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노스와 엘리자베스 홈즈의 몰락으로 보는 사짜 감별법」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기왕 엘리자베스 홈즈에 대한 글을 썼으니 한 마디만 더하도록 하죠. 홈즈는 유니콘으로 떠올랐을 때 마크 주커버그, 스티브 잡스,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 등 다른 대학 중퇴자(브린과 페이지는 대학원 중퇴자만요ㅋ) 로써 성공한 IT 기업가들과 비견되었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그들과 같은 위치에 오를 것이라고 여겨졌고요. 그러나 그들과는 달리 홈즈는 지금 이 꼬락서니가 되었습니다. 무슨 차이가 … [Read more...] about 성공한 IT기업가들과 달리, 엘리자베스 홈즈가 무너진 이유
책
“서른에는 남부럽지 않게 잘살고 싶다”
서른이라는 건 참 남다른 나이다. 경제적인 의미에서는 더욱더 그렇다. 21살, 블로그 첫 수익으로 적금을 넣기 시작할 때에는 '서른에는 1억 정도를 모으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얼마 전 서른이 된 내 통장에는 더 유지하기 힘들어 해지한 장기 보험 상품에서 환급받은 1,200만 원이 전부다. 참담한 심정이다. 원래는 보험 상품 없이 은행 적금으로만 돈을 모았다. 그런데 중간에 큰 사고를 당하면서 수술비가 필요해져 적금을 모두 해제했고, 남은 건 어머니께 드렸다. 블로그로 버는 … [Read more...] about “서른에는 남부럽지 않게 잘살고 싶다”
공학도 출신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경영하는 방법: ‘창의성을 지휘하라’
경영에 필요한 스킬셋은 뭘까요. 경영은 르네상스형 인간이 필요한지라 꼽자면 한도 없지만, 저라면 하나씩 소거해 나가도 마지막까지 들고 있을 하나는 '인간에 대한 통찰'입니다. 재무나 전략으로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결국 그걸 이뤄내고 지켜내고 더 키우는 건 항상 '사람'을 통해야 하니까요. 사람만 잘 안다고 사업이 저절로 되지 않겠지만, 이 부분이 부족하면 항상 한계를 노정하거나 추락을 경험합니다. 그런 면에서 창의성이 유일한 핵심 역량이 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이야기는 인간 … [Read more...] about 공학도 출신이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경영하는 방법: ‘창의성을 지휘하라’
두 경제학자의 다이어트 이야기
오늘날 살아가는 시대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제품이 쏟아진다. 그 새로운 제품은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스마트폰, 지금 내가 글을 적는 데 사용하는 태블릿 PC 같은 기기만 아니라 '음식'이라는 제품군에서도 우후죽순 새로운 제품이 쏟아지며 소비를 자극한다. 새롭게 만들어진 제품들은 프로모션 발표회, 연예인을 이용한 광고를 통해 마치 지금 그 제품을 갖지 않으면 안 된다는 식의 이미지를 심어준다. 지금 당장 나에게 필요하지 않은 제품군임에도 광고와 함께 쏟아진 과잉 정보를 통해서 무심코 … [Read more...] about 두 경제학자의 다이어트 이야기
‘아마추어’의 세계에서 느끼는 행복도 물론 좋지만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간보다 콘텐츠를 다 즐기고 난 후 그것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긴 경우, 대개 나는 그것을 ‘좋은 콘텐츠'라고 여기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내 기준에 엄청나게 좋은 콘텐츠. 어떤 대목에서는 현웃 터트리면서 읽다가도 또 어떤 대목에서는 ‘헐 내 생각을 읽은 건가?’ 싶어 순간 등골이 서늘해졌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쉬지 않고 단숨에 후루룩 다 읽었다. 문제는 다 읽고 난 다음이었다. 머릿속에 오만 가지 생각이 … [Read more...] about ‘아마추어’의 세계에서 느끼는 행복도 물론 좋지만
팍스는 결혼을 ‘위협’하는가, 안 하는가
