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란 무엇인가? 모두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가니 결국 물질적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 견해에 따르면 인간과 물질의 차이는 물론이고 인간과 ‘짐승’의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 영혼이니 정신이니 마음이니 하는 ‘형이상학적 상부구조’는 물질의 반영인 허상일 뿐이다. 일종의 물질 환원론이다. 대략 유물론(materialism)의 인문학이라고 부를 수 있겠다. 이런 인문학 위에서 서 있는 경제학자들은 재화(goods)와 서비스(service: 용역이라는 내게도 낯선 용어로 번역되기도 하지만)를 … [Read more...] about 트럼프의 노동자들
시사
백악관에 집무실까지 얻은 이방카 트럼프
※ 역주: 족벌주의를 뜻하는 단어 ‘nepotism’은 공사를 명확히 구분하고 실력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선진국에서는 후진적인 과거의 유물로 배척되는 특징입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후 자식들, 특히 둘째 이방카 트럼프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각종 공식 석상에 얼굴을 비치고 국정 전반에도 이례적으로 관여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복스가 백악관 안에서 이방카 트럼프의 위치를 분석한 기사 ‘It’s official: Ivanka Trump will be a White House … [Read more...] about 백악관에 집무실까지 얻은 이방카 트럼프
“CIA를 제 천직이라 여겼어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CIA를 나왔습니다.”
※ CIA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국가안보회의의 대변인을 역임한 네드 프라이스(Edward Price)가 이달 중순 CIA에 사표를 내며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I didn’t think I’d ever leave the CIA. But because of Trump, I quit.’을 번역한 글입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칼럼 서두에 프라이스가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했던 인물이라는 점을 밝혔습니다. 프라이스는 2016년 8월, 클린턴과 민주당에 총 5,000달러를 … [Read more...] about “CIA를 제 천직이라 여겼어요.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CIA를 나왔습니다.”
패배를 정직하게 성찰하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있다
19대 국회에서 내가 통과시킨 법 중에는 매우 중요하고 비중 있는 법안이 꽤 있었다. 상가권리금보호법, 편의점 등 프랜차이즈 불공정해소법, 21년 만에 통과된 차명거래금지법(=금융실명제법)이 모두 그렇다. 이 법안들의 공통점은 박근혜 대통령의 '선의를 존중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차명거래금지법의 경우 2012년 대선 TV토론에서 당시 박근혜 후보가 '지하경제 활성화'라는 말실수를 했다. 그래서 야당-진보성향 유권자 다수가 이를 조롱했다. 반면 나는 논란이 커졌기 때문에 이를 … [Read more...] about 패배를 정직하게 성찰하는 사람에게는 미래가 있다
수인번호 503번
지인 가운데 자수성가해서 조그만 사업체를 경영하는 분이 있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우연히 은행구좌 비밀번호 얘기를 하다가 그로부터 뜻밖의 고백을 들은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거래은행 비밀번호가 전부 ‘수인번호’라고 했다. 한때 경제적 궁핍을 견디다 못해 남의 물건에 손을 댄 탓으로 잠시 구치소 생활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그때의 잘못을 잊지 않기 위해 구치소 시절의 수인번호를 은행 비밀번호로 쓰고 있다고 했다. 이 얘기를 발설한 것은 처음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광야’ ‘청포도’ … [Read more...] about 수인번호 503번
음모론은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지난 3월 27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다이빙벨로 한때 유명했던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나와 이러한 말을 했다고 합니다. 김어준: 그러면 시기는 6개월이면 충분했다고 보시면 이런 공법 이런 방식으로 최초 채택되면서 비용이 한 1,000억 정도 들어갔다고 하는데 비용 측면에서 어떻게 보십니까? 이종인: 비용도 아무리 많이 해도 250억이면 충분히 배를 건졌다고 봅니다. 저는. 정부에 대한 신뢰가 아무리 낮기로서니 국제경쟁입찰로 실시한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언론에서 대놓고 아무 말 … [Read more...] about 음모론은 사회를 병들게 합니다
한국 선거사의 한 획을 긋게 될 2017 대선의 5대 관전포인트
지난 3월 26일 페이스북에 「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을 넘어 ‘진취적인’ 정책 비전을 주도해야」 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 그 글의 요지인즉 탄핵+박근혜 구속+선거운동 개시를 분기점으로 그 이전에는 ‘회고적 태도=심판정서’가 강하게 작동했지만 그 이후에는 ‘전망적 태도=미래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작동할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캠프는 ‘부자 몸조심’과 ‘어대문스럽게’ 대응하면 안 되고 국면이 바뀔 것을 대비해 진취적인 정책 비전을 주도해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 [Read more...] about 한국 선거사의 한 획을 긋게 될 2017 대선의 5대 관전포인트
안철수의 연설문 표절, 무엇이 문제인가
(안철수 연설이 오바마 표절이라는 글을 올린 뒤 여러 항의를 받았다. 댓글에는 괜찮았는데 메일로, 페이스북 메시지로, 심지어 지금 몇 년째 놀리고 있는 내 블로그까지 찾아와 그게 무슨 표절 이냐부터 시작해서, 오버 아니냐, 더 나아가 치사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래서 좀 길게 설명한다. 그게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는 분들은 글이 길어도 꼭 읽어봐 주시기 바란다.) "토론의 달인이므로 여러분을 제압할 수 있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재주로서 진실을 덮으려 하는 … [Read more...] about 안철수의 연설문 표절, 무엇이 문제인가
경남신문의 베껴 쓰기 넘은 훔쳐 쓰기
나는 경남도민일보 기자다. 경남신문 기자들과 같은 업계에 종사한다는 말이며, 나름 사정도 짐작이 되고 여러 어려움도 같이 느낀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3월 26일 일요일 사람 만날 일이 있어 마산 창동 한 카페에 갔다. 시간이 남았기에 거기 있는 경남신문(3월 24일 금요일 치)을 뒤적이다가 4면에 눈이 머물렀다. 이런저런 기사들이 나열되어 있었고 모두 아홉 꼭지였다. 한 기자가 그 가운데 네 꼭지를 썼다고 되어 있었다. 비중이 높은 머리기사와 두 번째 기사와 세 번째 기사 그리고 조그만 기사 … [Read more...] about 경남신문의 베껴 쓰기 넘은 훔쳐 쓰기
“트럼프 찍은 사람은 노답?” 그런 자세로는 민주당 재집권 어려워
포퓰리즘 운동에 가하는 반격의 메시지로 라틴어 문구는 대개 효과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21일, 전날 열린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모인 반트럼프 시위 여성행진 참가자들 사이에서 손으로 쓴 라틴어 문구가 적힌 팻말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Primum Non Nocere” “프리뭄 논 노체레”. “무엇보다 해를 입히는 일을 하지 말라”는 뜻으로 오래된 의학 전통과 관련된 말이기도 합니다. 이 팻말을 들고 온 보스턴 출신 역학자는 마이크 길버트 … [Read more...] about “트럼프 찍은 사람은 노답?” 그런 자세로는 민주당 재집권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