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New York Times의 「Living Wages, Rarity for U.S. Fast-Food Workers, Served Up in Denmark」를 번역한 글입니다.
최근 어느 오후, 햄퍼스 에로프슨(Hampus Elofsson)은 버거킹에서의 주당 40시간의 일을 끝내고 친구들과 맥주를 마시며 영화를 볼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에로프슨은 월세와 각종 고지서를 내고 저금을 조금 한 뒤에도 여전히 소소한 여가 생활을 누릴 여유가 있습니다.
그 비밀은 그가 받는 20달러에 이르는 높은 시급에 있습니다. 시간당 20달러는 덴마크의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기본 급여인데, 이는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이 받는 금액의 2.5배에 해당합니다. 에로프슨은 말합니다.
“덴마크에서는 패스트푸드 체인에서 일하면서도 괜찮은 삶을 살 수 있어요. 아등바등 살지 않아도 돼요.”
에로프슨과 같은 유럽의 노동자 사례에 주목하여, 최근 미국의 노동운동가들과 진보학자들은 도발적인 질문을 던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덴마크가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에게 시간당 20달러의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면, 왜 미국은 미국의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그토록 원하는 임금인 시간당 15달러를 지급하지 못 하는 것일까요?
워싱턴디시의 진보적 연구기관인 경제정책연구소(Center for Economic Policy Research)의 존 슈미트(John Schmitt)는 말합니다.
“덴마크의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노동자들에게 생활 임금(living wage)을 지급하면서도 수익이 나는 패스트푸드 체인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많은 경제학자와 기업은 덴마크와 미국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기에 절대적인 임금을 비교하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주장합니다. 덴마크의 높은 물가와 세금, 보편적 의료보험을 완비한 관대한 복지 시스템, 노사 간 단체교섭을 통해 결정되는 임금 등을 지적하죠.
그리고 덴마크 패스트푸드 체인은 미국의 패스트푸드 체인보다 이윤을 적게 남깁니다. 앞서 소개한 에로프슨의 시급 20달러는 덴마크의 3F 노동조합과 버거킹 및 스타벅스 같은 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호레스타(Horesta)가 맺은 교섭에 따라 패스트푸드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받는 최소한의 임금입니다.
반면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너무 낮아서 이들 중 절반은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보조를 받고 있습니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시간당 8.9달러입니다.
덴마크에서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은 미국에서 같은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꿈만 꿀 뿐인 혜택을 실제로 누리고 있습니다. 단체교섭 협정에 따라 5주간의 유상 휴가가 주어지고 남녀 모두에게 유급 출산휴가가 허용되며 퇴직연금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오후 6시가 넘어서 일을 하거나 일요일에 일하게 되면 초과근무 수당을 반드시 지급 받습니다. 또 미국 노동자들과 달리 덴마크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은 노동 시간 일정을 4주 전에 미리 받으며 패스트푸드 체인 운영자는 매출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노동시간을 강제로 줄일 수 없습니다.
덴마크 법은 패스트푸드 기업이나 프랜차이즈가 3F 노동조합과 맺은 계약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하지 않았지만 기업은 이를 준수합니다. 직원들과 노동조합이 기업을 상대로 파업이나 시위, 혹은 구매거부 운동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입니다.
맥도날드는 처음 덴마크에 진출했을 당시인 1980년대에 노사 단체교섭 과정 참여와 교섭 내용 준수를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1년 간의 시끌벅적한 소란과 노동조합이 이끈 시위 이후 맥도날드는 덴마크의 노사문화를 받아들였습니다.
덴마크의 물가는 미국보다 30% 가량 높지만 시간당 20달러라는 임금은 여전히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줍니다. 미국의 레스토랑 기업은 만약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의 최저임금이 15달러로 상승하면 레스토랑들이 직원채용을 꺼려 노동자들의 고용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덴마크에서의 높은 임금은 레스토랑이 내는 이윤이 미국보다 적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덴마크의 패스트푸드 체인은 이윤을 내고 있습니다. 공항 레스토랑 운영 기업인 HMS 호스트 덴마크(HMS Host Denmark)의 매니저는 말합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 사이에 차이가 너무 크길 원하지 않습니다. 또 우리는 사람들이 (생계를 유지하지 못해서) 거리에 내몰리는 것을 원하지도 않아요.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한 사회로서 우리는 실패한 것을 의미하니까요.”
원문: 뉴스페퍼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