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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에게 결혼은 연애와 사랑의 연장이지만, 여성에게 결혼은 포기와 단절이다

2021년 1월 6일 by 정지우

얼마 전, 성공하거나 경제적 여력이 있으면 무엇을 선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여성의 70%가량은 비혼을, 남성의 80%가량은 결혼을 택할 거라는 통계를 보았다. 이 기사를 보고 잠깐 멈칫한 것이 그렇게 많은 여성이 비혼을 원한다는 게 놀라워서였다. 반면 남자들은 경제적 여력만 있으면 대부분 결혼을 원한다는 것인데, 이런 차이가 다소 의아하기도 하면서 머지않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먼저 떠오른 건 내가 청년 시절을 거치며 보았던 여성 친구들이었다. 학교에서, 스터디를 하면서, 그 밖의 공간에서 만났던 그 많은 사람 모두는 저마다 삶에 대한 열망이나 꿈, 직업적인 희망 같은 것을 갖고 있었다.

누군가는 PD가 되고 싶어 했고, 누군가는 기자가, 누군가는 음악인이나 변호사, 건축 디자이너나 금융회사 직원이, 교수나 교사가 되고 싶어 했다. 내가 아는 한 빨리 결혼해서 평생 엄마로만 살고 싶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이는 어느 성별이든 전혀 다르지 않았고, 실제로 함께 협력하거나 경쟁하면서 그런 저마다의 길을 걸어가는 게 내가 아는 청년 시절이었다.

그런데 30대 중반쯤 되어 주변을 둘러보니 결혼으로 자기 사회생활이나 경력이 타격을 입은 남성은 거의 단 한 명도 없는 반면, 여성 중 거의 절반 이상은 직장을 그만두었고 경력단절 여성이 되었다. 물론 그중에는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자발적으로 그만두고 오히려 가정생활을 좋아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내가 아는 한 비자발적인 포기가 훨씬 많을뿐더러, 처음에는 자발적으로 전업주부를 택한 여성들도 대략 아이가 학교 갈 때쯤부터는, 그 단절된 경력을 복구하기 위해 부단히도 애쓰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니까 적어도 결혼이라는 하나의 현상을 놓고 봤을 때, 이게 현실적으로 남성에게 주는 영향보다는 여성에게 주는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것은 실제로 주변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마 결혼에 대한 이런 극단적인 인식 차이는 그런 데서 비롯되는 게 아닐까 싶다.

남자는 일단 자기가 성공하고 돈만 많이 벌면, 자기 취향에 맞는 여자 만나서,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자기 자신의 사회생활에는 어떠한 타격도 없이 인생을 이어가리라는 것을 매우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 여자는 아무리 자기가 성공하더라도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순간, 엄청난 갈등과 고민 속에서 무엇을 포기하고 말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적인 벽 앞에 선다는 걸 미리 예견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다 보니 아직 사랑하는 아이가 생기기 전부터, 그 무언가에 마음을 주고 딜레마에 빠지기 전부터, 자기가 꿈꿔왔고 사랑해왔던 직업이나 진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것은 어느 성별이 이성을 더 필요로 한다든지, 더 사랑하고 함께 살고 싶어 한다든지 하는 문제와는 다소 무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아는 한, 사랑과 연애, 이성을 만나는 일에 대한 관심은 결코 여성이 남성보다 덜하지 않다. 오히려 남성 못지않게 여성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함께 살고, 행복한 삶을 함께 꾸려나가고 싶은 마음이 적지 않다.

이게 단순히 사랑이나 연애 같은 문제를 넘어서 ‘결혼’의 문제가 되면 무엇을 포기하거나 포기하지 말아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되고, 그 지점에서 남성과 여성의 입장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남성에게 결혼은 무척 자연스러운 연애와 사랑의 연장이라면, 여성에게 결혼은 돌이킬 수 없는 포기와 단절을 먼저 상상하게 하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인들이 출근하는 시간에 동네 문화센터에 가보면 열에 여덟은 아이 엄마가 아이들을 데리고 온다. 열에 둘은 할머니나 할아버지가 데리고 온다. 그것만으로도 결혼과 출산 이후 삶의 지형이 어떻게 바뀌는지 거의 즉각적으로 이해를 하게 된다. 지역마다 맘카페는 있어도 아빠들 모임은 찾기가 어렵다.

사실 많은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는 존재를 만나 함께 사랑하며 살아가길 꿈꿀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그런 새로운 삶은 플러스에 가깝기만 한 반면 누군가는 마이너스를 먼저 생각해야만 한다면, 당연히 그에 대한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남녀가 다르지 않았던, 같은 인생 레이스를 달린다고 믿었던 20대 이후에, 삶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다른 방식으로 각자에게 가혹해지는지를 점점 알아가게 된다. 그런데 적어도 결혼이라는 것은 그 시작 전부터 여성에게 훨씬 가혹할 수 있는 무엇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원문: 문화평론가 정지우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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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d Under: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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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겸 변호사.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등 여러 권의 책을 썼다. JTBC, MBC 등의 문화평론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EBS 비지니스 리뷰〉에 출연하기도 했다. 뉴스레터 '세상의 모든 문화'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작권·개인정보·형사 사건 등의 분야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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