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 오는 날, 영화배우 채드윅 보즈먼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사망 소식을 믿을 수 없어 자꾸만 검색을 해보다가, 그의 죽음이 돌이킬 수 없는 사실임에 허망해하다가, 이윽고 최근 그의 외모가 날이 갈수록 수척해졌음이 떠올랐다. 그는 세상에 알리지 않은 채 자신만의 싸움을 하며 영화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며칠간 다시 볼 수 없는 채드윅을 그의 영화를 통해 다시 만났다. 채드윅의 필모그래피는 흑인 인권의 고민을 담은 영화들이 주를 이루었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세상에 나온 순서대로 인종차별 … [Read more...] about 채드윅 보즈먼을 추모하며: 그의 흑인영화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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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이 아니라 굳이 ‘언택트’를 써야 할까?
며칠 전 김승환 전라북도 교육감이 ‘언택트(untact)’를 소재로 써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공감하며 읽었다. 코로나19 시대에 정체불명의 말들이 오용되거나 남용되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꼬집는 글이었다. ‘언택트’를 아는가. 영어 문자 속이 조금 있는 사람이라면 ‘접촉’이나 ‘대면’을 뜻하는 ‘콘택트(contact)’에 부정을 나타내는 영어 접두어 ‘un-’을 붙여 ‘비접촉’, ‘비대면’을 나타내기 위해 만든 단어라는 걸 눈치챌 것이다. 언택트는 2017년에 우리나라에서 비대면 기술을 … [Read more...] about ‘비대면’이 아니라 굳이 ‘언택트’를 써야 할까?
KOREA BOO를 아시나요?: 친절함과 사랑을 가정한 인종차별
어학연수를 하던 시절 프랑스 몽펠리에에 산 지도 어언 3개월 반이 되었을 무렵, 희한한 인간 군상을 참 많이 만났다. 미친놈 보존 법칙은 어디나 적용된다고 한국에도 미친 자들이 있는 만큼 프랑스에도 정신세계가 특이한 사람들이 참 많다. 한국에서는 1년 동안 만났을 미친놈들을 외국에서는 일주일 만에 다 섭렵할 수 있으니 한국보다 외국에 오히려 더 많을지도. 각설하고, 외국 생활을 하면서 나를 가장 환장하게 한 사람은 길에서 대뜸 니하오라고 소리치거나 벤치에 앉아있는데 니하오 곤니찌와^^ 하면서 … [Read more...] about KOREA BOO를 아시나요?: 친절함과 사랑을 가정한 인종차별
추미애와 그의 아들은 위법이 아니라 위세를 누렸다
난 추미애와 그 아들이 대단한 불법 위법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테크니컬리 탈영이 맞기는 하겠으나 카투사 군 생활에 그런 일들이 사실 좀 흔하게 있는 편이기도 하고, 어떻게든 변호하거나 이해해주자면 이해 못 할 정황이 없는 것도 아니거든. 다만 꼴사나운 거다. 의대생 부모들이 국시 문제로 여기저기 전화하고 나대는 거와 추미애가 직접 여기저기 전화 거는 거나 마찬가지다. 아니 오히려 더 추하지. 장관급이 여기저기 전화 돌리면서 구설에 오를 것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아들이 응급 상황에 … [Read more...] about 추미애와 그의 아들은 위법이 아니라 위세를 누렸다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전략 조직도에는 문제가 있다
이 사진들은 박정희 정부 이래 청와대 조직도를 대통령 기록관실과 현재 청와대 웹사이트에서 가져온 것이다. '과학기술'이라는 키워드로 이 조직도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정리해 보면, 박정희 정부의 청와대 조직도: 경제수석 밑에 산업과 기술 관련 비서관만 존재한다. 전두환 정부의 청와대 조직도: 경제수석 밑에 과학기술비서관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김영삼 정부의 청와대 조직도: 경제수석 밑에 과학기술비서관이 존속된다. 김대중 정부의 청와대 조직도: 경제수석 밑에 … [Read more...] about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 전략 조직도에는 문제가 있다
화성에서 온 디자이너와 금성에서 온 PM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좋은 PM(Product Manager)과 함께 일하는 것만큼 복된 일도 드물다. 아마 반대로 PM들도 좋은 디자이너들을 보면서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서로 간의 '쿵짝'이 잘 맞아야 프로젝트도 잘 굴러간다는 이야기. 이곳 실리콘밸리에서 일할 정도라면 개개인들의 실력은 좋을 것이고 협업 경험도 나름 풍부하고 프로젝트에 열정도 있고 성격까지 좋은 디자이너 혹은 PM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내 경험상 실제로도 그랬다. 하지만 '같이 커피 마실 때는 사람이 다 … [Read more...] about 화성에서 온 디자이너와 금성에서 온 PM
반세기가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흑백 간 부의 격차, 원인과 해법은?
※ The Economist의 「The black-white wealth gap is unchanged after half a century」를 번역한 글입니다. 한때 “블랙 월스트리트”로 불렸던 오클라호마 털사의 부유한 흑인 동네 그린우드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1921년 구두닦이였던 흑인 딕 롤랜드 씨는 도심의 사무실 빌딩의 엘리베이터걸이었던 백인 여성을 강간하려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됩니다. 이에 분노한 백인들이 폭도가 되어 롤랜드 씨를 린치하러 법원 건물에 모여들었고, … [Read more...] about 반세기가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흑백 간 부의 격차, 원인과 해법은?
주식 권하는 사회
‘동학개미운동’ 이 회자될 정도로, 모두가 주식투자를 하는 시대가 왔다. 남녀노소 구분없이, 심지어 9월 1, 2 일간 있었던 카카오게임즈 IPO 투자공모에는 58조 원의 돈이 몰렸다. 2020년 대한민국 국가 예산이 총 513조 원 정도였다. 광풍, 과열의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미쳤다. 지긋지긋한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해 사람들은 여름 휴가도 못 간 채 집안에 고립되었고, 허용된 자유라고는 배달음식과 언택트, 게임밖에 없다. 이런 환경에서 주식이야 말로 얼마나 강렬한 자극이자 유혹인가. … [Read more...] about 주식 권하는 사회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
모 천조국 교수의 말씀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혹 그 이상의 록다운에 어떤 조치가 병행되어야 하는지는 대강 명확하다. 2주 이상의 록다운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임대료 징수 연기 조치 특별실업급여 급한 불막기용 현금 살포 천조국이 실제로 이걸 세트로 시행하기도 했고.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건, 이런 조치의 목표가 사실 '감염자 수 0'이 아니라는 거다. 아무리 강력한 록다운 조치를 한들 국민들이 오버 마인드의 의지에 종속되는 군체 같은 개념이 아닌 … [Read more...] about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 연구소’라는 주장을 받아쓰기하는 언론
어제 천지일보는 특종을 하나 했다. 한 홍콩 박사가 영국 토크쇼 '루즈 위민'에 출연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우한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었다는 증거를 '조만간' 공개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저분은 비슷한 얘기를 과거에도 해왔으나 주장만 있고 유전자적 근거는 댄 적이 없다. 반면 페친 김태형 박사에 따르면 그동안 코로나19 게놈 기원을 밝힌 눈문은 10편 이상 발표되었다고 한다. 이번에도 저 홍콩 박사는 단순히 주장 외에 근거를 대진 못했다. 더 웃긴 건 주장한 곳이 영국의 토크쇼 … [Read more...] about 코로나19의 기원이 ‘우한 연구소’라는 주장을 받아쓰기하는 언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