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적' 병역거부에서의 '양심'이 지속적으로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학술적 논의에서는 본인들끼리 그 용어 쓰고, 공중에게는 오해하지 않는 용어로 표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신념적 병역거부라든지 뭐 그런 대체어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 표현을 고집하는 건지 잘 이해가 안 간다. 엄밀한 학술적 용어니 뭐니 그러는 거 일종의 엘리트주의 아니냐는 거다. 막말로 양심만 학술적 개념인가? 예컨대 약학에서 사용되는 '흡수'라는 단어는 일상어 흡수와는 전혀 별개의 단어다. 다음 중에 … [Read more...] about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면
사회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에 부쳐: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바뀌었죠. 병역을 면할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무죄라고요. 당연히 환영할 결정이고요, 이로 인한 사회적 혼란(?)은 사실 입법부가 제때 일을 하지 않은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법부가 이런 판결을 내리기 전에 대체복무제를 만들었어야죠. 안 그래도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으니 이젠 만들긴 만들겠습니다만. 여기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환영이 아니고… 진짜 어려운 건 이제부터일지도요. 그동안에는 당위만 주장하면 되었죠.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고 … [Read more...] about 양심적 병역 거부 무죄 판결에 부쳐: 대체복무제를 도입하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들
부러움의 시대를 이기는 방법
※ The Guardian의 「The age of envy: how to be happy when everyone else's life looks perfect」를 번역한 글입니다. 5년 전 어느 날 잠자리에 들기 전, 나는 자신이 어떤 언론상의 후보에 올라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는 내용의 한 친구의 트윗을 보았습니다. 나는 배가 아프기 시작했고, 머리가 핑 돌았으며, 이를 꽉 물었고,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그날 밤 나는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그보다 5년 더 전 내가 아직 … [Read more...] about 부러움의 시대를 이기는 방법
주류언론에서 소시민이 발언권을 얻을 기회는 많지 않다
괜히 하게 되는 말들이 있다. 들어줄 사람이 없을 걸 알면서도 중얼거리게 되는 말들이 있다. 오늘은 차가 좀 안 막혔으면 좋겠다거나, 미세먼지가 사라졌으면 한다는 말들. 물론 누가 들어주길 바라서는 아니다. 그냥 답답해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온 말들이다. 이런 말들을 누가 들어주고, 정책에 반영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쉽지 않다. 입법기관인국회의 문턱은 높고, 지방자치단체도 멀게 느껴지기는 마찬가지다. 주류언론에서 소시민이 발언권을 얻을 기회도 많지 않다. 하지만 이 영상은 … [Read more...] about 주류언론에서 소시민이 발언권을 얻을 기회는 많지 않다
원폭 투하가 해방 상징? 재일한국인 4만 명 죽었다
오른쪽에는 폭발하는 원자폭탄, 왼쪽에는 '해방'을 기뻐하는 한국인이 그려진 티셔츠. 방탄소년단 지민이 입은 이 티셔츠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먼저 당시 두 번의 원폭 투하로 20만 명이 넘는 일본인뿐 아니라 재일한국인 4만 명이 사망했다(한국인원폭피해자협회 추산, 일본 정부 추산은 한국인 6,500~1만 명 사망). 일본에서 일하다가 그렇게 많은 한국인 또한 죽었는데, 그게 그리도 기쁜 일인가. 생존자들은 피폭돼 한국으로 돌아왔다. 지금은 전국에 2,300여 … [Read more...] about 원폭 투하가 해방 상징? 재일한국인 4만 명 죽었다
현직 고시원 총무가 말하는 고시원 업계 비리 실태
나는 4년 경력 고시원 총무다. 4년을 쭉 한 군데서 일한 건 아니고 여러 곳에서 일했다. 최근에 뉴스들을 봤겠지만, 지난 9일 새벽 서울 종로구 국일고시원에서 불이나 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있었다. 2009년 소방법 개정 이후 지은 고시원은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만 영업이 가능한데, 이곳은 법 개정 전에 지은 노후 고시원이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단다. 고시원은 전국에 1만 2,000여 곳으로 이 중 5,840여 곳이 서울에 있고, 서울만 따져 … [Read more...] about 현직 고시원 총무가 말하는 고시원 업계 비리 실태
나는 평생 편견과 싸우는 걸 택했다: 당신이 맞서 싸우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싸워야 할 것이 있다고 믿는다. 주로 그것은 자신이 속한 집단과 상대 집단인 경우가 많다. 그런 종류의 투쟁은 분명 사회에 필요한 면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맞서 싸워야만 한다고 느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어느 집단에 속한 누군가라기보다는 이 세상의 모든 편견이 아닌가 한다. 물론 편견은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되는, 없을 수 없는 우리의 일부다. 편견 없이 세상 모든 상황을 그때마다, 모든 사람을 그 사람 자체로, 모든 사물을 매번 새롭게 받아들인다면 … [Read more...] about 나는 평생 편견과 싸우는 걸 택했다: 당신이 맞서 싸우고자 하는 건 무엇인가?
사회안전망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불안전’
독일의 최저임금제도가 한국과 달리 연착륙할 수 있었던 것은 독일의 두터운 사회안전망 덕분이었다. 독일은 저임금 일자리를 줄이고 가계소득을 높이기 위해 2015년 최저임금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시적 실업이 발생하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사업장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독일은 복지 혜택을 돈으로 환산한 수치인 ‘사회임금’이 높아 저소득층의 낮은 소득을 보전했다. 독일의 실업급여, 무상교육, 연금이 최저임금제도 도입의 쿠션이 되어준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소득주도성장을 꾀하는 … [Read more...] about 사회안전망 없는 소득주도성장은 ‘불안전’
모니카는 어떻게 뉴욕 아파트 월세를 감당했을까?
1.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던 <Friends>는 우리나라 <무한도전>급의 인지도를 자랑하는 시트콤이었습니다. 2000년대 중에 아직도 기억이 나는 어느 미국 신문 투고란에 '난 전형적인 여피족의 삶을 살았다'라는 의미로 'TV에서는 프렌즈를 시청했다'라는 묘사를 쓴 글이 올라왔던 것이 기억날 정도입니다. 많은 분들께는 굳이 그 배역과 극 중 상황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을 것입니다만, 모니카와 레이첼, 피비와 조이 등 이 다섯 … [Read more...] about 모니카는 어떻게 뉴욕 아파트 월세를 감당했을까?
‘알쓸신잡3’에서 김영하 작가가 이야기한 아파트와 개인주의를 비판한다
얼마 전 방영된 ‘알쓸신잡3’에서는 출연자 사이에서 개인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야기들이 다 흥미로운데, 특히 김영하 작가가 아파트와 개인주의를 연결하여 이야기한 부분이 깊이 생각을 하게 했다. 김영하 작가는 한국 사람들이 아파트를 좋아하는 이유로 '개인주의'를 꼽는다. 아파트는 익명성과 프라이버시를 보장하고, 그런 단절된 자기만의 공간을 갖는 걸 좋아한다는 취지였다. 일견 공감 가는 면이 있었지만 내 생각은 많이 다르다. 나는 반대로 한국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집단주의 … [Read more...] about ‘알쓸신잡3’에서 김영하 작가가 이야기한 아파트와 개인주의를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