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맛 우유는 목욕탕에서 쭈글쭈글해진 손으로 마셔야 진리다” 목욕탕의 바나나맛 우유. 이 녀석이 있었기에 아빠의 모진 때밀기 스킬(?)을 견뎌낼 수 있었다. 일찍 목욕을 마치고, 엄마와 누나를 기다리며 마셨던 바나나맛 우유는 행복의 맛이었다. 여전히 바나나맛 우유를 마실 때면 그때의 달콤한 기억이 올라오는 듯하다. 바나나맛 우유는 요즘에는 목욕탕이 아닌 기차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음료가 되었다고 한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목욕탕을 가던 어린이들이 다 커서 기차를 타기 때문이 … [Read more...] about 바나나맛 우유 VS. 바나나는 원래 하얗다
역사
기네스의 나라에서 초록 맥주를 만든 이유는?
토끼풀, 가톨릭 그리고 기네스 맥주: 아일랜드를 상징하는 3가지가 합쳐지는 날이 온다 3월 17일. 아일랜드 최대 명절 ‘성 패트릭스 데이(St. Patrick’s Day)’다. 비록 토끼풀의 티읕도, 가톨릭의 기역도 모르지만 기네스 맥주는 좋아하는 입장에서 상상해 볼 수 있다. 성당에서 기네스 거품에 토끼풀을 띄워준다면 분명 3가지를 모두 다 하는 거군. 안심하라. 세상에 그런 일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아이리시들은 성 패트릭스 데이에 평범하게 ‘초록색 맥주’를 마실 뿐이다. 아니 맛있는 … [Read more...] about 기네스의 나라에서 초록 맥주를 만든 이유는?
‘앨리웁’이라는 표현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앨리웁(alley-oop) 「명사」 농구 경기을 할 때 바스켓 근처에서 점프한 공격수가 공중에서 패스를 받아 착지하기 전에 슛으로 연결하는 동작이다. 점프력은 물론 패스하는 선수와 슛하는 선수의 호흡이 잘 맞아야 한다. 덩크슛으로 연결했을 경우 앨리웁덩크(alley-oop dunk)라고 한다. ─ 두산백과 맞습니다. 저 GIF 이미지에 나온 동작이 바로 앨리웁입니다. 이 GIF에서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에서 뛰는 스테판 커리가 클레이 톰슨에게 공을 띄웠습니다. 이런 플레이를 … [Read more...] about ‘앨리웁’이라는 표현은 어디에서 유래했을까?
“돈 대준다고 예술가를 가둘 수는 없지”
르네상스라는 문명사적 전환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탄생했다. 우리는 르네상스라고 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 보티첼리, 미켈란젤로와 같은 예술가들을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역사의 미술관』 『지식의 미술관』 등 미술평론집 수십 권의 저자인 이주헌 미술평론가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미술가 자체도 중요하지만, 사실 미술가가 존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한 이들의 뒷얘기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 역할을 한 메디치 가문에 초점을 맞춰 강연을 하겠다. 당대 피렌체의 … [Read more...] about “돈 대준다고 예술가를 가둘 수는 없지”
러시아판 사도세자, 표트르 대제와 알렉세이 황태자 1부
사도세자(장조 1735~1762)는 어릴 때부터 총명했고 활동적이었는데 영조의 가르침을 어겼다고 해서 두 상궁을 처형하며 가혹하게 가르쳤고 그 충격으로 아버지를 두려워하고 평생의 장애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결국 정신병 증세로 발전해 주변을 잔인하게 대하다가 1762년 7월 4일에 뒤주에 갇혔고, 이미 죽은 지 오래였던 그를 7월 12일에 꺼냈습니다. 러시아 역사에도 사도세자와 너무 비슷한 비극이 있었는데, 러시아의 절대영웅 표트르 대제와 그의 아들 알렉세이 사이의 비극이었습니다. 사도세자가 … [Read more...] about 러시아판 사도세자, 표트르 대제와 알렉세이 황태자 1부
