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근래 들어 상류층의 삶에 대한 전시와 과시·관음이 기이할 정도로 문화 전반을 뒤덮고 있다고 느낀다. TV 프로그램들도 예전에도 이런 프로그램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채널을 돌리는 곳마다 온통 연예인들이나 그 밖의 샐럽들의 화려한 삶을 보여주기에 여념이 없다. 당연히 TV만 그런 건 아니다. 오히려 이런 현상은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들 어찌나 저렇게 잘 사나 싶을 정도로 한강이 보이는 집이 없는 사람이 없는 것 같고, 몇백만 원 하는 명품은 기본 세팅으로 … [Read more...] about 상류층의 ‘이미지’를 전시하려는 사람들
도서정가제 시행 후 ‘서점’에서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에는 서점에서 책을 살 일이 거의 없었다. 대학생이던 때, 내가 샀던 책이 천 권은 넘는데, 거의 중고 책이거나 온라인 서점에서 산 책들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일반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의 책값 차이가 상상 이상으로 엄청났기 때문이다. 특히 한 온라인 서점은 통신사 할인으로 최소 50% 이상 할인된 책을 구매할 수 있었고, 적립금까지 합치면 80–90% 할인된 책을 살 수 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 서점에 가서 책을 구경하더라도, 제목만 … [Read more...] about 도서정가제 시행 후 ‘서점’에서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운다
1. 사랑이 주는 신비로운 경험 중 하나는 당신이 건넸던 어느 순간의 호의, 눈빛, 몸짓 하나가 세상의 다른 모든 것들을 사라지게 하고 오직 그것만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느끼게 만드는 순간이다. 당신이 타주었던 차 한 잔, 당신이 건네주었던 꽃 한 송이, 당신을 따라나섰던 밤 산책, 당신이 커피를 마시던 한순간의 모습이 어느 순간 가장 의미있고도 유일한 것이 되고, 그 밖의 나를 둘러싼 인생이나 세상의 맥락 같은 것들은 아무래도 상관없는 것이 된다.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부디 시간이 … [Read more...] about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은 운다
사람은 곁에 있어야 할 사랑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결혼한 이후로 주말은 거의 전부 가정에 썼던 것 같다. 아내가 있고 또 아이가 있는데, 아내와 아이랑 보낼 수 있는 시간을 두고 굳이 그 시간에 친구나 다른 사람을 만나러 나간 적은 거의 없었다. 북토크를 하거나 모임에 갈 일이 있어도, 주로 아내와 같이 갔고, 아이랑 같이 간 적도 있었다. 적어도 나에게 여유랄 것이 있다면 그 시간은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 내가 사랑하는 가정에 쓰려고 애썼다. 이런 식으로 살다 보면 사회관계라든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여러모로 사회적인 … [Read more...] about 사람은 곁에 있어야 할 사랑이 없으면 살 수가 없다
세 종류의 엄마: ‘엄마라서 당연한 것’은 없다
아이가 보는 만화들에서는 크게 세 종류의 엄마가 나온다. 아이들이 무슨 사고를 치건 무한한 자애로움으로 그것을 이해하며, 설명해주고 감싸 안아주는 자애의 화신 같은 엄마다. 매화마다 아이와 좌충우돌하면서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미워했다가 좋아했다가, 깔깔대고 실수도 하는 조금은 아이 같고 조금은 어른 같은 엄마다. 대체로 첫 번째의 자애로운 엄마에 가깝지만, 화낼 일에는 화도 내고, 실망하거나 힘들어하기도 하는 중간 정도의 엄마가 있다. 아이가 세 만화를 골고루 보기에 … [Read more...] about 세 종류의 엄마: ‘엄마라서 당연한 것’은 없다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영화 <작은 아씨들>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였다. 조가 자매들의 삶을 다룬 소설을 출간하면서 당대에 인기 있는 주제가 아니라고, 별 볼 일 없는 것이라고 비하하자 그녀의 여동생 에이미가 말해주는 대사다. 계속 쓰면 그것이 중요한 게 되는 것이라고 말이다. 영화 전체에서 이 말 만큼 공감한 말이 없었다. 영화에서의 맥락은 그 시대의 문단에서 그다지 인정하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 계속 쓰면 중요한 이야기가 된다는 맥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것이 … [Read more...] about “계속 써야 더 중요해지는 거야.”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성공의 비결 같은 것에 관해 쓰는 건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문득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서 성공이란 어디까지나 세속적 의미에서의 성공, 그러니까 큰돈을 벌거나 높은 지위나 명예를 얻은 사람을 뜻한다. 내가 아는 한 그런 사람 중에 마냥 안정을 지향한 사람들은 없다. 대부분은 모험적이거나 도전적인 순간이 있고, 그 순간이 누적되면서 성공의 기회랄 것도 얻는 듯하다.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이지만 소위 성공한 사람들, 적어도 내가 보아왔던 사람들을 … [Read more...] about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펀쿨섹좌’와 ‘1일1깡’: 이 시대는 무의미가 춤추는 무대다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화제가 되기도 하고, 흥미로운 현상 두 가지를 꼽으라면 '펀쿨섹좌'와 비의 '깡'에 관한 것이 아닐까 싶다. 펀쿨섹좌는 일본의 정치인 고이즈미 신지로를 가리키는 말인데, 환경부 장관 취임 당시 기자의 기후변화 대처에 대한 질문에 "FUN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하면 된다."라고 대답한 데서 유래한다. 그 뒤로 이 정치인은 무수한 어록을 생산하게 되는데, 질문에 전혀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동어반복을 하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듯한 기이한 대답을 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 [Read more...] about ‘펀쿨섹좌’와 ‘1일1깡’: 이 시대는 무의미가 춤추는 무대다
요즘 세대가 가장 기피하는 인간 유형이 있다면
요즘 세대가 가장 기피하는 인간 유형이 있다면 '답정너'일 것이다.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인데, 그런 태도로 누군가에게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를테면 오직 긍정적인 피드백만 바라며 자기가 쓴 글이나 작품을 보여주는 사람, 잘생겼거나 예쁘다는 대답만을 바라며 자기 사진을 보여주는 사람, 내가 잘못되지 않고 옳다는 대답만을 바라며 질문하는 사람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태도는 일종의 소통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진정으로 질문하기보다는 … [Read more...] about 요즘 세대가 가장 기피하는 인간 유형이 있다면
‘아무 노래 챌린지’, 아무 생각 없이 노는 게 최고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사람들
1. 요즘 인스타그램의 가장 인상적인 유행 중 하나는 '아무 노래 챌린지'이다. 가수 지코가 발표한 <아무 노래>라는 곡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영상을 찍어 올리는 현상인데,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 인스타그램에 '아무 노래 챌린지'라는 태그로 검색하면, 거의 5만 개의 게시물이 뜬다. 지코의 팬들 뿐만 아니라 각종 샐럽들, 연예인들, 일반인들, 그 외 전 세계의 사람들이 이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설의 시작 이 챌린지에 대단한 … [Read more...] about ‘아무 노래 챌린지’, 아무 생각 없이 노는 게 최고라는 사실을 알아버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