드립 감별해드립니다: 장동민의 ‘위악’
<지니어스>에 출연한 장동민을 보며 호감을 느꼈다. 직업에 대한 편견과 괄시를 능력으로 깨부수는 서사는 꽤 울림 있었고, (가부장적) 리더십과 개인의 영민함으로 우승에 이르는 모습은 쾌감을 주었다. 프로그램 바깥의 장동민에겐 눈살을 찌푸릴 때가 많았다. <지니어스>는 승리와 생존이 최우선인 세계관의 프로그램이지만 우리 사회는 (겉으로나마) 승리나 생존만을 강조하지 않는 문명사회이기 때문일 것이다. 매너나 PC함을 '연기'라도 하는 것이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 [Read more...] about 드립 감별해드립니다: 장동민의 ‘위악’
세월호 2주기: 서해페리호, 마우나리조트나 기억하라?
모 처에 쓴 세월호를 기억하자는 글을 썼더니 흔한 어그로꾼 하나는 위안부 문제는 어디 가고 세월호를 파냐며 더럽다고 댓글을 달았고, 모 씨는 서해페리호랑 마우나리조트나 기억하라며 욕 댓글을 달았다. 앞의 비난이야 진보적인 사람이면 다 같은 사람인 줄 알고 그런 소리를 한 것 같으니 패스. 평화나비-총학 기호2번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그 활동가들은 여전히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사실 저런 식의 발화의 실체는 대개 자기 자신의 관심이 떨어졌음을 증명하는 것밖엔 안 … [Read more...] about 세월호 2주기: 서해페리호, 마우나리조트나 기억하라?
홍어 혹은 성지: 어떤 짓을 해도 야당에 표를 몰아줄 ‘호남’에 대한 환상
0. 여성숭배가 여성혐오의 한 양상이듯, 호남숭배도 호남혐오의 한 양상이라는 글을 보고 뭔가 뿌옇던 시야가 한 차례 걷힌 느낌이다. 지역 차별 역시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처럼 기울어진 지형의 문제인데, 영남 출신인 나로서는 이 문제에 대한 자각이 늦어도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 1. 최초로 어떤 '느낌'을 받은 것은 열아홉에 대학 합격장을 받아들고, 이 좁고 안락한 소도시 바깥의 친구, 전라도에서 온 친구들을 만났을 때이다. 그 친구의 말에 홀린듯이 양귀자의 … [Read more...] about 홍어 혹은 성지: 어떤 짓을 해도 야당에 표를 몰아줄 ‘호남’에 대한 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