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 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
2007년 6월 16일 고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어록이다. 김환근이 포스팅으로 지적한 우리 한국 사회에 대한 현상적 진단은 어느 정도 맞지만 그 처방이란 게 별 뾰족한 수는 없는 것 같다. 내가 참으로 엉뚱하게 오랫동안 기승전 선거구제 개혁을 외치는 이유를 다음에서 다시 한번 찾을 수 있다.
유럽 민주주의는 대의민주주의이며 모두가 예외 없이 정당을 통해 발전해왔다. 잘 알다시피 자유주의 보수당, 중도 우파당, 중도당, 사민당, 급진 좌파당 등 그 스펙트럼은 꽤 넓다. 그런데 이들 정당은 단순하게 이념과 가치로 모이지 않았고, 계급적 이해를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자신들의 이익을 의회에 반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당을 창당하고 발전시켰다.
사전에는 정당(政黨)을 정치적인 주의나 주장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고 정치적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단체라고 정의한다. 한편 대한민국에는 두 종류의 정당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자본가계급과 하층민 연합으로 이루어진 정당, 자유한국당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 중산층과 서민을 지지기반으로 한다고 주장하지만 상층 20% 화이트칼라와 대기업 노동계급이 주된 지지층이므로 사실 지지기반으로만 보면 사민당 우파계열에 가깝다. 정의당은 노동계급을 지지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사민당에 가장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지속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생략한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순은 한 마디로 중소기업 모순이고 자영업자의 모순이다. 중소기업인만 350만 명이고 여기에 속해 일하는 노동자가 노동계급의 98%다. 자영업자도 약 600만 명에 이르며 5인 미만을 고용하는 소상공인 300만 명의 연간 매출액은 놀랍게도 2,000만 원이 채 안 된다.
농촌·농업이 붕괴되었다고는 하나 여전히 농가 인구는 240만 명 정도가 남아있다. 이들의 순수한 농업소득은 연간 1,000만 원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공적이전소득(쌀 직불금)이나 다른 과외 노동을 통해서 보충하고 있다. 이렇듯 엄청나게 많은 사람은 대부분 조직되어 있지 않다.
이들도 자신을 정치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조직과 단체, 즉 정당을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소선거구제하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불가능하고 오히려 ‘연동형 비례대표제(민심 그대로 선거제)’만이 가능하다. 물론 기득권 양대 정당이 선선히 자신의 초과이익(초과의석)을 내어놓을 리 만무하겠지?
노통 표현을 빌리지만 깨어 있는 중소기업인 및 중소기업 노동자, 자영업자, 농민이 함께 떨쳐 일어나지 않으면 세상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 테지…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들이 주축이 된 가칭) 중도당이 그래서 반드시 필요하다. 이들은 숫자도 숫자지만 어느 정도 물적인 토대도 갖추고 있다. 당장 정의당과 연대도 가능하다.
원문: 최광웅의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