나의 시누는 독일계 항공사 승무원으로 프랑크푸르트에 산다. 남편과 시누는 친하지 않지만 나와 시누는 친해서 시시콜콜한 얘기를 자주 나누는데, 지난 유럽여행 때 독일의 연애와 결혼 문화에 관한 얘길 했다. 독일에는 프랑스의 시민연대계약(Pacte civil de solidarité, PACS) 즉 팍스와 유사한 생활동반자법이 있다. 팍스와 마찬가지로 동성 간 결합을 법적으로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이성애자들 역시 널리 이용한다. 파트너로서 실질적인 보호를 받으면서, 맺고 풀기는 훨씬 … [Read more...] about 팍스는 결혼을 ‘위협’하는가, 안 하는가
소설가의 일, 창업가의 일
솔직히 이건 반칙이다 세상천지에 소설가보다 자기가 하는 일을 글을 통해 멋들어지게 잘 설명할 수 있는 직업이 있을까. 하물며 그 소설가가 김연수(!)라니. 취미생활+배설 활동으로 글을 적는 아마추어의 입장에선, 감탄을 넘어 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까 이건 마치 “화가라는 직업을 그림으로 그려봤어”라고 해맑게 웃는 미켈란젤로를 바라보는 미대 입시학원 2년 차 학생이 느끼는 감정이라고나 할까. 혹은 “자, 방금 발레리나라는 직업을 발레 동작으로 표현해봤는데 어떤가요?”라고 … [Read more...] about 소설가의 일, 창업가의 일
연대, 투쟁, 승리의 기록: 『유럽 낙태 여행』
『유럽 낙태 여행』은 서울로 올라가는 비행기에서 글썽글썽하며 읽었다. 눈물이 헤픈 편인 나는 서로의 고통을 짐작하는 사람들이 연대하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서사에 특히 약한데, 여자들의 연대라니. 내 옆자리에 앉은 사람은 필시 나를 이상하게 봤겠지만 어쩔 수 없다. 최근에 읽은 책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고, 감동적이었고, 아주 유익했다. 책은 예정에 없이 책방 무사를 방문했다가 샀다. 봄알람 팀이 유럽을 돌며 페미니스트들을 만나고 각국의 낙태권 현황을 알아본다는 대강의 기획은 알고 있었지만 내용을 … [Read more...] about 연대, 투쟁, 승리의 기록: 『유럽 낙태 여행』
『좀비 육아』, 아빠의 현실밀착형 육아 에세이
KBS2 채널에서 방영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면 매일 육아에 힘쓰는 아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조금 잘못된 사례다. 왜냐하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등장하는 가정은 비현실적으로 부유한 가정이라 그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라고 일반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부모들은 넓은 집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부지런히 뛰어다니게 할 수 있다. 심지어 카메라가 따라다니는 상황 속에서 부모와 함께 외출을 자주 할 뿐만 아니라 어릴 … [Read more...] about 『좀비 육아』, 아빠의 현실밀착형 육아 에세이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롤리타』의 나보코프가 『창백한 불꽃 』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은 흔히 소설은 지루해하고, 게임은 즐거워한다. 그 이유야 분명하다. 게임에는 ‘상호작용’이 있다. 소설은 그저 우리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뿐이지만, 게임의 이야기는 내가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관람객과 독자, 게이머의 기본 태도는 바로 그 부분에서 달라진다. 여기에 한 소설이 있다. 이 소설은 90년대에 유행하던 게임 북이 아니다. 미로 게임을 풀고 나면 몇 페이지로 가세요, 같은 안내문도 없다. 하지만 그 어떤 게임보다도 높은 자유도로 수십 가지의 엔딩을 우리 눈앞에 … [Read more...] about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롤리타』의 나보코프가 『창백한 불꽃 』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