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그날, 대자연’. 차마 생리를 생리라고 부르지 못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한 단어들이다. ‘멘스’는 또 어떠한가. 평소에는 거의 영어를 쓰지 않는 엄마에게서, 할머니의 입에서 저 단어가 나올 때의 이질감이란. 볼드모트처럼 함부로 소리 내어 말할 수 없는 그 이름 ‘생리’. <피의 연대기>는 우리 사회에서 생리를 다뤄온 은유적인 화법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직설적으로 다루는 본격 생리 탐구 다큐멘터리다. 첫 장면은 김보람 감독이 이 낯선 주제를 식사 테이블 … [Read more...] about 더 잘 피 흘리기 위해, 내 몸을 더 사랑하기 위해
생활
나는 종종 5,500원짜리 커피를 먹는다
틈만 나면 커피로 시비다. 커피를 달고 사는 나로서는 속상하다. 이제 어엿한 직장인이지만 나는 동네 앞 1,500원짜리 커피를 먹는다. 나도 맛있는 커피가 뭔지 안다. 합정동 근처 어느 카페에서는 커피를 5,500원에 판다. 정말 맛있다. 이따금 그걸 먹으러 간다고 이야기하면 무슨 커피를 그 돈 주고 먹느냐고 하겠지만, 그냥 맛있어서 간다. 대신 자주 못 간다. 나도 그게 커피값 치고는 비싼 걸 안다. 1,500원짜리 커피에 그윽한 향 따위가 없다는 것도 안다. 그래도 아침마다 커피를 … [Read more...] about 나는 종종 5,500원짜리 커피를 먹는다
타인의 취향을 배려하는 문화
우리나라는 한민족이라는 미명 아래 지난 오랜 세월을 무언가 하나의 공통된 기준으로 타인을 평가하고 재단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소설 중 맨부커상이라는 세계적인 상을 받은 작품의 제목은 '채식주의자'이며, 소설의 초반을 이루는 에피소드는 고기를 잘 먹던 주인공이 난데없이 채식을 한다는 장면이다. 그리고 남편을 비롯해 엄마와 아빠, 그 외 기타 가족들은 채식을 하겠다는 주인공에게 무리하게 고기를 주입하려 하는 민망스러운 장면이 연속적으로 나열된다. 외국, 그중에서 상당히 많은 … [Read more...] about 타인의 취향을 배려하는 문화
욜로(YOLO)의 두 얼굴
지금 현재의 행복에 충족하며 살고 계신가요? 아니면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 희생의 현재를 살고 계신가요? 사실 전자든 후자든 옳고 그른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서 가치관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삶의 주인공은 본인이어야 합니다. 부모도 자식도 이런 측면에서는 타인입니다. 과거 많은 사람은 미래를 위해서 현재를 희생했습니다. 좀 더 넓은 집으로 가기 위해서 사고 싶은 옷을 사지 않고 저축을 했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 저녁이 없는 삶을 살았습니다. 정말 … [Read more...] about 욜로(YOLO)의 두 얼굴
영화관 팝콘의 비밀
영화관 하면 생각나는 것은 무엇인가? 영웅들이 나뒹구는 액션 영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아니다. '팝콘'이 먼저 떠오르는 건 기분 탓일까? 옥수수 곡물을 압력으로 튀겨 만들어낸 간식 팝콘은 영화관 수익의 무려 50%를 차지한다. 연인 및 가족의 구매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영화를 볼 때 왜 팝콘을 사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 것일까?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영화관이 팝콘을 구매하도록 만드는 넛지 전략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를 볼 때 팝콘을 … [Read more...] about 영화관 팝콘의 비밀
초특급 미스터리 스릴러! 딸기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깊은 밤 으슥한 시골길 차 한 대가 달려갑니다… 그에게는 어떤 지령이 내려진 것일까요? 이 불안한 느낌... 벌써부터 덫에 걸려든 것 같은… “미끼를 물어분 것이여…” 그리고 그의 차 앞을 음산하게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 이 사람들은?” 디멘터 복장을 하고 소쿠리를 소중히 든 채 차 앞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 그들은 나직하게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딸기가 좋아… 딸기가 좋아…!” 이… 이것은 설마 설마… 딸기의 덫?! (이런 … [Read more...] about 초특급 미스터리 스릴러! 딸기 마을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우리는 왜 ‘나 혼자 산다’ 처럼 깔끔하게 살지 못할까?
고시원에서 <나 혼자 산다> 찍기 MBC <나 혼자 산다>를 열심히 챙겨봤다. 나 혼자 살았기 때문이다. 혼자 살다 보니 혼자 사는 남들의 인생이 궁금해지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특히 청소하는 장면들이 좋았다. 무력하게 늘어져 지내지는 않겠다는 나름의 각오를 다질 수도 있고 말이다. 남들의 인생으로 자극을 받았으니 이번엔 내가 직접 실천할 차례였다. 그래, 미니멀리즘이 어디 멀리 있겠는가. 쓸고 닦으면서 나만의 공간을 미니멀하게 추구하면 그만이지. 내일부터 나의 … [Read more...] about 우리는 왜 ‘나 혼자 산다’ 처럼 깔끔하게 살지 못할까?
‘라이프 스타일’, 살다 보면 생기는 것
라이프 스타일 ‘라이프 스타일’, 우리말로 옮기자면 ‘생활양식’ 정도 되겠다. 입고, 먹고, 사는 전반적인 생활의 방식 또는 콘셉트랄까, 뭐 그런 거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라이프 스타일의 종류가 지금처럼 다양하게 용어화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단어조차도 지금처럼 흔하게 사용되지 않았다. 그 시절에도 분명 모두가 모두의 ‘라이프’를 살아내고 있었을 텐데. ‘스타일’이라는 것을 대표적인 특징으로 말할 수는 있지만 다양한 변주와 경계의 모호성 때문에 그 실체는 저마다 … [Read more...] about ‘라이프 스타일’, 살다 보면 생기는 것
올 봄에도 벚꽃나무 아래에서 울기만 할텐가?
벚꽃엔딩이 차트에 슬금슬금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그렇다. 봄이 오고야 만 것이다. 벚꽃 개화 시기는 4월 초, 몇 주가 채 남지 않았다. 불안하고 초조하다. 올해도 장범준의 염소 소리에 맞춰 눈물을 흘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렇다고 당장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 리는 만무하다. 늦게 퇴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는 일상을 반복하는데, 무슨 수로 썸을 만들 것인가. 기회를 넓혀야 연애를 할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간다. 그중에서 최고의 방법은 글로벌(Global)한 경험을 하는 … [Read more...] about 올 봄에도 벚꽃나무 아래에서 울기만 할텐가?
알 듯 말 듯 묘한 공격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
우리는 때때로 상대로부터 알 듯 말 듯 묘한 공격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뭐라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그 대화 및 행동이 끝난 후에 기분이 나쁘고 뭔가 물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런 공격 말이죠. 공격을 알 듯 말 듯 행하기에 대놓고 반격하기도 애매합니다. 공격을 받은 사람이 갈등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 하는 유형이라면 그 공격을 그냥 참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요. 하지만 이 공격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상대는 교묘하게 책임을 회피해 나갑니다. 오늘은 알 듯 말 듯 공격에 관한 이야기와 … [Read more...] about 알 듯 말 듯 묘한 공격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