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참 나이 어린 작가가 황망한 일을 당한 뒤 "우째 이런 일이!"를 연발하는 걸 보았다. 경상도 출신도 아니면서 그 말을 쓰는 것이 우스워서 그 표현을 어떻게 아느냐고 물었더니 다들 관용어처럼 사용하지 않느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 말이 대한민국 사람들 누구나 아는 관용어로 자리잡은 계기를 아마도 그녀는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아마 그녀가 초등학생 아니면 유치원생 때였을 1993년 초의 일이었으니까. 세상에, 우째 이런 일이! 1993년 초반, '문민정부'의 찬연한 … [Read more...] about 두사부일체의 모티브가 된 학교 이야기
교육
사춘기 장애인 학생으로 살아온 시간들
2015년, 대학교 4학년 졸업반이 되었다. 졸업을 앞두고 주변에서는 삼·사수 끝에서야 이제 대학을 입학한다는 또래 친구들의 기쁜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또 군에서 제대하여 복학을 준비하는 동기 친구의 소식도 들린다. 대학 졸업을 앞두면 대학 입시를 공부하던 5년 전 시간이 참 많이 떠오른다. 5년의 시간은 순탄치 않았다. 장애로 인한 사춘기를 지독하게 지내는 바람에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고등학교를 자퇴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개월간 공부한 끝에 검정고시를 합격했고 대학입학까지 … [Read more...] about 사춘기 장애인 학생으로 살아온 시간들
퇴계-고봉의 향기로운 ‘편지 교제’
향기로운 꽃에서만 향기가 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사람도 향기로운 사람이 있고, 더러는 예술작품에서도 향기가 납니다. 심지어 사람간의 교제에서도 향기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 향기로운 교제로 퇴계 이황과 고봉 기대승 간의 친교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향기롭다 못해 기품과 고결함마저 든다고 하겠습니다. 손편지가 사라진 요즘 세태에서 대학자요, 선비인 두 사람의 정감어린 편지는 더욱 귀하다고 하겠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알게 된 것은 1558년(명종 13년). 당시 퇴계는 58세, … [Read more...] about 퇴계-고봉의 향기로운 ‘편지 교제’
코딩 교육보다 시급하게 필요한 교육들이 있다 – 노동법, 부동산, 금융
잊을만 하면 한 번씩 교과목에 이것저것 넣고 빼고 하고, 최근에는 '코딩 교육'이 중요하다면서 유행처럼 코딩을 가르치려고 하고 있다. 교과목에 넣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중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런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도움이 되는 것들을 안 가르치고 있다. 코딩 교육보다 시급히 필요한 교육은 대략 다음과 같다. 근로계약서 작성을 비롯한 노동법 기초 지식. 월세, 전세 등 집 구할 때 주의할 사항과 계약서 작성 등 부동산 관련 지식들. 각종 금융 … [Read more...] about 코딩 교육보다 시급하게 필요한 교육들이 있다 – 노동법, 부동산, 금융
대학 구조조정은 임금 격차를 줄이는 해답이 아니다
임금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오히려 대학을 폐쇄하여 대학 진학률을 줄여야 한다? - 피케티를 비롯한 선진국 경제학자의 일반론과 이주호 전 장관이 지적한 한국의 특수한 상황 피케티가 말하는 교육과 소득의 관계 피케티는 그의 책 '21세기 자본'에서 소득 불평등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자본소득의 불평등을 들고 있지만, 노동소득의 불평등 역시 꽤 자세히 분석하고 있다. 9장 '노동소득의 불평등'의 맨 앞 부분에서 그는 '교육과 기술 간의 경주'라는 개념을 소개한다. … [Read more...] about 대학 구조조정은 임금 격차를 줄이는 해답이 아니다
루저가 싸우기 위한 자격 “스펙이나 가지고 비판해라”
몇 달 전부터 존재는 알고 있던 <나는 시간강사다>라는 게시물이 있다. 지방대 시간강사였던 필자의 실상 얘기였다. 나는 한 가지가 의문이었다. 과연 독자들이 이것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나는 모종의 비관적인 결론을 가졌고, 반 정도는 확실히 현실이 되어 있었다. 부조리를 비판하려면 그럴만한 자격을 갖춰야 한다 이 명제가 맞냐 아니냐와 무관하게, 최소한 한국인 중 절반이 이에 동의한다 여긴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면 그 명제는 한국 사회의 아주 일상적 질서 중 하나라고까지 … [Read more...] about 루저가 싸우기 위한 자격 “스펙이나 가지고 비판해라”
선배들이 말하는 “수능 후 할 일, 하지 않아야 할 일”
세상은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뉜다고 한다. 민간인과 군인이 그것이다. 하지만 군인 못지 않게 세상을 험하게 살아가는 계층이 있으니, 바로 고3이다. 전역한 병장보다 더욱 기뻐 날뛰는 게 고3인데, 정작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방황하며 술만 마시는 이들도 많다. 술은 어차피 대학 가면 많이 마실 수 있으니, 대학 가기 전 시간을 알짜로 써보는 방법을 알아보자. 1. 예체능계 친구를 괴롭히자 그동안 많이 힘들었다. 모두가 당신에게 힘내라고 하면서, 묘한 우월감의 웃음을 내비쳤을 … [Read more...] about 선배들이 말하는 “수능 후 할 일, 하지 않아야 할 일”
소녀, 희망을 말하다
<오마이뉴스> ‘엄지뉴스’에 예쁜 여고생 사진 하나가 떴다.[기사] 누군가가 찍은 ‘폰 사진’이다. 제목은 ‘고3 수험생, 보약 아닌 단식 택하다’. 칠판을 배경으로 여학생 하나가 서 있다. 춘추복인지 하얀 블라우스 위에 입은 조끼에 꽂힌 노란 리본이 눈에 들어오는데, 소녀는 노란 바탕에 검고 굵직한 글씨가 쓰인 종이 한 장을 들고 있다. 종이에는 굵직한 글씨로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쓰여 있다. 칠판에는 이 여학생이 썼음직한 단정한 글씨로 다음과 같이 씌어 있다. 고3 수험생, … [Read more...] about 소녀, 희망을 말하다
성적으로 줄 세우는 사회, 그리고 줄을 서는 아이들
모두들 이미 알 만큼은 아는 얘기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교사는 물론, 학부모도 일찌감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래서 언론이 필요 이상의 호들갑을 떠는 걸 바라보는 기분은 좀 씁쓸하고 겸연쩍다. 그것은 마치 이미 널리 알려진 자신의 치부를 새삼 스스로 확인해야 하는 민망함 같은 것이기도 하다. '성적으로 줄 세우기'? 모두 아는 이야기다 교육단체 ‘사교육 걱정 없는 세상’이 남부지역 일부 학교에서 학생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관행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 [Read more...] about 성적으로 줄 세우는 사회, 그리고 줄을 서는 아이들
문제는 인성교육이 아닌 입시지옥이다
여야의원 50명으로 이루어진 국회인성교육 포럼에서 초·중학교의 인성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인성교육법을 내년4월 중에 통과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법에는 인성교육 교과의 시수를 법으로 정하고, 각 시도 교육감은 인성교육 계획을 수립하고, 각급 학교는 인성교육에 예산의 일정 부분을 반드시 할당하도록 되어 있다.(기사원문보기). (주: 이 글은 2013년 쓰인 글로 2014년 5월 발의되었습니다.) 이 법안을 입법예고하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 [Read more...] about 문제는 인성교육이 아닌 입시지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