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습니다. 과거 삼성의 이병철, 이건희 회장이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관행을 본다면, 정경유착이라는 적폐에 법의 처벌을 내린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검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는데, 재판부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고작 징역 5년만을 선고했습니다. 낮아도 너무 낮습니다. 최소 5년 최대 45년 중 가장 낮은 징역형 선고한 김진동 판사 재판부는 … [Read more...] about 이재용 ‘2심 집행유예’ 위해 꼼수 부린 김진동 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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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십에 대하여
멘토십(Mentorship)은 문자 그대로 누군가에게 길을 제시할 수 있는 멘토의 자질이다. 직장 상사·부하직원·학교 선후배·친구·형제·부모 등 멘토십은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딱히 나이가 많다고, 혹은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멘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가 많고 지위가 높아도 부족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멘토십은 지위와 나이를 떠나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갖는다. 누구든지 멘티가 되면서 동시에 멘토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누군가에게는 도움을 줄 수 있는 … [Read more...] about 멘토십에 대하여
“날로 먹으면 안 되잖아요”라는 말
이 글은 초등교사의 정치 사회적 정체성을 고민하며 쓴 글이다. 본문에 명시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중등교사들 역시 초등교사를 둘러싼 문제의 자장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않음을 밝힌다. 요컨대 ‘그들’의 문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 나는 초중등교사 전체의 교직 정체성 여하에 따라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미세한 결들이 결정된다고 믿고 있다. 교육혁신의 성패 또한 이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한 좀 더 심도 있는 토론이 이루어졌으면 … [Read more...] about “날로 먹으면 안 되잖아요”라는 말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는 런던 잔상
유럽 배낭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것 중 하나는 '비 온다'라는 말을 듣고 떠올리는 풍경이 국적마다 심히 다를 수 있겠다는 것이다. 런던에서 내리는 비는 너무… 적었다. 양도 양이지만 존재감이. 사람들이 웬만한 비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더라. 오죽하면 '런던에서 비가 많이 내리는 이유는 관심받고 싶어서가 아닐까'라고 상상했다. 런더너(Londoner)들은 비가 오든 말든 거리의 몇몇이 무심하게 자신의 후드를 뒤집어쓰는 것 말고는 리액션이 없었다. 그 무심함이 재밌어서 혼자 우산을 폈다가 다시 … [Read more...] about 시간이 지날수록 뚜렷해지는 런던 잔상
상대적 결핍이론으로 살펴본 연애의 끝
개인 편차야 있겠지만, 박사 논문을 시작하는 나이가 되니 묻지마 내 나이 나를 스쳐간 많은 연인과 맞이했던 연애의 결말에 관해 고찰하지 않을 수 없다. 박사 생활이 통째로 흔들려 자퇴서를 들고 학과장을 찾아가 찡찡댔을 만큼 고통스러웠던 끝(너무 울어 아토피를 얻었다), 무감각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던 끝, 나를 좀 더 낫게 만들어주었던 끝 등등... 상대적 결핍이론으로 살펴본 연애의 다른 끝 연애의 결말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페이 크로스비(Faye Crosby)의 상대적 … [Read more...] about 상대적 결핍이론으로 살펴본 연애의 끝
소변으로 영양분과 플라스틱을 만드는 미생물
영화 마션에는 인간의 배설물로 농사를 짓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물론 이는 생각처럼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자원 보급이 어려운 우주 공간에서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해서 소변, 대변, 땀 같은 배설물과 분비물까지 연구한 점은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소변의 경우 대부분 물이므로 쉽게 식수로 재활용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변은 순수한 물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유용한 성분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최근 열린 미국 화학 협회 (254th National Meeting & … [Read more...] about 소변으로 영양분과 플라스틱을 만드는 미생물
전략부서의 역할은 경영자의 브레인 vs 손발
Question 국내 대기업에 근무 중인 차장 1년 차 직원입니다. 회사에 전략팀이 신설되면서 제가 팀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기획팀, 마케팅팀에서는 오랫동안 근무해봤지만 전략팀이라는 부서가 저희 회사에서는 좀 생소해서요. 전략 부서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Answer '전략팀'이라는 명칭은 아직도 많은 기업에서는 좀 낯설고 생소한 이름입니다. 기획팀, 재무팀, 마케팅팀, M&A팀이 있는 회사는 많지만 전략팀이라는 부서가 있는 회사는 많지 않죠. 일반적으로 그룹 … [Read more...] about 전략부서의 역할은 경영자의 브레인 vs 손발
원칙으로 돌아가는 회사
내게 꿈이 하나 있다면 (내가 생각하는) 좋은 조직문화를 갖춘 회사를 만들어서 크게 성공시킨 후에, '우리 회사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조직문화를 갖췄기 때문입니다' 하며 그 조직문화를 설명하는 책을 내는 것이다. 별 희한한 꿈이 다 있네 싶겠지만 이미 그렇게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 헤지펀드 Bridgewater Associates를 설립한 Ray Dalio이다. Bridgewater는 이 브런치에서 이미 여러 번 언급한 'An Everyone … [Read more...] about 원칙으로 돌아가는 회사
‘78/52’: 78초의 전설을 90분 동안 찬양하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1960년 작 <싸이코>는 영화 역사상, 아니 대중문화 역사상 가장 거대한 영향력을 지닌 작품 중 한 편이다. 스릴러 장르의 판도를 바꿨음은 물론이고, 맥거핀의 활용과 스타 배우를 활용하는 방식까지 그야말로 ‘기존에 없던’ 작품이었다. 여러 측면에서 영향력을 끼친 작품이지만, <싸이코>하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버나드 허먼의 소름 끼치는 현악과 굉장히 짧고 빠른 편집으로 이어 붙여져 만들어진 샤워 살인 시퀀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점쟁이 문어 … [Read more...] about ‘78/52’: 78초의 전설을 90분 동안 찬양하다
야근의 고리
7시간은커녕 8시간도 모자라 야근을 하는 한국의 노동환경. 서울의 야경이 '야근풍경'이 준말이란 농담을 들으며, 씁쓸한 생각에 그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기본적으로 야근은 끝내야 할 업무를 끝내지 못해 근무시간 외로 일을 하는 것이다. 물론, 야근수당 때문에 남는 사람도 있고, 고과를 위해 마지 못해 남는 사람도 있고, 상사가 퇴근하지 않아서 퇴근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는 개발자들이 야근을 많아해서 생기는 불만과는 조금 거리가 멀어보인다. 야근이 일어나는 … [Read more...] about 야근의 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