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까지 온 조짐인지, 이제는 이해하기 힘든 말들이 난무하기에 이르렀다. 통칭 ‘제약바이오’ 산업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일.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꺼번에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비슷한 일이 쏟아진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 품목허가취소로 환자, 투자자, 의료계에 심려와 혼란을 끼친 데 대해 회사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과 협력해 현재 중단한 미국 임상 3상을 이른 시일 내 다시 진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 [Read more...] about 자본의 탐욕이 생명을 위협할 때
사회
‘일반고 확대’의 의미: 갈등 기폭제로서의 교육이 아닌, 어울려 살기 위한 교육
학비 부담이 큰 한국에선 교육비 부담을 최소화한 나라를 동경하는 이들이 많다. 시쳇말로 무상교육이다. 교육 기회의 평등이라는 관점에서 무상교육은 정당성을 갖게 된다. 없는 집 자식도 돈 걱정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념도 그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개인 부담 공교육비가 아주 적고 이를 위한 세부담 찬성 여론이 매우 높은 스웨덴의 경우, 교육비 부담을 낮추는 일이 처음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1930년대, 블루칼라 계급은 고등교육 자체에 대한 … [Read more...] about ‘일반고 확대’의 의미: 갈등 기폭제로서의 교육이 아닌, 어울려 살기 위한 교육
미국인들도 시부모/장인장모를 모시고 살까?
제가 고딩, 아니 대딩 때만 해도 서양의 모든 것은 다 우수한 것이라는 환상이 온 사회에 팽배했습니다. 실은 여전히 그런 경향이 있지요. 가령 우리는 굉장히 좋은 경치를 보면 '꼭 외국 같다'는 말을 하지요. 잘생긴 사람을 보면 '꼭 외국인처럼 생겼다'고 하고요. 그에 비해서 영국인은 잘생긴 외국인을 보면 '꼭 영국인처럼 생겼다'고 말한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읽은 기억이 납니다. 제가 근 50년 가까이 천하를 주유하며 (닭살 돋지만 꼭 써먹어 보고 싶은 표현이었습니다…) 느낀 바는, 어떤 … [Read more...] about 미국인들도 시부모/장인장모를 모시고 살까?
“패스트트랙은 시작일 뿐이다”
이번 선거제 개혁이 끝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선거제도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야 한다. 6월 5일 저녁 서울 중구 열매나눔재단에서 ‘공정한 선거, 절차를 넘어 결과까지’ 포럼이 열렸다. 발제자로 참여한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공동대표는 지속적인 선거제도 개혁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정치가 상식에 부합하길 바라는 분들이라면 이념, 종교, 지역을 떠나 선거제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는 없고 ‘싸움’만 남은 패스트트랙 혈투 ‘준연동형 … [Read more...] about “패스트트랙은 시작일 뿐이다”
천태만상 한국 사회: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이 고발하는 한국 사회의 민낯
1.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은 제목에서 풍기는 신비하고 고답적인 분위기와는 다르게 지금-여기의 한국 사회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방금 ‘한국 사회’라고 썼지만 사실 이 단어에 대한 엄밀한 정의부터가 쉽지 않다. ‘한국’은 구획된 영토를 가진 국가의 이름이기 때문에 어려울 게 없지만 문제는 ‘사회’다. 1896년 갑오개혁 정부가 일본에 파견한 유학생 단체인 ‘대조선인일본유학생친목회’가 펴낸 『친목회회보』에 처음 그 단어가 등장한 이래 ‘사회’라는 말은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치열하게 … [Read more...] about 천태만상 한국 사회: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이 고발하는 한국 사회의 민낯
식욕은 ‘채우는’ 것인데, 왜 성욕은 ‘푸는’ 것일까
흔히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식욕, 수면욕, 성욕이 꼽히곤 한다.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그중 '성욕'에만 '풀다'라는 술어를 붙인다는 점이다. 식욕과 수면욕은 은유 자체가 '채우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성욕은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내는 것’ ‘풀어내는 것’이라는 비유적 술어가 붙는다. 식욕이든, 수면욕이든, 성욕이든 먹고, 자고, 관계를 맺는 행위를 통해 해결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유독 성욕에 대해서만 '풀다'라는 용례가 존재한다는 게 이상하기도 하다. … [Read more...] about 식욕은 ‘채우는’ 것인데, 왜 성욕은 ‘푸는’ 것일까
악마는 한국 엘리트를 사랑한다
한국의 학벌 피라미드 꼭대기에 있는 ‘스카이(서울‧고려‧연세대)’ 등 명문대에는 과연 어떤 학생이 입학할까? 두뇌회전이 빠르고 똑똑한 학생? 다양한 재능과 노력 의지, 성실한 태도를 다 갖춘 학생? 외우기를 잘하고 시험을 잘 보는 학생? 모두 높은 확률로 맞을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특성을 결코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부모가 부유하고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은 가정의 자녀’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다. 명문대 학생 70%는 ‘부잣집 자녀’ 그들의 부모는 대다수가 … [Read more...] about 악마는 한국 엘리트를 사랑한다
배스킨라빈스 광고의 진짜 문제
시인이 시어를 통해 심상을 남기듯, 배스킨라빈스 광고를 만든 사람은 무엇을 소비자들의 마음에 남기고 싶었을까? 첫 번째는 ‘톡톡 튀는 상큼한’ 맛이고, 두 번째는 ‘핑크 스타’라는 이름에 걸맞은 핑크색이다. 시인이 고르고 고른 시어처럼 톡톡 터지는 이미지와 팝팝 튀는 배경음악, 다양한 이미지 효과들로 우리 마음에 그림을 그린다. 이런 의도를 잘 표현하기 위해 11살 여자아이 모델을 기용했다. 성인 여성 모델이나 남자아이 모델이 아니라 어린 여자아이 모델이다. 톡톡 튀는 상큼함, 강렬한 핑크를 … [Read more...] about 배스킨라빈스 광고의 진짜 문제
정부의 영리제약사 규제 발상은 순진했다
“인보사 사태는 ‘스캔들’이고 ‘제2의 황우석 사태'”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주장에 어깃장을 놓을 사람은 더 이상 없다. “전혀 몰랐다”던 코오롱생명과학(이하 코오롱)의 주장은 거짓이었고, 허가 당시 제출한 자료는 허위로 작성한 것이었다. 미적대던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비로소 인보사 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코오롱과 식약처 모두를 검찰에 고소·고발한 상태다. 지난 6월 5일 식약처는 인보사 투여 환자에 대한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안전성에는 큰 … [Read more...] about 정부의 영리제약사 규제 발상은 순진했다
‘무상교통’이 꿈이라고? 그럼 꿈을 꾸자
2014년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자(김상곤 전 부총리)의 공약 하나가 정치권을 후끈 달궜다. 그 공약은 ‘단계적 무상 대중교통’에 관한 것이었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은 “잘못된 인기 영합주의이자 젊은이들을 현혹하는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후보자에게 날 선 공격을 가했다. 종편 앵커는 “공짜버스는 허무개그의 소재가 될 것”이라고 비아냥을 놓았다. ‘무상’은 국가가 베푸는 은전(恩典)이 아니다 언론도 부정적이었다. 보수언론들은 공약을 내건 후보자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 [Read more...] about ‘무상교통’이 꿈이라고? 그럼 꿈을 꾸자