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낙천적인 사람일지라도 수십 명이 사는 건물에서 매일 나오는 쓰레기를 1,280번 이상 분리수거 했다면, 결국에는 성악설을 믿게 될 수도 있다. 나는 서울의 어느 고시원 총무이며 경력은 3년 6개월(1,280여 일)이다. 고시원 총무에게 분리수거는 가장 일상적이면서 지저분한 일과다. 그만큼 사람들의 분리수거 습성에 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축적할 수 있다. 지난 1,280일 동안 내가 분리수거한 쓰레기의 양은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일반쓰레기 11.52톤, 음식물쓰레기 1.28톤, … [Read more...] about 쓰레기 584년 치 분리수거한 고시원 총무, 성악설 믿는다
사회
노인들의 고독사 예방에 나선 일본 전력 회사
※ 본 글은 블룸버그 지에 게재된 「How Power Companies Can Save an Aging Japan」을 번역한 글입니다. 2년 전, 일본은 전쟁, 기근, 천재지변을 제외하고 세계 역사상 보기 드문 이정표를 통과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데 반해, 평균 연령은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특히 노인들이 아무도 모르게 혼자 세상을 떠나는, 이른바 '고독사'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 [Read more...] about 노인들의 고독사 예방에 나선 일본 전력 회사
호칭을 없애면 조직문화가 바뀔까?
‘호칭을 없애 수평적 조직 문화 이룩하겠다’는 말을 접한 사람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다. "그게 되겠어?" 혹은 "조직을 변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시도" 그렇다. 이 조직에 나름 오랫동안 몸담은 적이 있던 나의 의견 또한 전자에 가깝다 하겠다. 더욱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게 되겠어? 가 아니라 절대 안 된다는 것에 가깝다. ‘왜 되지 않을까’의 일반적인 이유는 나보다 훨씬 경험 많은 분들이 계시기에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수학이라는 도구가 인간의 생활에 어떻게 … [Read more...] about 호칭을 없애면 조직문화가 바뀔까?
지금,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것
2012년 3월, 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국립예술대학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당시 연극원(연극 단과대학) 최초의 지체 장애 학생이었다. 우리 대학교에는 장애 학생을 도와줄 수 있는 장애 학생 전담 선생님이 존재하지 않았다. 장애 학생들은 학생들의 전반적인 편의 복지를 담당하는 학생과 담당 선생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그나마 최선이었다. 나는 겨우겨우 학교에 적응하며 학교 측에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직접 요구해야만 했다. 가장 먼저 해결했던 것은 기숙사에 대한 문제였다. … [Read more...] about 지금, 장애학생에게 필요한 것
절대 일을 놓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다
엄마가 오늘 늦을 것 같아. 미안해. 밥 잘 챙겨 먹고 있어! 시청 공무원으로 일할 때, 함께 일하는 주무관님은 매일 퇴근 시간이 가까워질 때마다 아이에게 전화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아이는 기다리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냐며 스트레스에 가끔은 남편과 다투기도 하셨다. 옆 팀의 주무관님은 출산 후에 육아휴직을 하셨는데 결국 1년 후에 도저히 아이를 맡길 곳을 찾기가 어렵다며 일을 그만두셨다. 또 다른 주무관님은 출산 후 업무에 복귀해서도 매일같이 아이를 맡기는 친정엄마한테 너무 미안하고 … [Read more...] about 절대 일을 놓지 않는 엄마가 되고 싶다
인터넷이 연애를 ‘효율화’한다
인터넷은 우리의 연애와 결혼도 바꾸고 있을까? 아래 그래프를 보자.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 마이클 로젠펠드 교수가 4,000쌍 이상의 미국 부부 및 커플을 대상으로 그들이 어떻게 만났는가를 조사한 연구에 등장한 그래프다. 전통적으로 우리가 연애/결혼 대상을 찾던 방법 ( 친구 소개, 같은 동네 인연, 가족 소개, 사내 커플, 캠퍼스 커플, 초중등 동창, 교회 등 )은 모두 그 비율이 떨어지고 있다. ‘바 혹은 레스토랑', ‘온라인’만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온라인에서 만나는 … [Read more...] about 인터넷이 연애를 ‘효율화’한다
아보카도는 어떻게 세계 과일 무역의 총아가 되었을까?
※ The New York Times의 「How the Avocado Became the Fruit of Global Trade」를 번역한 글입니다. 멕시코 미초아칸주 화산 아래에서는 폭력 조직들이 신비하고 수익성 높은 한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싸웁니다. 거의 10년 전, ‘라 파밀리아 미초아카나(La Familia Michoacana)’라는 폭력 조직이 우루아판 마을의 나이트클럽 객장에 라이벌 조직원 5명의 잘린 머리를 던져 넣으며 조직의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이들은 마치 성전 … [Read more...] about 아보카도는 어떻게 세계 과일 무역의 총아가 되었을까?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운이 더 중요한 이유
이 세상에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성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그 누구도 그럴 수 없다. 누구나 자신이 나고 자란 사회의 도움을 받는다. 사회가 제공하는 공적 자산의 도움을 받고, 경제 활동을 하면서 사람 사이의 인간 관계에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런 부분은 매일의 생활 속에서 잊혀지기 쉬운 부분이라 쉽게 상기하기 어렵다. 나도 그런 도움을 받으며 자랐다. 운 좋게 자상한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고, 운 좋게 그리 나쁘지 않은 나라에서 태어나 운 좋게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 [Read more...] about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운이 더 중요한 이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건너뛰는 마음의 단계
자존감을 높이는 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무엇이냐? 라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인식하고 그것을 충족하는 것." 그렇다면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왜 그런 것인가? 라고 저에게 묻는다면, 저는 이렇게 답할 것입니다. "타인의 감정과 욕구만 고려하고 그것만을 충족시키려 했기 때문." 물론 이렇게 간단하게 결론 낼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오늘의 주제를 다루기 위해서 간단히 정의해 본 것이니 자세한 것은 아래의 글을 읽어보길 … [Read more...] about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 건너뛰는 마음의 단계
오늘날과 같은 ‘동의’의 시대에 성적 즐거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Aeon의 「How do we understand sexual pleasure in this age of ‘consent’?」를 번역한 글입니다. 한 사회가 성을 다루는 방식은 그 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줍니다. 이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따라 성을 둘러싼 투쟁의 양식은 변해 왔습니다. 인종 간 결혼금지법(anti-miscegenation)에서 동성애와 성 노동의 불법화에 이르기까지 사회는 우리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성관계를 해야 하는지 규정해왔습니다. 오늘날 사회는 … [Read more...] about 오늘날과 같은 ‘동의’의 시대에 성적 즐거움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