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아침, 기분 좋게 늦잠을 자고 좋아하는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가 뜨거운 수증기를 품어내는 노즐을 하얀 천으로 힘있게 닦아내며 웃어주는 바리스타에게 커피 한잔을 받아들고 햇볕이 반쯤 걸려있는 창가 옆에 자리를 잡는다.” 정신없이 바쁜 일주일을 보낸 직장인이라면 이런 나름의 잉여를 즐길 수 있는 주말을 기다리며 살고 있을 것이다. 이번 주에 어디로 가볼까 하는 고민해본 적이 누구나 있지 않을까? 만약 당신이 동경에서 이런 장소를 찾는다면 망설임 없이 “다이칸야마(代官山)의 … [Read more...] about 책 읽고 싶게 만드는 일본 도서관
문화
나의 편견과 마주하기
나는 편견이 있는 사회에서 태어나 편견의 공기를 마시며 자랐다 GRIMZA 프로젝트와 함께 작업하며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안에 켜켜이 쌓여있던 편견과 마주하게 되었다 나의 편견은 누군가의 괴로움을 지속시키고 누군가의 생계를 가로막을 것이고 누군가의 존재를 지워버릴 것이다 그러니 끊임없이 마주하자 나의 편견과 원문 … [Read more...] about 나의 편견과 마주하기
걸그룹이 노래하는 ‘사회문제’는 어떨까?: 아이돌 키우는 사회적 기업
사회적기업 ‘엶 엔터테인먼트’ 올해 말 ‘플로어스’ 데뷔 사회 문제 이야기하는 아이돌 걸그룹 채용도 연습도 노래도 사회 가치 담는다 돈을 벌면서도 사회적 가치를 추구한다면 이윤 발생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디거나 적을 수 있다. 그런 가치를 추구하는 사회적 기업이 자본주의 대중문화의 꽃이라고 하는 ‘아이돌 그룹’을 키운다면? 나쁜 선입견일 테지만 궁금증은 커지기만 한다. 그리고 곧 실체를 만난다. 엶 엔터테인먼트(이하 엶)는 사업의 주 분야가 사회적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다. … [Read more...] about 걸그룹이 노래하는 ‘사회문제’는 어떨까?: 아이돌 키우는 사회적 기업
봄, 사랑, 벚꽃 말고 벚꽃 음료수
정말 완벽한 봄이다. 그렇다. 나는 날씨에 무감각해서 눈보라가 치는 날 코트를 입고, 폭염에 카디건을 걸치고 나오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날씨 모지리도 여자친구가 생기면 날씨에 신경을 쓴다. 아니 써야만 한다. 오늘은 정말 완벽한 봄이다. 날씨도 완벽하고 시간도 탱자탱자 노래를 부른다. 우리는 멀리 떠나기로 했다. 벚꽃이 아름다운 남해! 벚꽃축제가 열리기 전에 이곳을 방문해 여유롭게 벚꽃을 즐길 것이다. 나는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되새겼다. ‘뭐든 성공을 하려면 반 박자가 빨라야 … [Read more...] about 봄, 사랑, 벚꽃 말고 벚꽃 음료수
슬럼프에 빠진 창작자에게: 작가의 벽을 넘어서는 법
※ The New Yorker의 「How to Beat Writer’s Block」을 번역한 글입니다. 1920년, 열여섯 살 난 그레이엄 그린은 “104주 동안의 단조로움, 부끄러움, 정신적 고통” 끝에 자신이 다니던 프렙스쿨인 버크햄스테드를 떠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학교의 교장이었기에 그는 부모님 앞으로 된 자퇴사유서를 남기고 학교로부터 도망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견되었습니다. 그 탈출은 가족들에게 매우 충격적인 일이었기에 이들은 그에게 6개월간의 심리 치료를 … [Read more...] about 슬럼프에 빠진 창작자에게: 작가의 벽을 넘어서는 법
미디어 생존 전략: 미디어는 협업하고 콘텐츠는 분업하라
콘텐츠 제작자의 증가 시대, 미디어 생존경쟁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콘텐츠 창작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앞으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누구나 콘텐츠를 창작할 수 있는 콘텐츠 민주주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과거의 콘텐츠 제작은 특수한 기술이나 기획력 혹은 개성 강한 누군가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었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Rec 버튼만 누르면 콘텐츠 창작이 가능한 시대를 살고 있다. 물론 디지털화된 모든 스토리를 지칭하는 콘텐츠에도 암묵적으로 … [Read more...] about 미디어 생존 전략: 미디어는 협업하고 콘텐츠는 분업하라
『미실』의 김별아 소설가와 함께하는 서울산책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서울 서울이라는 도시를 생각할 때, 아무래도 요즘 사람들이 떠올리는 것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지닌 역사와 시간의 무게보다는 경제적으로 크게 발달한, 메트로폴리스로서의 서울의 모습인 듯하다. 실제로 ‘한강의 기적’과 같은 전 세기의 수사를 굳이 동원하지 않더라도 서울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4년에 이미 327조에 다다랐으며, 그 인구수는 1,000만에 육박한다. 늘어난 것은 서울이라는 도시의 경제적 가치나 인구수만이 아니다. 한때 사대문 안을 이르는 … [Read more...] about 『미실』의 김별아 소설가와 함께하는 서울산책
요즘 유행하는 엄마
“그놈의 민방위 훈련만 아니었어도···.” 우리 엄마 신세 한탄의 시작이다. 대학생 때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 민방위 훈련 사이렌이 울려 근처 오락실로 급히 들어갔는데 그때 옆에 앉은 남자가 엄마에게 한눈에 반해 쫓아왔다. 10분만 이야기하자던 그는 매일같이 자기를 보러 왔고 어느새 결혼식장에 같이 손잡고 들어가더란다. 신혼을 즐길 새도 없이 한 달 만에 내가 생겼고 시어머니가 그토록 바라던 아들까지 낳아 키우다 보니 이렇게 늙어버렸다는 이야기다. 그러니까 그 사이렌 때문에 아빠와 … [Read more...] about 요즘 유행하는 엄마
억울한 마블링을 위한 변론
소고기 등급제의 탄생 고기장사를 하다 보면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손님들은 소고기에서 육색, 육향, 육질, 풍미 이런 것을 다 떠나 질기면 싫어합니다. 고기가 질기다면 욕먹어도 아무 말 못 하게 됩니다. 물론 연도 말고 풍미 같은 것을 즐기는 손님도 계시긴 하지만 매우 소수입니다. 1970~1980년대부터 축산업에 종사해 오신 분들께 여쭤 보았습니다. 예전부터 부드러운 소고기, 즉 마블링 있는 소고기에는 값을 더 쳐줬다고 하더군요. 그것에 명확한 기준이 없이 가격이 결정되니 정부는 … [Read more...] about 억울한 마블링을 위한 변론
매 안 맞고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3월을 기다리며 나는 들떠 있었다. 그전부터 뭔가를 하고 싶어 하면 어른들이 항상 말했으니까. “그런 건 대학에 가면 다 할 수 있어.” 이 말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무 살이 되면 무엇이든 할 기회와 자유가 열린다고 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었다. 어차피 돈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들어왔는데 정작 아무것도 될 수 없을 것 같아 두려웠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무언가를 경험한다는 건 그와 관련된 상품을 소비한다는 … [Read more...] about 매 안 맞고도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