여왕과 마멀레이드: 협상과 껍질과 아침 식사 이야기
저는 신입사원 기본 교육을 싱가포르에서 싱가포르 강사에게서 받았습니다. 그중에는 협상에 대한 내용도 있었는데, 거기서 당시로서는 굉장히 인상적인 강의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 강사분이 가르치려던 것은 협상을 위해서는 상대방이 진짜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그 스토리 라인을 아래와 전개하더라고요. 내가 학생 시절에 내 동생과 냉장고에 하나밖에 안 남아 있던 오렌지를 두고 서로 다툰 적이 있었다. 한참을 싸우고 난 뒤에야 알았는데, 내가 원하는 것은 오렌지로 주스를 만들어 … [Read more...] about 여왕과 마멀레이드: 협상과 껍질과 아침 식사 이야기
식민 통치기 일본의 문화재 정책은 과연 악인가
아침 출근길에 페이스북 타임라인을 훑으면서 한 블로그 글 링크를 보았다. 그 블로그는 ‘옛 동대문운동장은 조선 시대 오간수문과 한양성곽 유적 위에 지어졌는데, 이는 일본의 민족문화말살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 주장은 틀렸다. 우리는 흔히 식민 통치기 일본이 조선의 민족문화를 말살하기 위해 여러 문화유산을 고의로 훼손했다고 생각한다. 시멘트 돔으로 덮어버린 경주 불국사 석굴암, 역시 시멘트로 흉물스럽게 만든 익산 왕궁리 미륵사지 석탑, 그리고 블로그에서 언급한 한양도성 성곽과 … [Read more...] about 식민 통치기 일본의 문화재 정책은 과연 악인가
하루 일당으로 몇 인분의 빵을 살 수 있었나: 예수님과 영국군의 경우
제 블로그를 오래 출입하신 분들께서는 눈치를 채신 분들이 꽤 있겠습니다만 저는 원래 역덕이나 밀덕이라기 보다는 돈덕, 먹덕에 가깝습니다. 즉 역사 속의 돈 이야기와 먹을 것 이야기에 굉장히 관심이 많습니다. 군인 연금 편이나 사탕무 설탕 제조법의 선구자 아카르트 편에서도 탈러(thaler)니 펜스(pence)니 하는 먼 나라 옛 나라의 돈 단위를 적었지요. 저는 그런 옛 화폐 단위를 적을 때 화폐 속의 금이나 은의 함량을 기준으로 저 나름대로 환산을 합니다. 물론 현대의 금값이나 은값도 … [Read more...] about 하루 일당으로 몇 인분의 빵을 살 수 있었나: 예수님과 영국군의 경우
예술적인, 너무나 예술적인 압생트의 역사
언제나 취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프랑스 시인 샤를 보들레르는 위와 같이 말하며 ‘그러나 무엇에?’라고 질문한다. 그는 대답한다. ‘술에, 시에 혹은 미덕에, 무엇에나 그대 좋을 대로.’ 산문시집 『파리의 우울』에 적힌 이 문구를 보고 감탄을 했다. 이 아저씨 술 마시려고 이렇게 멋진 핑계를 대도 되는 거야? 역시 예술은 술 마시려고 하는 것이었다(아니다). 예술가와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다. 고흐, 고갱, 드가, 마네, 랭보, 르누아르, 피카소 … [Read more...] about 예술적인, 너무나 예술적인 압생트의 역사
혜원이 풀어준 여성의 성(性) 억압
아니, 이렇게 비속한 그림을 그리다니! 혜원 신윤복은 조선 시대 대표적인 에로티시즘 화가다. 그는 당시 사회에서 금기시하던 남녀의 밀회, 구애를 서슴없이 그림에 담아냈다. 남성과 양반 중심 사회에서 은폐되어야 했던 여성을 회화의 주체로 전면 등장시켰다. 그의 그림에서 여성은 생기 어린 표정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드러내 ‘성욕’의 적극적 주체가 된다. ‘과부’란 그림이 대표적이다. 생식의 계절, 분홍 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 아래 개 두 마리가 짝짓기하고, 소복 입은 과부는 그것을 보며 피식 … [Read more...] about 혜원이 풀어준 여성의 성(性) 억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