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학기말 성적평가를 할 때마다 '선생도 싫어하고 학생들도 싫어하는 상대평가제가 왜 계속 유지되고 있나?'하는 점이 참 의문이다. 성적평가의 양 주체가 모두 싫어하면 없어져야 하는 게 맞다. 간단하게나마 그동안 생각해오던 상대평가제 폐지 이유를 몇 가지만 적어본다. 1. 상대평가제는 변별력을 낳지 못한다. 한국의 대학에서 상대평가제가 도입된 이유는 한편으론 90년대 말 이후 경쟁력 강화라는 거시적인 슬로건 속에서 진행된 면도 있다. 하지만 실제 이유는 IMF 위기 이후 … [Read more...] about 상대평가제가 폐지돼야 하는 4가지 이유
교육
마지막 ‘교학사’ 수업
그날 아침, 나는 학교에 굉장히 늦고 말았습니다. 조갑제 선생님이 식민사관에 대하여 질문에 하겠다고 했는데, 전혀 공부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들을 꾸중을 생각하니 몹시 겁이 났습니다. 문득, 나는 차라리 학교에 결석하고 이리저리 쏘다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조갑제 선생님은 나를 보고도 화를 안 내시고 매우 부드러운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변희재, 어서 네 자리에 가 앉아라. 하마터면 너를 빼고 수업을 시작할 뻔했구나." 사람들은 한결같이 무언가 슬픈 … [Read more...] about 마지막 ‘교학사’ 수업
[영어 독해 공부법] 소리내어 읽는 습관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소리내어 읽기(read aloud)는 영어 교육에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동시에 소리내어 읽기는 반드시 버려야 하는 읽기 방식이다. 이는 리딩의 목적이 낭송이 아니라 이해(comprehension)인 한 어쩔 수 없다. 읽기의 발달 단계는 1. 읽기 시작 단계(Beginning reading) – 2. 소리내어 읽기 단계 (Read aloud) – 3. 묵독 단계(Silent reading)으로 나뉜다. 소리내어 읽기는 묵독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일 따름이다. (1) … [Read more...] about [영어 독해 공부법] 소리내어 읽는 습관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비정규직 시간강사가 답하는 “안녕들하십니까?”
"안녕들하십니까?"에 답합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인사는 서로의 편안을 물어주는 "안녕하십니까?"가 아니라 다른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 힘없는 이들끼리의 인사는 서로의 안부가 아니라 생존을 물어야 했습니다. 제 경우에도 비정규직 시간강사인 동료들 끼리의 인사는 "요즘 뭘 관심있게 공부해?"가 아니라 "다음 학기는?"이었고 수강생들과 나누는 인사도 역시 "취업은?"이었지요. 강의실 안에서도 우리는 서로 안녕하지 못했습니다. 상대평가라는 굴레 속에서 서로가 경쟁자가 되어 누가 … [Read more...] about 비정규직 시간강사가 답하는 “안녕들하십니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만드는 나라, 한국
QZ.com의 Korea is the world’s top producer of unhappy school children를 번역한 글입니다. 많은 지표들이 나타내듯, 지금의 한국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좋은 모습이다. 우선 실업률이 터무니없이 낮다. 수출은 큰 폭으로 증가하여 국가의 경상수지 흑자 기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 OECD의 발표에 따르면, 대한민국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세계적으로 최상위권 수준에 속한다. OECD … [Read more...] about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지 않은 아이들을 만드는 나라, 한국
<자본론>의 무게
전교조 위기 상황에서 고통스럽게 넋두리를 합니다. 80년대에는 절규의 방향은 한 방향이었고, 그것들을 모아서 싸우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절규의 방향이 양방향입니다. 이 상황에서 분열을 극복하고 일단 하나가 되어야 할까요? 아니면 이참에 그동안 꺼내지 못했던 난제들을 털어낼 계기로 삼아야 할까요? 고민이 깊어갑니다. 문득 1989년 가을, 이맘때가 생각납니다. 늙은 좌빨의 무용담 같은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때 저는 이 수줍음 많고 사람들 많은 것 싫어하는 … [Read more...] about <자본론>의 무게
인문계 취업난 “문사철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취업난이 심하다고 하지만 모든 대학생들에게 취업난이 같은 수준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이공계가 위기라면 순수인문계는 오래 전에 다 굶어 죽어서 뼈도 안 남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문학의 위기는 오늘날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제강점기에도 인문대생들이 지인들을 통해 힘겹게 취직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인문대 대표학과인 일명 ‘문사철’(문학, 사학, 철학)의 2011년 취업 성적표를 보자. 국문학과 졸업생은 39.3% 사학과는 43.6% 철학과는 38%가 정규직 취업했다. SKY를 필두로 … [Read more...] about 인문계 취업난 “문사철입니다, 문 좀 열어주세요”
체벌의 결과: 맞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아이들
체벌이 없어지자 교사의 권위가 무너졌고, 그 결과 공교육이 붕괴되었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교사의 권위를 세우고, 나아가 공교육 악화의 순환고리를 끊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도 나오고 있다. 사교육 금지법 제정부터 체벌 부활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그런데 교권이 추락한 게 정말 체벌이 금지된 때문일까? 필자는 오히려 체벌 때문에 교권이 추락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그 이유를 지금부터 설명해 보겠다. 미국에는 체벌이 없다고? 미국도 부모는 아이를 때린다 미국에서는 … [Read more...] about 체벌의 결과: 맞기 싫어서 억지로 하는 아이들
일베 그리고 그들만의 ‘팩트’, 문제는 역사교육이 아니다
요 근래 한국사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집단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라는 한 극우 인터넷 사이트이다. 일베는 5·18 희생자들의 시신을 두고 '홍어 말리는 중'이라고 조롱하거나, 시신이 담긴 관을 두고 오열하는 유가족들을 일컬어 '어머니 홍어 택배 왔어요'라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늘어놓았다. 일베의 이러한 행태는 몇몇 종편의 5·18 왜곡 보도와 맞물리면서 사회적인 비난을 받았고, 5·18 관련 단체들은 일베를 고소했다. 그렇다면 일베 현상의 원인은 무엇이고, 또 해법은 … [Read more...] about 일베 그리고 그들만의 ‘팩트’, 문제는 역사교육이 아니다
[슬램덩크로 보는 교육] 2. 조재중의 유학 실패, 미국식 구성주의 교육의 실패
[슬램덩크로 보는 교육] 슛 2만 번과 한국 교육의 문제에서 이어집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교육방식에 진절머리를 내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 왔다. 그중에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것이 구성주의 교육이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의 구성주의 교육은 실패했다. 교사의 지시에 따라 성실하게 반복연습 하는 것을 교육에서 학생의 역할로 보는 전통적인 교육과 달리 구성주의 교육은 학생의 능동적 역할을 강조한다. 구성주의 교육관에 따르면 학생들은 교사에게 미리 정해진 답을 배우기보다 직접적인 … [Read more...] about [슬램덩크로 보는 교육] 2. 조재중의 유학 실패, 미국식 구성주의 교육의 실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