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희랍인 조르바>는 남자 읽으라고 쓴 책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한때는 저 책을 참 좋아했더라만, 저 책이 상정하는 ‘인간’은 남자인 거지. 여자는 거기 포함되는 것이 아니다. 책 안에서 여자를 보는 시각도 뭐 도저히 좋다고 할 수는 없고. 솔직히 같이 잠을 잔 여자들 체모를 잘라서 베개 속을 채우는 남자의 이야기에 열광만 하기는 좀 그렇지 않나 말이지. 물론 옛날 책이니 지금에야 남자만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넘어서 차용할 수 있는 삶의 태도라는 것이 없지 않겠지만. 예를 … [Read more...] about 인도는 여성에게 녹록지 않다
국제
중국도 미술품 시장으로 도피한다
※ 이 글은 Project Syndicate의 "The Art of Capital Flight"를 번역한 글입니다. 중국의 경기 둔화는 뜨거운 현대 미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처럼 보이겠지만, 신흥 시장 투자자들에게 미술품이 재산을 빼돌려 숨길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는 점을 감안하면 답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 투자자들이 지난 몇 년 동안 미술품 시장의 투기적 가격 거품을 일으킨 주범이었다. 따라서 러시아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신흥 시장 경제가 … [Read more...] about 중국도 미술품 시장으로 도피한다
이제는 혹이 되어버린 UN 평화유지군
※ 이 글은 뉴욕타임즈지의 「As Conflicts Multiply, Peacekeeping Confronts an Identity Crisis」를 번역한 글입니다. UN을 출입하는 <뉴욕타임즈>의 소미니 센굽타(Somini Sengupta) 기자가 UN 평화유지군이 회원국들의 비협조 속에 갈수록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최근 잇따라 불거진 작전 실패와 스캔들이 위기론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수단 다르푸르에서 UN 평화유지군은 정부가 주도한 … [Read more...] about 이제는 혹이 되어버린 UN 평화유지군
다시 라오스를 생각하며
※ 필자주: 1년 6개월 동안 라오스에서 머무르다 우리나라로 돌아온 지 다시 반 년 정도가 지났다. 최근 예전에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 ppss.kr에「라오스 여행을 가기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7가지」란 제목으로 게재되었는데, 그 당시의 생각과 시간이 좀 흐른 지금의 생각은 다소 차이가 있어 몇 줄 더 적어보았다. 나 역시 라오스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라오스에 가기 전 중국 윈난성을 방문했다. 라오스와 고민하다 차마고도 트래킹에 조인하면서 라오스는 다음에 가고 싶은 곳으로 미뤄뒀었다. 중국 … [Read more...] about 다시 라오스를 생각하며
왜 달러는 미국보다 강한가
달러의 붕괴, 달러제국의 몰락...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십 년 전부터 전세계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달러는 그 지위를 다른 누군가에게 넘겨주고 몰락의 길을 걷을 것이라는 묵시론적인 예언을 심심찮게 듣곤 한다. 이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은 지난 70여년 간 국제통화체제와 금융질서를 수립해 오면서, 전세계 무역, 통화, 금융에 있어서 중대한 역할을 해 왔는데, 이런 미국이 기축통화 자리를 다른 국가에게 물려준다는 것은 개인적으로 쉽게 상상이 가진 않는다. 중국의 위안화가 과연 달러를 … [Read more...] about 왜 달러는 미국보다 강한가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 영화들
며칠 후에 2차대전 동부전선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할 생각이어서, 잘 알려지지 않은 그렇지만 볼만한 영화 클립을 모아보겠습니다. 먼저 핀란드 영화인 <겨울전쟁>(1989)입니다. 핀란드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규모로 , 끊임없는 전투씬이 나오며 무장, 전차와 전투기 고증도 상당히 잘 되어 있습니다. 2차대전 직전인 1939년~1940년 겨울이 벌어진 전쟁으로, 절대적 약자였던 핀란드가 고군분투 끝에 많은 영토를 잃고서 2차대전에서 추축군에 참전하는 계기가 됩니다. 이 영화에는 … [Read more...] about 잘 알려지지 않은 2차대전 영화들
아시아계 미국 학생들은 똑똑하다?
※ 이 글은 워싱턴 포스트지의 「The ‘self-fulfilling prophecy’ of stereotyping Asian American students」를 번역한 글입니다. 오펠리아는 분명 아주 훌륭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베트남계 미국인 2세인 오펠리아는 자신을 “매우 똑똑하지 않고” 걸핏하면 C를 받는 학생이었다고 묘사합니다. 중학교 마지막 해에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대학 인정 학점을 취득할 수 있는 심화과정(Advanced Placement) 수업 자격을 얻기 위해 치른 … [Read more...] about 아시아계 미국 학생들은 똑똑하다?
세상을 바꾼 사진 10장
한 장의 사진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셰누(Aylan Shenu)가 해변에 잠들어 있고, 그 뒤에서 터키 경찰관이 지켜보고 있는 사진입니다. 터키 민영 뉴스통신사인 도안통신의 여성 사진기자 닐류페르 데미르가 촬영한 이 사진은 소셜미디어로 공유되고, AP통신에 의해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며 시리아 난민 인권문제의 상징이 됐습니다. 이 사진은 독일 메르켈 총리가 전격적인 난민 수용 의지를 밝히는 등 유럽의 난민 정책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사진 한 장은 이처럼 … [Read more...] about 세상을 바꾼 사진 10장
한국경제의 일본화, 공포마케팅을 벗어나야 할 때
국책연구기관(이라고 쓰고 실제로는 국책경고기관)인 KDI에서 작심하고 우리경제의 일본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세미나도 하고 책도 냈다.책 제목은 '우리 경제의 역동성: 일본과의 비교를 중심으로'이다. 좋은 일이다. 뭐든 열심히하면 칭찬해줘야 한다. 일본 따라하기의 명과 암 사실 일본경제와의 비교(라는 쓰고 실제로는 따라하기)는 오래 전부터 이루어진 일이다. 연구자들과 정책가들이 1997년까지 영어보다는 일본어로 된 책이나 보고서를 열심히 봤다는 증언도 여러 차례 들었다. 확실히 … [Read more...] about 한국경제의 일본화, 공포마케팅을 벗어나야 할 때
‘난징의 능욕’,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노정을 따라서 (5): 난징 시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약산 김원봉」에서 이어집니다. 경남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효순 할머니의 부음을 전해 들으면서 나는 난징에서의 둘째 날, 호텔에서 지척이었던 리지샹(利済港) 2호에 있는 '긴스이루(樓)'를 떠올렸다. 2014년에 장수성(江蘇省)의 '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된 유적은 굳게 잠겨 있었으므로 우리는 출입문 사이로 보이는 퇴락한 건물 앞에 세워진 표지석밖에 찍을 수 없었다. 난징 리지샹 … [Read more...] about ‘난징의 능욕’, 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